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제가 침체에 빠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미국의 주가가 하락하면 전 세계 주가가 동반 폭락하는 사태가 되풀이 되고 있습니다. 올들어 전 세계적으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현재까지 7조 달러가 넘는 시가 총액이 날아간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지난 5일, 미국 뉴욕 증권시장의 다우존스 지수가 370포인트, 약 3% 급락했습니다. 미국의 서비스업 지수가 2003년 3월 이후 처음으로 위축되자 경기침체 우려감이 고조됐기 때문이었습니다. 곧바로 유럽과 아시아 지역의 증시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독일과 영국, 프랑스의 주요 주가지수가 약 3%에서 4% 가량 하락하는 등 서유럽 18개 증시가 모두 폭락했습니다. 아시아에서는 홍콩 항셍지수가 5% 이상, 그리고 일본의 니케이 지수가 4% 이상 폭락했습니다.

이처럼 전 세계 증시가 미국 증시와 동반폭락하는 사태가 자주 발생하는 이유는 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이른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위기에 따른 여파로 미국경제가 침체에 빠질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유엔의 경제전문가 하이너 플라스벡 씨는 설명합니다.

플라스벡 씨는 지난 해 3/4분기에 본격적으로 대두되기 시작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위기가 전 세계에 충격을 던졌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이미 그에 따른 부정적 영향들이 나타나고 있으며, 올해는 더욱 나쁜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플라스벡 씨는 내다봤습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는 신용도가 낮은 사람들을 상대로 하는 미국의 주택담보대출 제도입니다. 위험이 큰 만큼 금리도 높기 때문에 수익율이 높은 것이 특징으로, 미국은 물론 전 세계의 금융업체들이 앞다퉈 막대한 금액을 투자했습니다.

그러나, 2007년 들어 미국의 주택 가격이 하락하고, 많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자들이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따른 피해는 단지 서브프라임 모기지 회사에 국한되지 않았고,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투자했던 미국과 전 세계의  주요 금융업체들도 천문학적인 규모의 손실을 입었습니다.  이어 은행을 비롯한 금융업체들이 대출조건을 대폭 강화하면서 시중에 자금이 충분하게 공급되지 않는 신용경색이 촉발됐고, 이는 다시 부동산 가격 폭락과 소비 지출 감소의 악순환으로 이어졌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아시아와 유럽의 주식시장은 미국 주식시장의 움직임에 따라 요동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아시아 지역 국가들은 미국경제의 핵심 성장엔진인 소비 부문의 부진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유엔 경제학자인 샤미카 시리만느 씨는 아시아 지역 국가들은 수출 중심의 외부지향적 경제체제라면서, 예를 들어 미국의 소비 부진으로 수출 길이 막힐 경우, 타이완과 한국, 싱가포르 등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미국의 부시 행정부는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지난 달 기준금리를 1.25%포인트나 인하했습니다. 또한 백악관은 1천5백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에 관해 하원과 합의했습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위기가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미국이 이미 경기침체에 빠졌거나 곧 빠질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보수적 연구기관인 미국기업연구소 AEI의 데스몬드 라흐만 연구원은 신용경색이 단독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주택시장 거품 붕괴와 동시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경기침체는 거의 불가피하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부시 행정부는 경제활동이 둔화됐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즉각적인 경기침체는 피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은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 자체가 문제라면서, 미국경제는 구조적으로 건전하기 때문에 걱정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경우를 가리켜 경기침체라고 부릅니다. 미국이 마지막으로 경기침체를 겪은 것은 지난 2001년으로 기간이 짧았고, 파급 효과도 그리 크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