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 프로그램 신고가 늦어지면서 북 핵 협상이 장기간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가운데, 북한의 최고 지도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혀 주목됩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어제 (30일) 평양을 방문 중인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핵 폐기 협상에 대한 북한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국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어제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일행을 면담한 자리에서, 교착상태에 빠진 핵 폐기 협상에 대한 북한의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 전해 주시죠.

답: 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어제 (30일) 평양을 방문중인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일행을 면담하고 오찬도 함께 했는데요, 김정일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북한은 6자회담의 추진을 일관되게 지지하고 6자회담의 합의사항을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하며, "최근 발생한 어려운 상황은 일시적인 것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중국 관영 뉴스통신사인 신화통신이 보도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또 "6자회담 당사국들은 행동대 행동의 원칙에 따라 자신들의 약속을 성실히 이행하고 대화를 통해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북한은 충실한 이행을 위해 중국과 협력할 의사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중국 내에서는 김정일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이 북한의 핵신고 문제 때문에 6자회담이 열리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대표단의 북한 방문을 앞두고 나온 것이어서, 6자회담 재개의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하고 있는데요, 김정일 위원장이 북측이 6자회담 합의사항을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힌 점이, 현재 교착상태에 빠진 핵신고 문제를 해결하고 6자회담 프로세스를 이어가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한편, 이번 면담에서 김정일 위원장은 왕자루이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에게 중국이 현재 겪고 있는 남부지방 폭설 피해에 대해 위로하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도 기원했다고 중국 신화통신은 전했습니다. 어제 면담과 오찬에는 북한측에서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이, 중국 측에서는 류샤오밍 북한주재 대사가 각각 배석했습니다.

문: 자루이 부장이 김정일 위원장에게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구두친서를 전달했는지 여부도 관심사인데요,  

답: 북한이 지난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구두친서가 세 차례 전달됐다고 최근 언론매체를 통해 밝힌 점에 비춰,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이번 북한 방문 때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과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참석을 초청하는 후진타오 주석의 구두친서를 전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일각에서 제기됐었는데요,

하지만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어제 김정일 위원장과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일행의 면담 소식을 전하면서, 후진타오 중국 주석의 구두친서 전달 여부 등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김정일 위원장에게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안부를 전했다고만 보도했을 뿐, 구두친서 전달여부에 대해서는 자세히 밝히지 않았습니다.

문: 왕자루이 부장은 김정일 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어떤 발언을 했나요?

답: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은 김정일 위원장에게 후진타오 주석의 안부를 전한 뒤 "중국은 전통적으로 북한과의 관계를 중시해왔다"며 "중국과 북한의 우호 협조관계가 새로운 단계로 격상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발언은 중국 정부가 한국 및 북한과의 외교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려 하고 있고, 이를 위해 명절인 설을 앞두고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평양에 파견했다는 베이징 외교가의 분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즉 중국 정부는 한국에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당선을 계기로, 이달 중순 왕이 외교부 부부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각각 특사로 오고 가면서, 이명박 당선인의 중국방문과 베이징올림픽 개막식 참석을 요청하는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초청을 전달하는 동시에 한-중 관계의 격상 입장을 밝혔던 만큼, 중국 정부는 북한에 대해서도 한국과 동일한 대접을 한 것으로 베이징 외교가는 분석하고 있습니다.

또한 중국은 김정일 위원장의 베이징올림픽 참석을 초청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는데요, 중국 측은 베이징올림픽에 한국과 북한 정상이 참석해 남-북관계에 이정표를 세우는 축전이 될 것을 바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문: 이런 가운데, 김정일 위원장이 이르면 오는 3월 말께 중국을 방문해 후진타오 국가주석 등 중국 지도자들과 만날 것이라는, 이른바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설’이 중국 외교가에서 나오고 있다면서요?

답: 네.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집권 2기를 개막하는 전국인민대표대회 폐막 직후인 오는 3월 말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초청하는 방안이 적극 추진되고 있다는 얘기가 중국 외교가에서 번지고 있습니다.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4월 중순쯤 일본을 방문하고, 5월부터는 올림픽 준비에 본격적으로 전념해야 하기 때문에 늦어도 4월 초까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방문을 성사시킨다는 계획이라는 것입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지난 1994년 명실상부한 북한의 최고 권력자로 등장한 뒤, 2000년 5월과 2001년 1월, 2004년 4월, 2006년 1월 등 지금까지 모두 4차례 중국을 방문했었는데요,

이처럼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 시기가 모두 연중 상반기에만 집중됐다는 점과 김정일위원장과 중국 새 최고지도부와의 상견례, 그리고 후진타오 주석의 외국순방 일정 등을 감안할 때, 올해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방문이 실현된다면 시기는 상반기가 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부시 행정부가 북-미 국교 정상화를 비롯한 관계개선 의지가 뚜렷하지 않는 등 주변 정세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 성사 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문: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설과 관련해, 중국 외교부는 어떤 입장을 밝혔나요? 

답: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3월 중국방문설과 관련해, 중국 정부는 한 마디로 "구체적인 정보가 없다"고 잘라 말하고 있습니다.

중국 외교부의 장위 대변인은 엊그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김정일 위원장의 3월 중국방문 가능성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장위 대변인은 "중국 공산당과 북한 노동당은 우호적인 고위층 왕래의 전통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해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방문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