북한의 관영언론들이 오는 26일 평양에서 열리는 뉴욕 필하모닉 교향악단의 공연 소식을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뉴욕 필의 평양 공연 일정 등은 소개하지 않아, 나흘 잎으로 다가온 역사적인 뉴욕 필의 평양 공연 의미를 일제히 상세히 보도한 서방언론들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뉴욕 필하모닉 교향악단의 역사적인 평양 공연이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북한의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이 사실을 공식  보도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22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문화성과 조선예술교류 협회의 초청으로 미국의 뉴욕 교향악단이 평양을 방문한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오는 25일로 예정된 뉴욕 필의 평양 도착과 26일 공연 일정 등은 알리지 않은 채, 이들이 곧 평양을 방문해 동평양 대극장에서 공연한다고만 전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공연이 진행되는 동평양 대극장에는 새로 제작설치된 음향반사판과 조명 등, 뉴욕 필의 공연 성과를 보장할 수 있는 조건들이 원만히 구비돼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에 이어 북한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대내방송인 ‘조선중앙방송’과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도 이날 뉴욕 필의 평양 공연 소식을 주요 뉴스로 보도했지만 역시 구체적인 공연 일정은 알리지 않았습니다.

이에 앞서 ‘노동신문’과 북한의 내각 기관지인 ‘민주조선’ 등은 최근 뉴욕 필의 평양 공연 예정 사실은 밝히지 않은 채, 뉴욕 필과 이들이 공연한 고전음악 등을 소개하는 기사를 게재한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AP통신’과 ‘로이터 통신’ 등 서방 언론들은 22일 뉴욕 필의 역사적인 평양 공연이 이뤄지게 된 배경과 그 의미에 대해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외신들은 뉴욕 필의 상임 지휘자 로린 마젤이 지난 20일자 ‘월스트리트저널’신문에 게재한 기고문을 인용하며,  ‘핑퐁 외교’에 비견되는 이번 뉴욕 필의 평양  공연이 과연 미-북  관계 개선의 초석이 될 수 있을지에  모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로린 마젤은 ‘왜 평양에서 공연하는가’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이번 공연을 통해 한반도에 변화가 일어나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마젤은 “미-북 관계 개선을 점진적으로 이루려면, 뉴욕 필의 공연과 같은 문화행사가 오랫동안 닫혀있던 문을 열게 할 가능성이 있다”며, “위대한 음악을 많은 북한주민들에게 들려줘, 음악이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 방식으로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뉴욕 필하모닉 교향악단의 평양 공연은 26일 오후 6시 동평양 대극장에서 1시간 30분 동안 이뤄집니다. 뉴욕 필은 타이완과 홍콩, 중국 등에서의 공연에 이어 25일 중국 베이징에서 한국의 아시아나항공이 제공하는 전세기 편으로 평양으로 이동합니다. 이번 평양 공연에 참가하는 단원들과 공연 관계자 등의 규모는 2백50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뉴욕 필은 이번 평양 공연에서 세계적인 명지휘자 로린 마젤의 지휘 아래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9번 ‘신세계에서’와 거슈윈의 ‘파리의 미국인’ 등 미국적 색채가 짙은 음악을 연주합니다. 또 미국 국가 ‘성조기여 영원하라’가 북한 국가에 이어 한국전쟁 뒤 처음으로 북한에서 연주됩니다.

뉴욕 필의 평양 공연은 한국의 `문화방송'을 통해 전세계에 생중계될 뿐만 아니라, 북한 당국도 공연을 북한 전역에 생중계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뉴욕 필은 26일 평양 공연을 마친 후 28일에는 한국 서울의 `예술의 전당' 에서 공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