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어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통일부를 사실상 폐지하는 내용의 정부조직 개편안을 발표한 데 따른 파장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물론 인수위 핵심 관계자들이 총동원돼 “통일부는 폐지가 아닌 통합일 뿐”이라며 대국민 설득에 나섰습니다. 통일부 폐지 방침에 따른 한국사회 내 파장을 서울 VOA 김환용 기자를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통일부 폐지 방침에 대해 한국 내 여론의 반발이 만만치 않은 모양입니다. 오늘 이 당선인측 핵심 인사들이 총동원되다시피 해 설득 작업에 나섰다구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 당선인 자신이 먼저 나섰습니다. 이 당선인은 오늘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외신기자회견에서 통일부 통폐합안과 관련해 차기정부에서 확대될 남북간 교류를 예측하고 이에 대비하면서 통일도 염두에 둔 개편안임을 역설했습니다.

“과거 남북 간 경제교류가 없었을 때는 통일부의 역할이 매우 제한적이었습니다. 이제는 남북간의 핵 문제가 해결된다면 모든 분야의 경제교류가 적극적으로 된다면 이것은 우리 대한민국의 모든 부서가 관여해야 됩니다”

이 당선인은 이에 앞서 오늘 아침 서울 삼청동 인수위원회 사무실을 예정에 없이 방문해 “정부조직 융합은 세계적 추세이고 폐지가 아니”라며 여론의 이해를 구했습니다.

이와 함께 이번 정부조직 개편안을 주도한 김형오 인수위 부위원장과 박재완 정부 혁신 규제개혁 티에프팀장, 박형준 기획조정분과 위원 등 이른바 ‘정부조직 개편 3인방’은 일제히 언론과의 인터뷰에 나서 외교부와 통일부 통합의 불가피성을 적극적으로 설명하는 등 여론 불끄기에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앵커: 인수위 측에선 이번 통일부 폐지안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처럼 국회 입법과정에서의 협상용 카드가 아니라고 부인했다구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통해 “절대 협상카드가 아니며 개편안 원안대로 통과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인수위 박재완 정부혁신 규제개혁 티에프 팀장도 오늘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대국회 협상용 카드라는 분석이 오해임을 강조했습니다.

“제가 분명히 말씀드릴 것은 저희가 통일부를 원래 존치시키는 가닥을 잡았다가 이런 생각 때문에 다시 폐지 또는 통합하는 것으로 방향을 바꾼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리구요,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서 또다시 논의하는 것은 별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통일부는 그동안 대북정책 입안은 물론이고 협상도 총괄하는 남북한 간의 중요한 대화채널이지 않았습니까? 이번 개편안대로라면 이 같은 기능이 어떤 식으로 유지될지 궁금해지는데요.

기자: 네 그와 관련해 오늘 이동관 대변인은 과거 북한의 통일전선부와 남한의 국정원 또는 통전부와 통일부 등 정보라인에서 독점하던 대북관계를 전방위적인 관계로 바꿔야 한다는 게 이 당선인의 뜻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통일부의 고유업무 중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대북정책 기획과 집행, 그리고 대북 교섭 기능은 외교부로 흡수될 것으로 보입니다. 통합 이후의 외교통일부 새 조직안으로 인수위 내부에서 거론되고 있는 것 가운데 하나가 복수 차관제입니다.

외교부의 기존 2명의 차관 중 하나를 대북 문제를 담당하는 자리로 전환하는 그림입니다. 또 본부나 실 수준의 대북 문제 전담기구가 생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럴 경우 담당 기구의 수장은 현재 북 핵 문제를 맡고 있는 한반도평화교섭본부 처럼 차관급이거나 그 이하의 직급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또 인수위 측은 이 당선인의 뜻에 따라 이번 개편안에서 신설키로 한 특임장관을 남북장관급 협상에 참여토록 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수위 박재완 팀장입니다.

“그럴 경우엔 외교통일부에 통일담당 부서 그게 차관이 될지 본부장이 될지 결정이 있겠습니다만, 그런 거라든지 이번에 신설된 특임장관이 있지 않습니까, 그 특임장관이 대통령의 명을 받아서 그런 임무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저희는 그렇게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앵커: 인수위가 이처럼 통일부 폐지를 결정했다 해도 국회 심의 과정에서 반대에 부딪힐 경우 원안을 유지하기가 어려울 텐데요. 이에 대한 인수위의 대책은 무엇인지요?

기자: 네 새달 25일 대통령 취임식 전까지 정부조직 개편을 완료하고 총리를 비롯한 내각인선을 마무리하려면 관련법 처리가 반드시 이뤄져야 합니다. 하지만 대통합 민주신당 등 다른 정당들이 통일부 통폐합안에 극력 반대하고 있어 국회 논의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됩니다.

이 때문에 인수위 측은 벌써부터 각 정파들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 잰걸음을 시작했습니다. 이 당선인은 오늘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노동당 지도부를 직접 찾아가 “여야 없이 협력하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며 정부조직 개편안 국회 처리에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하지만 이들 정당 지도부는 이 당선인에게 통일부 통폐합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전달했습니다.

한편 존폐의 기로에 선 통일부는 오늘 오전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부서 기능 분리와 외교부로의 통합에 따른 조직의 동요를 막기 위한 대책과 향후 대처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재정 장관은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통일부의 폐지로 미래의 남북관계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지에 대한 회의감이 든다”며 “뭐라 말할 수 없이 참담한 기분”이라고 심경을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