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는 과거로의 회귀가 불가능할 정도로 시장경제가 확산되고 있다고 최근 북한을 방문한 한 북한 전문가가 밝혔습니다. 이 전문가는 특히 북한에 시장경제가 확산되면서 일반주민들 뿐아니라 엘리트 층도 시장경제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좀 더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북한에는 현재 과거로 회귀가 불가능할 정도로 시장경제가 확산됐고, 이에 대한 일반 주민들의 의존도가 매우 높다고 최근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한 러시아의 북한 전문가가 밝혔습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동북아시아정책 연구센터(Center for Northeast Asian Policy Studies)의 객원 연구원으로 있는  게오르기 톨로라야 (Georgy Toloraya) 박사는 지난 주 연구소 웹사이이트에 게재한  ‘북한의 현재: 시간을 되돌릴 수 있을까? (North Korea Now: Will the clock be turned back? )’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톨로라야 박사는 지난 1977년 평양주재 러시아대사관에서 외교관으로 근무를 시작한 이래 30년 간 한반도 문제를 다뤄온 전문가로 지난 해 12월 북한의 평양과 남포를 방문했습니다.   

톨로라야 박사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방문 중 북한에서 나타나고 있는 광범위한 규모의 신경제 현상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톨로라야 박사는 많은 북한주민들이 시장활동에 참여하고,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음식을 파는 식당들이 많이 생겨났으며, 또 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들도 다양한 공산품과 소비재 등으로 과거에 비해 매우 풍부해졌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당이 운영하는 ‘은덕원’과 같은 새로운 서비스 센터가 많이 생겨난 것을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최근 각 도와 군마다 한 건물에 목욕탕과 안마실, 이발소, 운동시설과 식당 등 종합 편의시설이 들어선 ‘은덕원’과 같은 복합시설을 건설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톨로라야 박사는 또 북한에서 시장경제가 크게 확산되면서  일반 주민들 뿐만 아니라 엘리트 층까지도 시장경제에 의존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에는 이미 당과 군, 지방 정부기관들이 무역회사들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제는 중국과의 국경 무역상들 외에도 건설과 같은 대규모 사업에 간여하는 실제적인 경영 관리자들도 출현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톨로라야 박사는 이같은 새로운 경제 현상은 북한이 ‘7·1경제관리 개선 조치’를 단행한 2002년 7월 직후 자신이 북한을 방문했을 때와 비교했을 때와는 판이한 변화라면서, 소련의 1970년대와 1980년대 상황과 놀랄만큼 유사한 면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련에서 통제경제(Command Economy)의 붕괴 과정을 지켜봤던 톨로라야 박사는 북한의 상황은 중국보다는 소련의 경험과 유사하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의 경우는 정부가 일단의 경제 조치를 단행하는 위로부터의 개혁이었지만  소련의 경우는 일반인들이 주도가 된 시장개혁이었다는 설명입니다. 

톨로라야 박사는 당시 소련에는 주요 도시들을 중심으로 광범위한 암시장이 생겨나고 있었다며, 소련 지도부가 불법 활동들을 차츰 합법화할 수 밖에 없었던 것처럼 북한도 소련의 전철을 밟게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