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어제 차기 내각의 통일 담당 장관으로 발표한 경기대 남주홍 교수의 인선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안보 전문가이자 대북 강경론자로 알려진 남 내정자가 새로운 대북정책의 수장으로 적합하느냐는 게 논란의 요집니다. 서울 VOA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 당선인이 어제 통일정책 담당 국무위원으로 내정한 남주홍 내정자는 여야가 협상 중인 통일부 존치 여부에 따라 직책이 달라질 여지는 남아 있습니다. 통일부가 존치될 경우 사실상 통일부 장관 내정자로 볼 수 있지만, 만의 하나 통일부가 폐지될 경우엔 대북정책을 관장하는 특임장관으로 최종 임명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경우야 어떻든 한국의 차기 통일정책을 주도할 남 내정자는 통일 분야 보다는 안보 전문가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저술이나 강연 활동 등을 통해 대북 강경파로 각인돼 온 인물이기도 합니다.

일례로 남 내정자는 2006년 출간한 저서 ‘통일은 없다’에서 “6.15 공동선언은 대남 통일전선 전략용 공작문서에 불과하다”고 규정했습니다. 남 내정자는 또 2006년 12월 한 심포지엄에서 “북 지도부는 정권과 체제가 와해될 때까지는 결코 핵 카드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6자회담 실패에 대한 대비와 함께 대북 포용정책도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일각에선 남 내정자의 생각이 이명박 당선인이 표방하는 상호주의 대북정책보다 더 강경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대통령직 인수위 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국방연구원 백승주 연구위원은 “남 내정자가 오랫동안 이 당선인에게 남북 문제를 자문해왔기 때문에 두 사람은 남북관계, 통일문제에 대해 누구보다도 공통된 인식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남 내정자 인선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남 내정자의 대북 강경파 이미지 자체가 남북대화의 걸림돌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북한대학원 대학교 양무진 교숩니다.

“남북 화해협력 관계가 오히려 김정일 정권을 연장시켜준다, 오히려 통일을 방해한다는 측면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런 측면에서 북측이 대화 파트너로 인정하겠습니까? 이명박 당선인이 아무리 화해협력을 통한 남북관계 발전 의지를 갖고 있더라도 실제 상대와 대응할 인물이 북측에서 거부하는 인물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이명박 당선인의 대북정책이 이행되기 상당히 어려울 것이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양 교수는 남 내정자가 통일부 장관을 맡게 될 경우 남북관계가 장기간 냉각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안보 전문가가 통일 분야 수장이 된다는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남북한관계 연구실장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안보 전문가가 할 수 있는 역할과 남북관계 전문가가 할 역할이 다릅니다. 가령 국방부 장관은 북한에 대해 강하게 얘기하는 게 당연한 거고 통일부 장관은 북한에 대해서 협력적 태도를 보이는 것이 당연하고 그런데 만일 통일부 장관이 국방부 장관의 목소리를 낸다, 또는 국방부 장관이 통일부 장관처럼 대북 유화 목소리를 낸다 이렇게 되면 대북정책 자체가 큰 파탄 또는 위기에 직면할 수 있게 될 겁니다”

동국대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는 남 내정자의 통일 정책 수행 능력에 대해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유연한 대북 협상 자세를 보강할 경우 남 내정자의 안보 분야 전문성이 오히려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얘깁니다.

“안보 전문가이기 때문에 남북관계의 세밀한 부분들 또는 전문성이 약화될 가능성이 분명히 있지만 그러나 통일 분야에 대해서 좀 더 유연한 사고를 보여준다면 그런 부분들은 해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남 내정자 인선이 차기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일종의 대북 메시지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국방연구원 백 연구위원은 이번 인선이 차기 정부의 새로운 대북 접근법에 대한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북한에 대해서 이전 정부가 해 왔던 방식으로 정부 간 대화를 유지하고 복원하고 또 북한 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남북관계를 동시에 발전시키고 이런 양상은 중단하겠다, 완전히 바꾸겠다 이런 의지로 봐야 되겠죠”

세종연구소 정성장 실장은 “일각에서 북한 길들이기 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이번 인선도 이같은 시각에서 해석이 가능하다”며 “지금까지의 대북성과와 상관없이 남북관계를 새로운 틀로 짤 테니 북한도 이에 맞춰 나오라는 암묵적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한편 한국진보연대 등 37개 시민.사회 단체들은 오늘 서울 삼청동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남 교수 장관 내정 철회’를 촉구했습니다. 국무위원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를 남겨놓고 있는 남 내정자의 인선을 둘러싼 논란이 쉽게 가라앉을 것 같지 않은 분위깁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