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북한에 지원한 쌀이 군부로 전용됐다는 소식에 대해 세계식량계획, WFP 등 북한에서 활동 중인 유엔 산하 국제기구들은 상당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특히 WFP는 대북 지원 식량의 배분에 문제가 있다는 보고가 접수되면 즉각 지원을 제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지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세계식량계획, WFP는 한국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북한에 지원한 쌀의 일부가 북한군 최전방부대로 유출된 데 대해, 이 사안은 북한 당국과 WFP 평양사무소와의 정례 회의에서 논의될 것이라며 상당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WFP 아시아 사무소의 폴 리즐리 대변인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에 지원되는 식량이 유용된다는 의혹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며, 이는 매우 우려할 만한 사안이라고 밝혔습니다.

리즐리 대변인은 WFP가 북한에 지원한 식량 역시 전용됐을 위험도 물론 있다면서, 그러나 현재까지 WFP를 통해 지원되는 식량이 군사적 용도로 전용된다는 보고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WFP가 제공하는 식량의 상당 부분은 어린이나 산모 등 취약계층을 위해 북한 내 WFP 식품 가공공장에서 별도로 생산된 곡물 과자로, 수혜층이 특정된 것이기 때문에 이 곡물 과자 만큼은 정확히 전달되는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리즐리 대변인은 그러나 WFP는 '접근해 확인하지 못하면, 식량도 없다'는 원칙 하에 지원된 식량이 필요한 이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보고가 들어오는 즉시 대북 식량지원을 제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리즐리 대변인은 현재 WFP측의 분배 확인작업에는 반드시 북한 관리가 동행하게 돼 있으며, 사전에 허락된 지역만 방문해야 하는 등 상당히 많은 제약이 따른다며, 북한은 전 세계 WFP 활동 지역 중 가장 어려움이 많은 지역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리즐리 대변인은 이번 사안이 WFP의 대북 취약계층 지원사업 연장 여부 결정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전혀 그렇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리즐리 대변인은 한국의 양자적 식량지원과 WFP의 대북 사업은 서로 매우 다른 사안으로, 한국 정부는 북한 측에 지난 수 년 간 엄청난 양의 쌀을 직접 지원하면서 전달과 분배 확인 과정을 위해서는 자원을 투자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전달은 순전히 북한 당국 측의 몫이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번 사안은 한국 정부와 북한 당국 간 협의할 일이며, 이로 인해 북한과 WFP 측과의 지속적인 협력 관계가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리즐리 대변인은 거듭 밝혔습니다.

유엔 기구들의 대북 구호 사업을 총괄하는 유엔 인도주의업무 조정국, OCHA  역시 이번 사안이 유엔의 북한에서의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경계했습니다.

스테파니 번커 OCHA 대변인은 이와 관련한 '미국의 소리' 방송 측의 인터뷰 요청에 대해 이는 한국 정부와 북한 당국 간의 문제이며, 유엔과는 전혀 상관 없는 일이기 때문에 논평할 사안이 되지 못한다고 밝혔습니다.

번커 대변인은 유엔은 이번 일로 전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며 언급하는 자체가 필요 없는 일로, 이에 대한 논평은 한국 정부에 요청하는 것이 맞다고 답변했습니다.

국제적십자연맹, IFRC의 에바 에릭슨 동아시아 담당관 역시 이번 사안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 정확히 알지 못한다며 답변을 피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