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입주 희망기업 세 곳 중 두 곳은 제품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실제 개성공단 제품의 수출 비중은 22%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개성공단 제품의 수출 비중이 이처럼 낮은 것은, 주요 수출시장에서 한국산으로 인정받지 못해 높은 관세를 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서울 VOA의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개성공단 제품이 높은 원가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수입국으로부터 한국산으로 인정받지 못해,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의 산업연구원은 지난해 9월 말까지 입주 기업 누계 생산액 2억1천만 달러 가운데, 수출 비중은 22 %에 그쳤다고 밝혔습니다.

나머지 78%는 남한에서 내수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처럼 개성공단 제품의 수출이 부진한 이유는, 미국과 일본 등 주요 수출시장에서 개성공단 제품이 한국산으로 인정받지 못한 탓입니다.

WTO 즉 세계무역기구에 가입하지 않은 북한산 제품에는 최혜국 관세가 적용되지 않아 아주 높은 세율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경우, 북한산 수입품은 최혜국에 비해 두 배에서, 많게는 수십 배에 달하는 세율을 물어야 합니다.

개성공단에서 신발을 수출할 경우, 미국은 35%에서 최고 84%까지, 일본은 20%라는 높은 세율을 감수해야 합니다.

섬유의 경우, 미국에선 최혜국관세인4.7%보다 일곱배나 높은 35%를 내야 합니다. 일본에 수출할 경우도 40%나 됩니다.
실제로 개성 공단 입주 기업 중 미국에 수출한 경우는 단 한 건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산업연구원의 고준성 연구위원은 “WTO 회원이 아닌 북한의 경우, 높은 관세로 인해 미-일 시장으로의 접근이 사실상 봉쇄됐다”며 “자유무역협정의 원산지 기준 특례에 개성공단 제품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고준성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북한산 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미국이나 일본에 수출할 경우 가격 경쟁력을 상실해 사실상 교역이 불가능합니다. 가격경쟁력을 상실하게 됩니다. 이를 위해 우리가 체결하는 FTA 안에 개성공단과 같은 특정지역에서 생산되는 제품에 대해 한국산 원산지를 인정받을 수 있는 원산지  인정의 특별 규정을 도입하는 것이, 북한산 제품에 대해 차별적인 고율을 부가하는 국가들의 수입 장벽을 돌파하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

이를 위해 고 위원은 한국과 싱가포르나 미국과 싱가포르 간 자유무역협정처럼 상대방 영토에서 수출되면 해당국산으로 인정해주는 ‘ISI(Integrated sourcing initiative) 방식’을 도입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고준성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ISI방식이란 이는 FTA 당사국 이외의 별도의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이, 그와 같이 약속된 지역에서 생산된, 약속된 제품에 한해선 그 제품의 부품과 원산지 요건을 전혀 따지지 않고 FTA당사국의 제품으로 바로 인정해 주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과 싱가포르 간의 협정에서, 싱가포르 근처의 인도네시아 바탄섬에서 생산된 의류 전자제품에 대해 ISI방식으로 원산지를 인정한 사례가 있습니다.”

남북경협의 성공적 모델로 평가받는 개성공단에는 현재 이백이십여개 업체의 입주가 결정됐습니다. 또한 쉰 두개 기업이 공장을 가동 중입니다. 

한국토지공사에 따르면 개성공단 입주를 희망하는 기업의 68%가 수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중 미국이 31%, 일본이 19%고, 이어 중국과 유럽 순입니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 한미 자유무역협정 타결에도 불구하고, 개성공단 제품은 한국산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 일본 역시 대북 제재 원칙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북한산에 차별이 적은 EU역시, 개성공단의 주력 제품인 섬유에 대한 쿼터제를 운영하고 있어 해외 진출이 쉽지 않은 실정입니다.

이처럼 주요 선진국에서 개성공단 제품이, 사실상 관세장벽에 부딪힌 가운데, 개발도상국에 눈을 돌려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개도국의 경우, 대북 경제제재가 없는데다 남북한 간 관세율 차이도 없기 때문입니다.

이들 국가 중 중국과, 러시아, 남아공과 멕시코는 남북한 상품에 대해 동일한 관세율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1백개 품목에 대해 한국산으로 인정해주고 있어, 제품의 경쟁력만 확보된다면 시장에 진출하는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정영수 박사는 “특히 동남아의 경우 한국과 아세안 상품협정 체결로 한국산으로 인정받게 된 백 개 품목 중 상위 5개가, 개성공단 생산제품으로 구성됐다”며 개도국의 경우 개성공단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 수출하기 유리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코트라 중국팀 정영수 박사 “미국이나 일본같이 북한에 대해 무역제재를 취하지 않기 때문에 원산지 문제가 크게 되지 않는다는 점이구요. 관세적인 측면에서 북한산과 한국산의 관세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두번째로는 한국산 제품 품질이 아주 좋다고 대부분의 바이어들이 인정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개성공단의 제품의 수입 의향을 물어보니, 품질이 보증된다면 적극적으로 수입을 할 의향이 있다고 했었습니다.”

또 개도국들 대부분이 품질과 가격만 확보된다면 개성공단 제품을 수입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최근 중국, 러시아등 여섯 개국가의 해외 바이어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개성공단 제품을 수입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기업이 77%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개성공단의 낮은 인지도는 수출의 큰 걸림돌입니다.

실제로 6개국 해외 바이어 30곳 가운데 한국 업체가 개성공단 제품을 만든다는 것을 알고 있는 업체는 단 3곳에 불과해, 개성공단에 대한 해외홍보가 절실한 실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