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내 전문가들은 통일부의 사실상 폐지, 한-미-일 3각공조 복원,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 PSI 참여 검토 등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측으로부터 나오고 있는 잇따른 대북 신호에 북한 당국이 적잖이 당황해 하며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한국 내 남북관계와 통일 문제 전문가들의 견해를 서울의 VOA 박세경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언론 인터뷰와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대북 입장은 큰 틀에서 남북대화와 협력을 지향하는 것들입니다. “북한의 체제보장”과 “남북관계에 도움이 되는 일이 있다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언제나 만날 수 있다”는 입장 등이 바로 그 것입니다.

하지만 인수위원회의의 논의나 조치를 통해 나오는 구체적인 대북 신호는 북한 입장에서 부정적인 방향이고, 북한이 일부 사안에 대해서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현 노무현 정권 초기 국가정보원 기조실장을 지낸 서동만 상지대 교수는 인수위가 한-미-일 3각 협력체제의 복원을 강조하고 그 연장선상에서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 (PSI)에 대한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점을 지적하며, 이는 북 핵 6자회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왜냐하면 6자회담이 있는데 6자회담이라는 다자틀이 있지 않습니까? 그쪽에서(인수위에서) 한미일 특위라는 것이 무슨 의미를 갖는 건지 그 다음 중국하고 관계 러시아와의 관계는 어떠한 의미를 갖는 건지 그 한미일관계에 거는 대북 의미라는 게 어떤 관계를 의미하는 건지 북에서는 상당히 부정적으로 보지 않겠습니까?” 북에서 부정적으로 본다고 해서 물론 못할 것은 아니겠지만 긍정적이라면 어떻든 뚜렷한 성격규정이라든지 비전이 있어야 되는데 그런데 전혀 현재로서는 무엇인지 모르겠네요”

서 교수는 또 통일부를 외교부에 통폐합시키는 조직 개편안 역시 남북관계의 독자성을 무시한 사안으로 인수위가 무리수를 두었다고 평가합니다.

“헌법상, 남북기본합의서에서 보더라도 외교부는 국가 간의 문제를 다루는 건데 거기다 통합시켰다는 것은 남북 간 의미를 부정하는 거죠. 스스로 저는 자승자박이 될 거라고 봐요. 왜 이렇게 무리하는지 굳이 이해가 안되네요”

정성장 세종연구소 남북한관계연구실장은 특히 현 시점이 북핵 폐기 협상의기로로, 한반도 정세는 그 어느 때보다도 중대한 국면에 있다고 말하고 보다 안정적인 관리를 위해 통일부의 존재 필요성은 오히려 더 커진 상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북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북한과의 접촉면과 접촉수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접촉면과 접촉수를 증가시켜야 되는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통일부 기능을 축소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필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 실장은 통일부가 폐지될 경우 북한은 과거와 같은 통미봉남(通美封南) 정책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인수위원회가 통일부를 폐지한다고 한다면 북한으로서는 실용 정부가 한미동맹만 중시하고 민족 문제는 소홀히 한다는 인식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북한으로서는 미국하고만 대화하고 남한과의 대화는 거부하는 과거의 통미배남 정책으로 입장을 선회할 수가 있습니다” 

북한이 이 같은 입장으로 선회할 경우 남한 새 정부는 대북주도권을 상실해 남북한 관계 역시 악순환이 계속될 수 밖에 없다고 정성장 박사는 설명합니다.

“미국만 설득하면 남한을 자동적으로 북한과의 관계개선에 나올 것이다. 이렇게 생각을 하게 되면 좀 6자회담에서도 남한의 입지가 약화될 수 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또한 남북한 관계도 악화되는 그런 악순환이 계속될 수가 있습니다”

동국대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 역시 북한은 한미일 3각공조 복원과 통일부 폐지 등 잇따른 대북신호에 상당히 당혹스러워할 것이며, 이명박 정부의 대북인식에 대해 재검토 작업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습니다.

“지금 이명박 정부의 대북 입장 또는 남북 관계에 대한 인식은 국제공조 또는 한미, 한일공조에 의한 북한에 대한 압박 뭐 이런 것으로 북한은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북한 입장에서는 지금 구체적이고 공식적인 입장 표명은 안하고 있지만 내심 상당히 당혹스러울 것이고 이명박 정부의 대북인식, 대북입장에 대해서 상당한 재검토 작업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