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북한에 인도적 차원에서 지원해 온 쌀 일부가 군량미로 전용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현행 차관형태의 대북 지원방식이 갖고 있는 허점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인도주의적 지원에 관한 한 상호주의 원칙의 예외로 삼겠다는 입장을 보여 온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측도 쌀 지원방식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서울 VOA 김환용 기자를 연결해 자세한 소식을 알아보겠습니다.

문: 한국에서 차관 형태의 현행 대북 쌀 지원방식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구요. 차관 형태 지원방식과 북측의 군량미 전용 사이에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 겁니까?

답: 네, 먼저 차관의 기본성격에 대한 설명이 필요한데요,차관이란 상환을 전제로 정부 간 이뤄지는 일종의 융자행위입니다. 즉 정부의 신용도를 보고 상환을 전제로 빌려주는 것이기 때문에 세세한 용처까지 따져 물을 수 없는 겁니다. 이 때문에 현행 대북 차관 쌀이 군으로 흘러 들어갔다고 해서 남측이 이를 문제삼을 수 없다는 얘깁니다. 농촌경제 연구원 권태진 선임연구위원입니다.

“문제는 지금 북한 당국이 지역별로 식량분배를 어떻게했는지 우리에게 통보할 때 구체적으로 직업별로 분류해주진 않거든요 그래서 군대에 식량을 분배했다 이렇게 우리가 파악할 수 없구요, 우리가 차관협정을 맺을 때 반드시 군인에게 식량분배를 해서는 안된다 하는 규정도 없습니다. 사실은”

결국 차관 형태의 지원방식이 대북지원 쌀의 용처에 대한 모니터링에 제약을 가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문: 대북지원 쌀은 빌려주는 것이라기 보다 사실상 인도적 차원의 지원 성격을 갖고 있는 것 아닙니까? 무상지원 방식이라면 북측에 보다 엄격한 검증방식을 요구할 수  있을텐데 왜 한국 정부는 차관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것인가요?

답: 네, 인도적 성격을 갖고 있다는 것은 한국 정부도 인정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차관임에도 불구하고 대한적십자사가 위탁받아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 점도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식량차관 지원은 지난 2000년부터 시작됐습니다. 전문가들은 당시 김대중 정부가 대북 퍼주기라는 비판이 한국 내에서 확산되면서 이에 따른 대안으로 무상지원 대신 차관 형식을 채택한 것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통일부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매년 40만톤 안팎의 식량을 북한에 지원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총 지원규모는 쌀 280만톤, 옥수수 25만톤입니다.

차관 조건은 연이율 1퍼센트에 10년 거치 20년 상환 으로 돼 있고 정부 신용도에 의존해 이뤄지는 차관의 통상적인 성격상 상환 불이행시 이를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문: 그렇다면 대북 지원 쌀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에 대해 한국 정부의 현행 검증 시스템이 궁금한데요.

답: 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북한으로부터 사용내역을 서류로 통보받긴 하지만 ‘극히 제한된 현장 참관’이 사실상 전부라고 하겠습니다.

한국의 대북지원 쌀은 일부 육로로도 제공되지만 대부분 해로를 통해 서해쪽에선 남포 해주 송림항에, 동해안으론 흥남 원산 청진항에 옮겨집니다. 이들 항구에서 하역된 쌀은 양정사업소를 통해 읍 또는 리 단위에 설치된 식량공급소로 보내집니다.

주민들이 쌀을 배급받는 곳이 바로 식량공급소인데요 한국정부에선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나 전문가 10여명이 이들 식량공급소 가운데 고작 5곳만을 그때 그때 선정해 분배상황을 현장 확인하고 쌀을 타러 온 북한 주민들과 인터뷰를 갖는 것이 전붑니다. 다시 말해서 식량공급소에서 분배받은 쌀이 어디로 가는지는 현재 검증 방식으론 알 수 없다는 얘깁니다.

북한 전문가 자격으로 현장 참관에 참여했던 권 연구위원은 인터뷰도 사실상 형식적일 수 밖에 없다고 전했습니다.

“답변은 대개 식량분배를 어떻게 받느냐 또 어떻게 받았느냐하는 거거든요 중요한게, 그래서 답변은 정상적으로 받았다고 대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또 그게 받아서 정말 그대로 소비했는지 확인은 못하는 상황이죠”

문: 세계 식량계획 즉 WFP도 북한에 식량지원을 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WFP는 비교적 사후 검증이 세밀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 않습니까? 한국에선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요.

답: 네, 한국의 일부 북한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WFP의 경우 분배상황을 검증하기 위해 북한 현지에 상주요원을 두고 있는 점을 큰 차이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들은 분배 현장은 물론 분배 이후 주민들의 실제 소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가정방문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또 실제 식량지원을 위한 종합적인 사전 검증도 비교적 철저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권 연구위원입니다.

“세계식량계획의 경우 반드시 식량지원 전에 상황을 확인합니다. 식량을 지원받아야 할 상황인지 확인을 위해서 대개 국가를 방문하죠, 국가의 컨트리 리포트를 대개 인용을 합니다만, 실제 주민들과 인터뷰를 해서 또 현장확인을 해서 식량지원이 필요하겠구나 하는 걸 확인을 한 다음에 식량지원을 하게 되죠”

문: 문제가 이렇다면 군량미 전용 사실이 확인된 상황에서 한국 내부에서 현행 쌀 지원방식에 대한 논란이 불가피할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답: 네, 삼성경제연구소 경제안보팀장이면서 이명박 대통령직 인수위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동용승 팀장은 현행 지원방식을 눈 가리고 아웅하는 형태라고 빗대고 새 정부에선 보다 투명하고 정상적인 방식으로 돌려놓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 시점에 와선 정상적으로 돌리면서 합리적 방식으로 진행돼야 한다. 그러니까 인도적 차원의 지원은 그렇게 가고 어떤 북측의 요구가 있는 경우엔 분명히 그걸 밝히고 대가를 받으면서 우리쪽도 지원을 하는  이러한 방식의 지원이 이뤄져야 될 걸로 봐집니다”

권 연구위원은 보다 엄격한 검증을 요구할 수 있는 무상지원 방식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군 전용 문제에 매달리는 것은 남북관계를 너무 좁게 보는 시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반드시 이게 꼭 군인에게 준다, 일반주민에게 준다는 입장보다는 전반적으로 북한 전체 주민의 인도적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법이 뭔가 이런 관점에서 따져야지 이거 하나 하나의 사건을 두고 이거 군대가선 안되는 데 하는 접근은 어떤 의미에선 우리의 당초 목표인 북한주민의 인권개선이라는 데에는 조금 논리 자체가 시각이 좀 좁은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