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경제적 측면에서 계속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은 말로만 개혁 개방을 추구할 뿐, 진정한 의지가 없기 때문이라고 미국의 한 전문가가 주장했습니다. 이 전문가는 또 북한이 최근 미국의 한 민간기구와 언론으로부터 전 세계에서 가장 경제적 자유가 없는 나라로 지목된 것은 자유경제체제에 대한 거부반응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손지흔 기자가 좀 더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북한이 지난 수년 간 경제 면에서 이렇다 할 변화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북한체제가 “경제와 관련된 긍정적 변화에 빠르게 반응하는 사회가 아니라 굉장히 폐쇄된 사회이기 때문”이라고 워싱턴 소재 헤리티지재단 산하 '국제무역경제센터' (Center for International Trade and Economics) 의 앤소니 김 연구원이 15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워싱턴에 소재한 보수성향의 민간 연구기관인 헤리티지 재단은 최근 미국 경제전문지 ‘월스트리트저널’ 신문과 공동으로 전 세계 국가별 ‘경제자유 지수’를 발표했습니다. 북한은 조사대상 1백57개국 중 1백57위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하위를 면치 못했습니다.

경제 자유도가 가장 높은 나라로는 홍콩이 꼽혀 14년 연속 1위를 차지했고 이어 싱가포르, 아일랜드, 호주, 미국의 순이었으며, 한국은 41위로 나타났습니다.

앤소니 김 연구원은 북한이 ‘경제자유 지수’에서 매년 전 세계 최하위를 기록하는 것은 경제정책에 대한 시각이 다른 나라들과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앤소니 김 연구원: “이는 단지 필요한 개혁이나 개방을 여러 가지 정치적인 문제에 의해서 미루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보면 굉장히 거부하는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낮은 점수는 북한이 갖고 있는 자유경제체제나 경제자유에 대한 강한 거부반응을 반영한다고 봐야겠습니다.”

북한은 연초부터 신년 공동사설 등을 통해 경제건설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는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김 연구원은 북한은 지금까지 말 뿐이었다며 회의적인 견해를 밝혔습니다.

앤소니 김 연구원: “특히 2000년대 초반에, 2001년 2002년 그쯤을 계기로 해서 굉장히 많은 개혁에 대한 얘기도 있었지만 그것이 말 뿐이었지 결국 연장되지는 않았기 때문에 어떤 큰 그림에서 봤을 때 굉장히 북한의 점수나 순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봐야 합니다.”

북한의 올해 경제자유 지수는 1백점 만점에서 불과 3점에 그쳐  90.3점을 받은 홍콩과는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경제자유 지수는 개인의 재산권 보호와 무역의 자유, 기업활동의 자유와 통화와 재정, 그리고 세율 등 10개 항목의 자유를 조사해 평가한 것입니다.

북한은 이번 조사에서 거의 모든 항목에서 자유의 부재를 의미하는 0점을 받았지만 투자의 자유, 개인 재산권 보호, 그리고 부패로부터의 자유에서는 각각 10점을 받아 주목됩니다.

김 연구원은 이 세 가지 분야에서 그나마 가능성이 조금 보인다며, 그동안 소수의 외국 기업들이 북한에 진출한 점도 지적했습니다.

앤소니 김 연구원: “이런 것들은 조그마한 변화를 암시하는거죠. 외국 기업이 대규모 기업도 아니고 많은 기업들은 아니지만 그런 움직임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고, 또 그런 움직임들이 어떤 면에서는 지속될 수 있는 가능성이 조금은 있기 때문에 저희도 조심스럽게 그런 평가를 하는 거죠.”

그러나 김 연구원은 북한은 앞으로 현실에 대한 냉철한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개방과 개혁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앤소니 김 연구원: “북한이 진정한 개혁이나 개방에 대한 의지가 없는 한 지금과 같은 상황으로서는 더 큰 투자나 변화를 갖고 올 수 있는 그런 것들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한편 헤리티지재단의 보고서는 한 나라가 경제적 자유를 많이 누릴수록 더 빠른 경제성장을 이루고, 국민들을 빈곤으로부터 벗어나게 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