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의 탈북자 단속 수위가 지난 해부터 상당히 완화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됩니다. 중국에서 탈북자를 돕는 인도주의 운동가와 인권단체 관계자들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공안 당국의 탈북자 체포율이 매우 낮아졌으며, 특히 도시와 달리 농촌, 시골 등 지방에서는 말썽이 없는 한 탈북자 단속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중국에서 탈북자를 돕는 일부 조선족과 인도주의 운동가들 사이에서는 지난해 한때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나돌았습니다. 소문의 내용은 중국 당국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 가까이 오기 전에 탈북자들을 모두 색출해 강제북송하고, 이들을 돕는 한국인 등 외국 단체들을 모두 추방하겠다는 방침을 내부적으로 세웠다는 것이었습니다.

한국과 제 3국에서 탈북자 보호활동을 펴고 있는 한 미국인 운동가는 지난 해 말 워싱턴에서 열린 한 비공개회의에서, 한 해 동안 중국에서 탈북자와 관련된 외국인 기독교 선교사와 인도주의 단체 관계자 1백여 명이 비자를 새로 받지 못하거나 강제추방 형식으로 중국을 떠났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중국의 일부 지방 정부가 현지인과 결혼해 장기체류 중인 탈북 여성들에게 거주권을 발급하는 등 오히려 완화된 정책을 펴고 있다고 주장해 시각이 엇갈렸습니다.

중국에서 여성을 중심으로 탈북자 수 백 명을 돕고 있는 인도주의 지원가 선 모 씨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양측의 주장이 모두 근거가 있다고 말합니다.

“지역적으로 농촌지역에서 아이 낳고 안착된 사람에게는 어느 정도 안정세로 돌아가고 있구요. 근래에 온 사람들은 굉장히 위험하죠.”

선 씨는 과거에는 탈북자들이 거주하는 마을의 촌장이나 공안 관계자에게 뇌물을 제공해 보호를 받았지만 지난 해 부터는 이런 거래들이 거의 사라졌다고 말했습니다.

“ 촌장이나 경찰(공안) 서장에게 돈을 지역마다 드리지만 3백원에서 1천원까지. 다 받으면 1년까지 보장해 주곤 했는데, 재작년부터 지역 지역마다 안 받는 것 같더니 작년에는 그런 것을 거의 받는 데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선 씨는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탈북자들이 갑자기 단속 통보를 받고 헐레벌떡 숨는 사례들도 지난 해부터 거의 찾아 보기 힘들어졌다고 말했습니다.

선 씨는 그러나, 이런 사례들은 지방과 농촌에 오랫동안 거주한 탈북자들에 국한된 것일 뿐 연길과 선양 등 도시에서는 탈북자들이 종종 체포되고 있다는 소식을 계속 접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에서 탈북자를 돕고 있는 조선족 진모 씨도 공안 당국의 단속이 뜸해졌다고 말합니다.

“(단속이) 뜸해졌어요. 뜸해지고 드문드문 사람이 붙잡혀 갔다는 소식을 듣구있어요.”

중국 내 탈북자 실태를 수 년 간 조사해온 국제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의 케이 석 북한 담당 연구원은 탈북자 단속 강화 소문은 그동안 많았지만 현지에서 직접 근거를 찾아보기는 힘들다고 말합니다.   

“소문은 많이 돌았는데요. 실제로 그런 정책이 있다라고 증명할 만한 그런 근거는 전혀 본 일이 없구요.”

석 연구원은 지방의 한 유지가 지역 공안 담당자를 면담해 탈북자 단속 강화에 대한 질문을 하자 이 담당자는 웃으면서 그런 지시를 전혀 받지 못했다는 말을 전해들었다며, 하지만 지역에 따라 상황이 다소 다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중국은 2년 전까지 탈북자 단속을 강화하는 한편 북한과의 국경지역의 경비를 대폭 강화했습니다. 북한 경비대와 비교적 자유롭게 만날 수 있어 관광코스로도 잘 알려졌던 단동 호산장성 부근 이부콰 지역 등 압록강과 두만강의 강폭이 좁은 곳에는 어김 없이 철조망이 세워져 있습니다.

북한 당국 역시 국경경비대에 대한 부패 단속과 검열을 강화하면서 과거처럼 북한주민 단독으로 탈북하는 것은 매우 힘들어졌습니다.

중국 국경지역에서 활동하는 인도주의 운동가 선모 씨는 지난 해부터 국경경비대에 뇌물을 주고 기획 또는 가족 단위로 집단 탈북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고 말합니다.

“집단으로 넘어오는 경향이 많거든요. 옛날에는 혼자 딱 와가지구 식량들을 구해 다시 건너가구 그랬는데 요새는 집단으로 가족 단위로 넘어오는 경우가  많아요.”

휴먼 라이츠 워치의 케이 석 연구원은 베이징 올림픽을 맞아 중국의 인권정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국제사회에서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중국 당국이 과거처럼 대규모로 탈북자를 단속해 북송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세계적인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중국 정부의 수단 관련 인권정책 때문에 (베이징 올림픽) 예술 고문직을 사임하겠다고 발표까지 했는데, 중국 정부가 이렇게 관심을 쏟고 있는 상황에서 굉장히 눈에 띄게 반인권적인 정책을 대규모로 현 상황에서 수행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