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남한의 자본과 기술, 북한의 토지와 노동력이 결합된 개성공단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달 31일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개성공단을 방문한 데 이어, 조만간 중국 기업 두 곳이 개성공단 내 공장 착공에 들어갈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자세한 소식 서울 VOA의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의 왕자루이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은 방북기간 중이었던 지난 달 31일, 중국의 고위 인사로는 처음으로 개성공단을 찾았습니다.

왕 부장은 두 시간 가량 개성공단에 머물면서, 공단 관계자들에게 개성공단의 인건비 수준과 투자 절차 등을 묻는 등, 각별한 관심을 나타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왕 부장은 이날 “개성공단은 남북 경제 촉진에 기여하고, 평화 추진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중국도 개성공단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공단측은 전했습니다.

중국의 장관급 이상 고위 인사가 개성공단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왕 부장의 개성공단 방문은 한국 정부에 사전통보 없이 전격적으로 이뤄졌습니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개성공단을 북-중 경협의 경쟁자로 생각하고, 현장 점검차 방문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김성배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향후 남북관계가 후퇴할 경우를 대비해, 북측이 북-중 경협의 모델을 제시한다는 차원에서 개성공단을 보여줬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김 연구위원은 이어 “향후 중국이 자국 기업의 대북 투자승인과 자금 마련 등을 정책적으로 장려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중국 기업들이 개성공단 진출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개성공단 1단계 사업부지에 있는 외국기업 전용 여섯 개 필지 가운데, 이미 중국 기업 두 곳이 입주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개성공단에 입주를 확정한 중국 기업은, 중국 톈진에 본사를 둔, 인조손톱 제조회사인 ‘톈진진희미용 실업유한공사’와 섬유봉제 기업인 ‘성거나 복장유한공사’입니다.

성거나 유한공사의 한 관계자는 "자유무역협정 협상이 안된 상태에서 미국과 유럽 기업들은 부담을 느끼는 게 사실이지만, 중국 업체들의 경우, 인건비가 중국보다 싸,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토지공사 개성사업처의 허만섭 팀장은 “개성공단에 진출할 의사를 밝힌 2개 기업 외에도 더 많은 중국 기업이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습니다.

배종률 수출입은행 북한조사팀장은 “고속성장으로 한계에 다다른 중국에게, 노동력이 싸고 지리적으로 가까운 개성공단은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말했습니다.

배 팀장은 “개성공단의 경우 최대의 소비시장이라 할 수 있는 수도권 지역이 가까이 있다는 점과, 저임금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고 설명했습니다.

배종률 수출입은행 북한조사팀장: “최근에는 내륙으로 성장 동력이 이동하고 있는데, 그것은 중국이 그동안 중국의 고도성장의 결과로써 2가지 문제가 봉착했습니다. 하나는 노임의 단가가 상승하기 시작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공장을 건설해서 노동력을 구하려고 했을 때, 노동력 자체를 구하기 힘든 시대로 돌입하고 있는 상탭니다. 지금 본격적으로 (대북 투자)흐름이 현재 생성되는 단계는 아니고, 아직까지 2.13합의체의 순항여부가 불투명하기에 조심스레 (대북투자) 기회를 탐색하는 차원에서 실질적인 투자보다는 분위기 조성의 방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개성공단은 기업소득세가 10내지 14 퍼센트로 저렴한데다, 이윤 발생 후 5년까지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반면 중국은 25 퍼센트의 소득세를 부담해야하고, 이윤 발생 후 2년간만 면세 혜택이 적용됩니다.

인건비도 개성공단의 북측 근로자 임금은 중국의 절반 내지 3분의 1수준에 불과합니다.

최근엔 중국 기업의 인건비가 20% 내외의 상승세를 보이면서,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도 개성공단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실제로 중소기업진흥공단이 개성공단과 중국에 공장을 차린 한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생산성을 조사한 결과, 개성공단 공장은 77퍼센트, 중국 공장은 69퍼센트로, 개성공단이 8%포인트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는 “개성공단의 외국인 기업투자가 가지는 상징적 의미는 적지 않다”며 “무엇보다 개성공단의 국제적 신뢰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임 교수는 또 “개성공단이 북핵 등 정치적 변수와 상관없이 확대되기 위해선, 외국인 투자 유치는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 “외국기업의 개성공단 진출은 공단 관리와 운영에 있어 국제기준 및 규범의 적용이 보다 강화되면서 개성공단의 국제화, 글로벌화를 촉진시킬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국제시장에서의 탁월한 마케팅 능력을 가진 외국기업들의 참여로 개성공단 내의 입주 기업 간의 경쟁이 더욱 심화되면서, 공단 내 입주기업의 국제경쟁력을 높이는데도 기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궁극적으로 북한 지도부로 하여금 보다 과감한 개혁을 유도하는 데에도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

하지만 3통 문제 등, 개성공단에서 해결돼야 할 문제점들은 여전합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이해정 연구원은 “개성공단이 발전하려면 개성공단의 자주권을 인정해야 한다”며 “중국의 광동성 경제특구처럼 입주 기업들의 고용자주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현대경제연구원 이해정 연구원: “중국의 광동성 경제특구 노동조례 19조를 보면 회사가 채용할 노동자의 수를 결정하고 특구와 시의 주민을 사용할 수 있도록 기업의 고용 자율권을 보장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개성공단의 경우 인력 채용에 있어서, 다원화와 인사관리의 자율성을 보장해서 유연한 노동시장이 확보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북측 근로자의 채용이나 해고, 근로자 배치 작업 지시 등은 기업의 인사권 보장을 통한 자율적 인사관리가 실현돼야 할 것 이구요. 단계적으론 북측 상황에 맞는 성과급 제도의 도입도 생산성을 높이는 좋은 방안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

아울러 이 연구원은 남북총리회담에서 합의한 통행체제는 장기적으로 24시간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으며, 남북 합의하에 통일된 양식으로 세관절차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