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지난해 북한에 지원한 이산가족 화상상봉 센터 건설비용과 건축자재 등이 증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국 내에선 대북 지원 검증시스템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명박 새 정부의 대북 상호주의 정책에 힘이 실리는 결과를 빚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 VOA 김환용 기자를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먼저 현금을 포함한 화상상봉센터 건립 지원물자 행방이 묘연하다는데요, 어떻게 된 얘긴가요?

답: 네, 한국 정부는 지난해 3월 평양 이산가족 화상상봉센터 건립 지원 명목으로 북한에 한국돈으로 3억8천만원에 해당하는 현금 40만 달러를 포함해 380만 달러 즉 35억원 상당의 건축자재를 지원했습니다. 이 지원은 북측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이지만 북측은 최근까지 착공조차 하지 않은 채 남측의 현장검증과 사용내역 공개 요구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통일부 관계자: “북측에서 우리가 계기시 마다 현장방문과 사용명세 내역을 요구해 왔는데 북측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해서 거절을 했던 상황이거든요”

이 같은 통일부 해명으로, 지원 당시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지원물자와 비용이 적절하게 사용됐는지 여부를 점검할 것이라던 통일부측 장담은 사실상 공수표가 된 셈입니다.

지원물자와 현금의 행방을 놓고 북한정권 차원의 전용설에서부터 일부 부패관리의 소행이라는 이야기 등 갖은 추측들이 나돌 뿐 오리무중인 상탭니다.

문: 그동안 꾸준히 지적돼 온 문제이긴 하지만 대북 지원 검증시스템에 대한 논란이 다시 불거질 것 같은데요, 한국 내 분위기를 전해주시죠.

답: 네, 사실상 전무한 상태인 남측의 대북지원 검증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대북전문가들은 하지만 검증 시스템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북한의 협조없인 정밀 검증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한계 또한 지적하고 있습니다. 현 정부 사회문화분야 정책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통일연구원 임을출 연구위원입니다.

“아쉽지만 남북한이 합의한 시스템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가장 많이 활용되는 검증방법은 직접 방문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돈을 줬을 땐 북한 정부의 재정예산으로 들어가는 겁니다. 그럴 때 우리가 지정한 용도대로 북한당국이 썼다는 체계적인 서류나 영수증을 우리한테 보여줘야 하는데 아쉽지만 북한이 전혀 그런 시스템이 없거든요”

일부 전문가는 한미동맹 강화를 고리로 삼아 미국의 첨단 과학기술을 동원한 검증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고 제안하기도 합니다. 세종연구소 송대성 수석연구위원입니다.

“반드시 사람에 의존해서 하는 정보도 필요하지만 과학 기술에 의한 징후를 갖고 하는 정보도 많거든요, 우리 독자 힘으론 안되죠, 한미동맹이 강화되지 않으면 그런 지원을 받을 수 없지요. 그런 차원에서 검증시스템도 한미동맹이 강화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문: 북한 정권 차원의 지원물자와 현금 전용 여부를 놓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던데요?

답: 네, 그렇습니다. 통일연구원 임 연구위원은 “북한당국도 지원물자 전용이 자칫 남한과 국제사회 지원 중단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전제하고 “정권 차원에서 전용했다고 단정짓기엔 아직 이르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임 연구위원은 또 “북한이 내부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나름대로 자체적인 노력을 한 측면이 있다”면서 최근 북한당국의 대대적인 부패관리 색출작업도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평가했습니다.

반면 세종연구소 송 수석연구위원은 이 같은 견해에 대해 “북한의 실상을 모르는 순진한 발상”이라고 비판하고 통치 차원의 우선순위에 입각해 전용됐을 가능성에 더 무게를 뒀습니다.

문: 이번 사안의 또 다른 쟁점은 화상상봉센터에 설치될 LCD 모니터와 컴퓨터 등 구입용으로 전달된 현금 부분인데요, 이들 장비는 미국의 대북 수출규제 사항을 담고 있는 수출관리 규정 즉 EAR에 저촉되는 이른바 전략물자에 해당되는 것이어서 미=한 간에도 마찰을 빚을 소지가 있을 것 같은데요.

답: 네, 한국 내 일각에선 이들 장비 구입비 지원이 사실상 편법지원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문제가 미.한간 갈등으로 비화할 경우 다른 남북교류협력사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통일연구원 임 연구위원은 미국의 수출관리규정은 참여정부도 최우선으로 고려할 만큼 미국이 중시하고 있는 정책임을 강조했습니다.

“해당기업은 수출을 못하고 국가차원에선 또 다른 불신임을 당하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미국의 협조를 받을 수 없는 거죠 남북 교류협력사업과 관련된 협조를 못받는 것입니다. 그건 완전히 신뢰성의 문제거든요 그 신뢰성에 손상이 가면 다른 걸 못합니다”

문: 이번 일이 한국의 이명박 새 정부가 대북 정책 기조로밝힌 상호주의 원칙에 한층 힘을 실어주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지요?

답: 네 그렇습니다. 통일연구원 김영윤 선임연구위원은 대북지원 검증에 차질을 드러내는 이 같은 사안들이 이어질 경우 새 정부의 대북정책이 더 강경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통일부 감사에서 그런 게 자꾸 지적된다면 새 정부의 대북정책은 상당히 상호주의적으로 그렇게 나갈 수 밖에 없고 일방적 지원이라든지 그런 것은 아마 하지 않는 방향으로 그리고 또 어떤 일을 하더라도 보다 철저한 검증체계를 만들고 그것에 북한이 호응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진척이 되지 않는 그런 남북관계가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