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일부 상.하원 의원과 인권단체들이 중국 베이징의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실(UNHCR) 시설에서 보호받고 있는 탈북자들의 조속한 제3국행 지원을 촉구하는 서한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에게 보낼 예정입니다. 이들은 중국 정부가 탈북 난민들에게 장기간 출국 비자를 발급하지 않는 등의 방법으로 유엔과 탈북자 길들이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이른바 ‘조용한 외교’란 이름으로 이뤄져 온 중국 정부와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실 (UNHCR)의 탈북 난민정책이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를 전망입니다.

미국 내 북한인권 연대인 북한자유연합의 수전 솔티 의장은 20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UNHCR 베이징 시설에서 보호받고 있는 탈북자들의 조속한 3국행 지원을 촉구하는 미국 상.하원 의원들이 서명이 담긴 서한을 1~2주 안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에게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솔티 의장은 중국 정부가 출국비자를 발급하지 않아 여러 탈북 난민들이 길게는 1년~2년씩 장기간 유엔 시설에서 힘겨운 생활을 하고 있다며, 이는 잔인하고 반인륜적인 처사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소리’방송이 입수한 서한 초안은 중국 정부가 탈북자들의 출국을 막는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시하면서,  국제법에 따라 조속히 탈북자들의 출국을 허용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솔티 의장은 미국 의회 상원의원 2명이 이미 서한에 적극 동참할 뜻을 밝혔다며, 정당을 초월해 여러 의원들이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21일 현재 베이징의 UNHCR이 관리하는 아파트에는 모두 17명의 탈북자들이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들은 이들 가운데 적어도 10명 이상이 미국행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UNHCR베이징 사무소는 지난 2년여 동안 현재 남아있는 17명을 포함30여명에 달하는 탈북자를 받아들였으며,  이 가운데 10여명이 희망에 따라 한국과 미국으로 떠났습니다.  미국에는 지난해 1월 임신한 20대 여성이 UNHCR을 통해 처음으로 입국했으며, 12월에 남성 1명과 여성 1명이 추가로 입국했습니다. 이들은 현재 남부 조지아 주와 중서부 켄터키 주에 살고 있습니다.

인권단체 관계자들은 그러나 탈북자들의 제 3국행 대기 기간이 너무 길고 탈북자들이 UNHCR 시설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도 극도로 제한돼 있다며, 유엔이 말하는 ‘조용한 외교’는 제대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북한자유연합의 수전 솔티 의장은 이 같은 상황이 중국 정부의 의도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솔티 의장은 중국 정부는 탈북자들에게 출국 비자를 쉽게 내줄 경우 다른 탈북자들의 망명이 쇄도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며, 이런 이유 때문에 중국은 UNHCR 시설 내  탈북자들을 장기간 잔류시켜 다른 탈북자들의 망명 의지를  꺽는 방편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솔티 의장은 또 중국 정부가 UNHCR의 중국 내 타민족 지원 등 다른 난민지원 활동을 볼모로 탈북자 지원활동을 위협하고 있다며, UNHCR이 지난해 7월 이후 단 1명의 탈북자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배경에는 이런 이유들이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솔티 의장은 유엔과 미국 당국이 중국의 이런 국제법 위반 사례를 적극 지적하고 개입해야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미국의 북한 인권운동가 필립 벅 (윤요한) 목사는 이와 관련해 지난 달과 이달 두 차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지만 아무런 답신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1월에 서한을 보냈는데 아무런 답장을 받지 못했어요. 그래서 지난 13일에 다시 편지를 보냈습니다.”

중국에서 탈북자들을 돕다 공안에 체포돼 감옥생활을 했던  벅 목사는 탈북자들에게 유엔을 믿으라고 한 말이 후회될 때가 있다며, 하지만 같은 한민족인 반기문 총장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유엔의 지시 아래 보호받고 있는 탈북자들. 1년이 넘고 2년이 가까워오는데도 아직 망명을 못하고 그냥 중국에 머물고 있다고 하는 것을 얘기하고 빨리좀 보내달라고. 그들이 너무 오랫동안 생활을 하니까 학생들은 학교도 못가고 기운도 없는 상태예요. 그러니까 하루빨리 자유를 찾아 자기들 마음껏 살수 있도록 좀 조치를 해달라고 얘기하고픈 것이죠.”

미국의 소리 김영권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