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에서 열린 제 8회 북한 인권난민 문제 국제회의가 오늘 폐막됐습니다. 이번 회의는 특히 북한 안팍에서 일고 있는 여러 변화와 대북 지원을 실질적인 북한 내 인권 개선으로 유도할 수 있는 방안들을 모색하는 자리여서 관심을 끌었는데요. 런던에 나가 있는 김영권 기자 연결해 자세한 회의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김영권 기자?

김: 안녕하십니까? 영국 런던입니다.

문: 이번 회의는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새로운 접근법을 모색하는 자리라고 어제 소개해 드렸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제안들이 나왔습니까?

답: (전해드리기에 앞서 이번 회의를 공동 주최하고 장소를 제공한 체텀하우스의 까다로운 언론 규정에 따라 발언자의 이름과 직책을 공개하지 못함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이번 회의는 하지만 이런 규정 덕분에 북한을 직접 상대하는 여러 나라의 전.현직 관리들과 정부의 대북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학자들이 터 놓고 얘기하는 자리가 마련되기도 했습니다. )

이번 회의에서 가장 흥미를 끈 주제는 대북 인도주의 지원의 효용성 극대화 방안과 6자회담이 구공산권 개방에 기여했던 헬싱키 프로세스처럼 발전할 수 있는가 여부였습니다.

특히 스웨덴에서 온 한 고위 관리는 남한의 대규모 대북지원이 국제사회의 대북 협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며, 한국 새 정부의 정책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 관리는 국제사회가 대북 지원을 통해 북한 인권개선 등 여러 점진적 변화를 꾀하려 시도하고 있지만, 남한의 대량 지원에 기댄 북한 정부가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스웨덴 관리는 한국 정부가 점차 유엔 기구들을 통한 대북지원을 늘리고 있지만 규모가 미약하다며, 이를 대폭 늘려 국제사회와 긴밀히 공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문: 분산된 힘을 하나로 모아야 대북 협상력을 강화시킬 수 있다는 얘기군요?

김: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 관리의 의견에 대해 우려하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대북 인도적 지원을 오래동안 펼쳐온 한국의 한 비정부기구 담당자는 한국의 대북 지원이 북한 주민의 대남인식 변화에 미치는 플러스 효과를 간과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대한민국이라고 적혀 있는 쌀포대가 북한에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그들이 실제로 먹었는지의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최소한 쌀이 남한에서 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얘기입니다……남한에 대한 기존의 생각을 조금씩 바꾸는 계기가 된다는 겁니다.”

이 NGO 관계자는 이런 배경 때문에 균형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여러 국제기구와 단체, 정부가 다양한 방법으로 북한에 접근하면서 서로의 경험과 교훈을 함께 나누는 것이 효용성 확대와 북한사회의 변화 유도에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문: 그런데 대북 인도적 지원 얘기가 나오면 늘 따라다니는 것이 모니터링, 즉 식량이 수혜자들에게 제대로 전달되는지 확인하는 일 아닙니까? 모니터링에 대해서는 어떤 의견들이 나왔습니까?

김: 모니터링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습니다. 2006년 전마선을 타고 서해를 통해 한국에 온 북한 인민군 전직 장교는 인민군대도 굶는 데 외부 식량 지원이 주민에게 간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얘기라고 말했습니다.

“ 쌀은 고저 99%가 군부에 가고 있습니다. 외부에서 지원되는 쌀이 군대를 먹이지 못하는데 주민들에게 간다고 믿는 자체가 어불성설입니다."

 이 장교는 북한에서  군복무 시절, 보통사람(민간인) 옷으로 갈아입고 차 번호판을 바꾼 뒤 흥남부두에서 남한이 지원한 쌀을 수령한 경험이 여러 차례 있다며, 선군제일주의 체제에서 외부의 지원식량은 대부분 군대로 들어갈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에 정통한 영국의 전직 관리는 그러나, 유엔 등 국제사회의 지원은 제대로 수혜자들에게 전달되고 있다며 구분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서 유엔 산하 인도적 기구들과 여러 차례 모니터링 작업에 참여하기도 했던 이 전직 관리는 어린이용 영양식품, 분유 등 유엔의 맞춤용 지원은 수혜자들에게 대부분 정확히 전달되고 있다며, 국제적십자기구 역시 식량배급 감시를 매우 까다롭게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남한의 쌀 지원은 군대로 전용될지 모르지만 유엔 기구들의 전략적 지원은 투명하게 배급되고 있다는 것이 이 전직 관리의 말입니다.

문:  앞서 인도적 지원 말고도 현 6자회담 구도와 헬싱키 프로세스 관련 토론도 있었다고 했는데, 어떤 얘기들이 나왔습니까?

답: 헬싱키 프로세스는 미국 등 서방세계와 구소련 등 공산유럽국가들이 안보와 경제, 인권을 한 바구니에 담아 협상한 끝에 동구권을 개방으로 유도한 역사적인 합의입니다.

헬싱키 프로세스에 직접 참여했던 미국의 전직 관리는 당시 합의문을 꼼꼼히 읽어본 뒤 이를 동적으로 북한에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전직 관리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말하는 구체적인 인권 내용 대신 헬싱키 프로세스는 협상을 위한 사람과 정부, 생각의 자유로운 이동, 외국 여행자에 대한 부당한 탄압 금지, 문화교류 등을 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리는 ‘인권’이란 용어을 사용하지 않고도 원칙적으로 인간의 삶을 존중해 주는 조건들을 협상을 통해 시작할 수 있다며, 이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 북한판 헬싱키 프로세스 구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헬싱키 프로세스가 북한에 적용되려면 지금의 6자회담이 어떻든 뚜렷한 진전을 거둬야 하지 않겠습니까?

교착상태에 빠져있는 6자회담에 대해서도 해법들이 제시됐나요?

답:  북한에 정통한 스웨덴의 한 관리는 북한의 마음을 변화시킬 수 있는 보다 포괄적이고 다양한 유인책을 미국이 북한에 제공하는 것이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리는 평화협정 시기를 앞당기는 것은 매우강력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며, 부시 미국 대통령도 시기는 다르지만 이를 언급했던 만큼, 한국전쟁을 좁은 의미로 해석하며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 밖에 영국의 전직 외교관리는 미국이 북한에  안전보장을 해주지 않으면 6자회담은 진전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전직 관리는 이런 견해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 전직 관리는 미국은 핵 문제가 해결돼야 다른 문제도 진전을 이룰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행정부와 입법부, 사법부 등 3권분립이 철저하기 때문에 핵 문제 해결 없이 평화협정 등 다른 문제가 미국에서 동의를 얻기란 힘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이 전직 관리는 또 ‘역할을 맡지 않으면 대가도 없다’는 유럽 속담을 인용하며,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 KEDO 의 일원이었던 유럽연합도 핵과 인권 등 대북 문제에 주요 역할은 아니다러도 반드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런던에서  미국의 소리 김영권 입니다.

영국 런던에서 열린 제8회 북한 인권난민 문제 국제회의에서 나온 여러 견해들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내일은 이번 회의의 성과에 대한 참가자들의 견해를 전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