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보1호인 숭례문이 방화로 추정되는 큰 불로 모두 타버리는 대형 화재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한국 국민들은 서울의 대표적인 상징물로, 흔히 남대문이라고 불리는 숭례문이 화재로 완전히 사라진 데 대해 큰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경찰은 유력한 방화 용의자 1명을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 드립니다.

현재 서울에 남아 있는 목조건물 중 가장 오래된 건물로 지난 1962년에 국보 1호로 지정된 숭례문에서 불길이 치솟기 시작한 것은 설날 연휴 마지막 날이던 지난 10일 오후 8시 50분쯤이었습니다. 

누각 2층 지붕에서 발생한 불로 목재가 타면서 주변이 온통 하얀 연기로 뒤덮였습니다. 그러나, 소방 당국은 문화재의 특성상 훼손을 우려한 나머지 적극적인 진화작업을 펼치지 못했습니다. 

이 바람에 11일 오전 0시 58분쯤 숭례문 2층 누각이 뒷부분부터 무너져 내리기 시작해 삽시간에 붕괴로 이어졌습니다. 결국 화재 발생 5시간 만인 11일 오전 1시 54분 쯤, 누각 2층과 1층 대부분이 무너지면서 6백년 역사를 자랑하던 보물은 허망하게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한국 국민들은 국보 1호가 화재로 불타버린 데 대해 당혹감을 넘어 좌절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습니다.

회사원 이소라 씨는 정부 당국의 허술한 문화재 관리를 비판했습니다.

" 불이 나기 전까지 이런 시스템이 이뤄지고 있는지 몰랐는데, 그렇게 되고 나니까 이렇게 시스템이 엉성한 줄 몰랐었고, 많이 화가 나구요."

또한 다른 회사원 정승조 씨는 만약 방화로 일어난 불이라면 용서할 수 없는 사회적 테러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회사원 정승조: " 방화라는 얘기도 있던데 정말 이 이야기가 맞는 얘기라면 정말 용납할 수 없는 일인 것 같아요. 국보 1호에다 불을 지른다는 건 이거 완전 사회적 테러 아닌가요? "

긴급 대책 회의를 주재한 한덕수 한국 총리도 참담한 심정을 토로했습니다.

" 물론 화재의 원인이 밝혀지고 근본대책이 마련돼야 하겠지만, 참담한 심정을 지울 수 없습니다."

한국 정부는 불에 탄 숭례문을 최대한 빨리 원형대로 복원하는 한편, 주요 문화재에 대한 화재방지와 진압 대책을 전면적으로 점검 보완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관계자들은

숭례문을 복원하는 데 적어도 2년에서 3년 정도의 시간이 걸리고 2백억원 대의 막대한 비용을 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정확한 화재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경찰은 현장에 있던 택시기사 등 목격자들의 진술을 근거로 방화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목격자들은 항공 점퍼와 검은색 등산바지를 입은 남성이 화재 직전에 숭례문에 올라갔다가 불이 난 뒤 계단을 내려와 유유히 걸어서 도망갔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화재 직전에 무인 경비시스템에 외부인의 침입을 알리는 경보가 울렸다는 점도 방화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전기 누전 등으로 인한 화재일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한편 숭례문 화재사건을 수사 중인 합동수사본부는 11일 강화도에서 채 모 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한국의 `연합뉴스'가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올해 70 살인 채 씨가 제보자들이 화재발생 직전에 숭례문에서 목격한 남성과 인상착의가 비슷하고 사건 당시 착용했던 것과 같은 종류의 옷과 가방을 갖고 있다는 점 등으로 미뤄, 채 씨를 유력한 방화 용의자 가운데 한 명으로 보고 있습니다.

 

채 씨는 지난 2006년4월에 창경궁 문정전에 불을 질러 4백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를 냈던 방화 전과자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