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충칭에서 열리고 있는 제3회 동아시아 축구선수권 대회에 출전 중인 남북한 남자축구 대표팀이 잠시 후, 한국시간으로 9시45분에 맞대결을 펼칩니다.

두 팀은 오는 3월 평양에서 열리는 월드컵 예선전의 전초전 성격을 띤 이번 남북 대결에서 한 치의 양보 없는 승부를 다짐하고 있습니다. 이연철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 보겠습니다.

문: 이연철 기자, 남북한이 맞대결을 펼치는 것이 2년 반 만이죠?

답: 네, 남북한 국가대표 간 축구 경기는 지난 2005년 8월, 한국 전주에서 열렸던 제2회 동아시아선수권 대회 2차전 경기 이후 2년 6개월 만의 처음입니다. 당시 두 팀은 0-0으로 비겼습니다. 통산 전적에서는 한국이 9전 5승 3무 1패로 월등히 앞서 있습니다.

이번 경기는 오는 3월 평양에서 열리는 2010년 남아프리카 공화국 월드컵 예선 남북대결을 앞두고 열리는 것이어서 각별한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남북한은 월드컵 3차 예선에서 같은 조에 속해 있는데, 한국은 이미 투르크메니스탄을 4-0으로 제압했고, 북한도 요르단을 1-0으로 이겨 두 팀 모두 1승씩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이번 남북 대결은 상대방에 대한 정보수집과 전력 분석을 위한 좋은 기회일 뿐 아니라 기선 제압을 위해서도 좋은 기회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문: 역대 전적에서 볼 수 있듯이 그동안 한국은 북한에 비해 한 수 위의 실력을 보였는데요, 이번에는 북한팀 전력도 만만치 않다면서요?

답: 네, 북한은 이번 대회 1차전에서 강호 일본을 상대로 1-1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많은 축구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그동안 북한 축구는 투박하고 획일적이라는 지적을 받아 왔는데, 일본 프로축구에서 활약 중인 정대세와 한국 프로축구에서 뛰고 있는 안영학 등 재일교포 선수들이 합류하면서 한층 안정적이고 세련된 기량을 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북한 대표팀의 김종훈 감독은 누구와 맞붙어도 해볼만 하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대표팀의 허정무 감독은 북한과 일본 경기를 지켜본 후 북한이 전체적으로 상당히 빠르다면서, 스피드와 기술을 겸비한 공격 라인을 경계대상으로 꼽았습니다. 다만 후반 들어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것을 단점으로 지적했습니다. 이밖에도 북한은 골키퍼의 문전 처리가 미숙하고 수비도 조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문: 반면, 상대인 한국 팀의 전력은 어떻습니까?

답: 네, 한국 대표팀은 영국 프로축구팀에서 활약 중인 박지성 등 해외파 선수들이 모두 빠지고 순수한 국내 선수들로만 구성돼 있기 때문에 최상의 전력은 아닌 상황입니다. 그러나, 한국은 지난 중국과의 1차전에서 3-2로 극적인 재역전승을 거두면서 선수들의 사기가 최고조에 올라 있습니다. 북한 팀의 김정훈 감독은 한국과 중국 경기를 지켜본 후 남측은 균형이 잘 짜여 있고 속도전에 능하다고 평가하면서 대비책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허정무 한국 감독은 젊은선수들의 체력을 바탕으로 화끈한 공격 축구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문:  이런 가운데, 이번 대결은 남과 북의 최전방 공격수인 박주영과 정대세 선수의 대결로도 또다른 관심을 모으고 있죠?

답:  네, 두 선수는 1차전에서 각각 골을 기록하면서 남북 최고 공격수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는데요, 이번 남북 대결에서도 두 선수의 활약 여부가 승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박주영 선수는 청소년 대표시절부터 축구천재로 주목을 받았고, 21살이던 2006년에 독일 월드컵 대회에 출전하는 등 아시아권에서는 이미 유명한 선수입니다. 월드컵 이후 부상 등으로 다소 부진했었는데 이번 대회 중국전에서 두 골을 뽑아내며 완벽하게 부활했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반면, 북한의 정대세는 일본에서 태어나 대학까지 모두 조총련계 학교를 다닌 선수로는 유일하게 일본 프로축구에 진출한 선수입니다. 이번에 처음으로 북한 대표팀에 합류했는데요, 박주영이 재치 넘치는 기교를 앞세워 공격을 풀어나간다면, 체격조건이 좋은 정대세는 힘과 스피드로 수비수들을 압도하는 경기를 펴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두 선수는 서로 상대방을 칭찬하고 있는데요, 박주영은 정대세가 움직임에 힘이 있고 스피드를 활용한 공격이 돋보인다고 말하고 있고, 정대세는 박주영의 능력이 자신보다 한 수 위라고 평가하면서 경쟁하면서 배운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문: 그런가 하면, 이번 동아시아 축구선수권 대회에는 여자부 경기도 열리지 않습니까? 여기서도 남북 대결이 예정돼 있죠?

답: 그렇습니다. 남북 여자 축구대표팀은 오는 24일 맞대결을 펼치게 됩니다. 통산 전적에서는 북한이 7승 1무 1패로 압도적으로 앞서 있습니다. 이보다 앞서 열린 이번 대회 1차전에서 남북한은 각각 중국과 일본에 2-3 으로 역전패를 당했습니다.

문: 한편, 이번 대회가 열리는 중국 충칭에서는 남북 축구 관계자들이 만나 월드컵 예선 평양 경기를 둘러싼 이견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었는데요...어떻게 됐습니까? 

답: 네, 남북은 현재 3월로 예정된  2010년 월드컵 예선 평양 경기를 앞두고 국기 게양과 국가 연주, 평양 원정 응원 등 3가지 문제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번 대회기간 중에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는데요, 결국 그같은 기대는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대한축구협회 측은 이번 대회기간 중에 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북한 측에서 책임질만한 관계자가 오지 않아서 협상 자체가 무산됐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 측에서는 이번 대회가 끝난 뒤에 국제축구연맹, 피파에 중재를 요청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연철 기자였습니다. 남북 대결 결과는 경기가 끝나는 대로 다시 알려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