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수입한 알루미늄 관은 그동안 제기됐던 의혹과는 달리 우라늄 농축용으로 쓰이지 않았다고,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가 말했습니다.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는 지난 30일 미국의 한 대학에서 행한 강연에서 북한이 제공한 알루미늄 관을 검토한 결과, 우라늄 농축용으로 쓰이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평양을 방문 중인 성 김 국무부 한국과장은 31일에 이어 1일에도 북한 외무성 관리들과 북한의 핵 신고와 6자회담 진전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김근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지난 30일, 북한이 수입한 알루미늄 관이 우라늄 농축용으로 쓰이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이날 미국 매사츄세츠 주에 소재한 암허스트대학에서 행한 강연에서 이같은 견해를 밝혔습니다.

힐 차관보는 "미국 외교관이 직접 북한에 가서 알루미늄 관이 우라늄 농축이 아닌 다른 용도로 쓰이는 것을 목격했으며, 북한이 제공한 알루미늄 관을 미국에 가져와서 검토한 결과 우라늄 농축용으로 쓰이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이어 북한이 다른 방법으로 알루미늄 관을 입수했다는 정보도 갖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은 지난 2002년부터 북한이 플루토늄 외에 우라늄 농축을 통한 핵무기 개발도 추진한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북한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의 존재 자체를 부인해 왔습니다. 특히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수입한 알루미늄 관은 우라늄 농축에 필요한 핵심부품 중 하나로, 북한이 6자회담에서 합의한 핵 신고 내용에 반드시 해명돼야 할 부분으로 지적돼왔습니다.

힐 차관보의 이 날 발언에 대해 일부에서는 미국 측이  그동안 논란이 돼 온 '알루미늄 관'과 관련한 의혹을 일단 해소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우라늄 농축과 관련해서는 파키스탄에서 수출한 것으로 알려진 원심분리기의 행방 등 여전히 의혹들이 남아있습니다.

힐 차관보는 "미국은 북한이 무기용 물질을 생산할 만한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개발했다는 것은 배제하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면서, "하지만 북한은 우라늄 프로그램 존재 자체를 부인하고 있으며, 우리는 계속 이 문제를 북한과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북한의 핵 신고 중 플루토늄과 관련, "북한은 (그동안 생산한) 플루토늄 총량을 신고하기로 돼 있다"면서 "북한이 신고하게 될 총량은 30~40킬로그램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이는 힐 차관보가 지난 달 10월 호주에서 제시했던 50킬로그램과는 차이가 나는 것입니다.

미국 국무부의 관계자는 힐 차관보가 제시한 플루토늄 총량에 변화가 생긴 데 대해, "미국의 제시량은 어디까지나 추정치이며, 중요한 것은 북한이 총량을 신고하고 납득할만한 증거를 제시하는 것"이라고 1일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이밖에 북한과 시리아의 핵 협력 의혹에 대해  “미국은 북한과 시리아가 오랜 협력관계에 있었다는 것을 지난 몇 달 간 꾸준히 감지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많은 것을 알고 있지만, 북한이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를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평양을 방문한 성 김 과장은 이틀째 북한 외무성 관계자들과 회담을 가졌습니다.

국무부 관계자는 "평양을 방문한 성 김 과장이 지난달 31일에 이어 1일에도 북한 외무성 관리들과 회담을 가졌다"며 "북한의 핵 신고와 6자회담 진전 방안을 논의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성 김 과장은 북 핵 불능화 작업이 진행 중인 영변을 방문할 계획이 없으며, 2일까지 평양에 머문 뒤 3일 귀국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