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이 당초 이달 중순부터 이행하기로 합의했던 개성공단 통행시간 연장 조치가 상당기간 지연될 전망입니다. 북한 측이 통행시간 연장 조치의 전제조건으로 전력과 자재 등을 요구하고 있는 데다, 이에 대해 사실상 남한 측의 의사결정권을 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측이 이를 받아들일지 미지수이기 때문입니다. 자세한 소식 서울 VOA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남북한이 이달부터 확대하기로 합의했던 개성공단 통행시간이 일정기간 지연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오늘 “북측이 통행시간 확대를 위해 기술적인 문제 등을 요구했다”며 “통행시간 확대 조치가 조속히 시행되도록 협의가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북측은 통행시간 확대에 앞서 먼저, 비무장지대 도로의 야간 조명 등 전력 자재와, 관련 인원들의 업무용 차량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를 위해 남북은 ‘개성공단관리위원회’와 북측의 ‘중앙특구 개발지도총국’ 간 협의와 함께, 군 상황실 간의 접촉도 병행하고 있지만 쉽사리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남북은 지난 달 20일 개성공단협력분과위원회 1차 회의에서, 3통 문제 개선을 구체화하는 방안을 논의, 상시 통행시간을 이달 중순부터 적용키로 합의했었습니다.

통행시간 확대를 두고 북한과 이 같은 입장차를 보이자, 주무 부서인 통일부는 곤혹스러운 입장입니다.

해결해야 할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닙니다.

통행시간 확대 조치가 예산이 필요한 사안인 만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측에 설명을 해야 하는 부담도 따릅니다.

인수위원회가 최근 통일부 업무보고에서 남북 협력사업을 북 핵 해결의 진전상황을 봐가며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입니다.

인수위원회 이동관 대변인입니다.

이동관(대변인): “현재 당면과제가 북 핵 폐기에 있는 만큼 통일부도 이 문제에 업무에 집중해달라고 주문했습니다. 이 사안들은 1,2월 중에 후속회담을 갖고 현지조사를 거쳐 다시 재검토를 하기로 했습니다.”

인도주의적 사업은 계속되지만 사회간접자본 시설과 같은 중장기 사업은 타당성 조사를 거쳐 추진하겠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개성공단 2단계 사업이나 조선협력과 해주특구 등과 같은 대규모 경협은 당초 계획보다 늦춰지게 됐습니다.

통일부의 한 실무 당국자는 통행시간 확대 문제에 대해, “인수위원회와 협의도 해야 하고 북측의 요구도 들어야 하는 입장”이라며 “예정보다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개성공단관리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민간기업이 대거 참여하고 있는 개성공단의 경우, 전적으로 정부 당국의 결정이 좌우하는 만큼, 이행이 늦춰진다면 업무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차기 정부 출범 이전에 예정됐던, 남북간 회담과 현지조사에 대해서도 인수위원회와 사전협의를 거쳐 추진하기로 한 만큼, 속도조절이 불가피한 전망입니다.

또 인수위원회가 경협 사업들 중 상당 부분에서 재검토를 시사한 상황에서, 북측이 회의에 적극적으로 나설지도 의문입니다.

실제로 대선 이후 열렸던 ‘조선해운협력 분과위회의’와 ‘서해 평화협력특별지대 추진위원회 1차회의’ 등에서 북측은, 당장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를 남측에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결국 남측 정부는 다음 회의 일정을 잡는데 만족해야 했습니다.

새 정부 출범 전인 이달과 내달 중에, 북측과 열기로 합의한 회의와 현지조사는 자원개발협력 분과위회외와 베이징 올림픽 응원단 파견 접촉 등 약 십여 개에 달합니다.

또 해주특구 및 해주항 현지조사와, 기상협력 실무접촉과 개성공단 협력분과위회의도 예정돼있습니다.

따라서 이 같은 일정들이 순탄하게 진행될 지의 여부가, 새 정부 초반 남북관계의 풍향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습니다.

동국대학교 김용현 교수는 “만일 인수위원회에서 향후 경협 사업의 일정에 제동을 걸 경우, 남북 정상선언의 성실한 이행을 강조하는 북한과 일정기간 냉각기를 거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남북 관계의 진전으로 북핵 문제 해결의 지렛대가 만들어지는 시점에서, 자칫 남한 정부의 역할이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을 충분히 검토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외교안보연구원 전봉근 교수는 “핵 폐기와 경협 사업을 연계하는 새 정부의 정책으로 볼 때, 핵 폐기가 해결된다면 남북 경협은 이전보다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전봉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북한의 핵 문제가 해결단계에 들어간다면 북핵 문제가 1백% 해결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과도기적 단계를 거쳐 전면적인 대북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단계에선 약간의 정체 국면은 있더라도 중장기적으로 볼 때 6자 회담의 프로세스를 볼 때 핵 문제 해결과 더불어 남북관계의 확대 발전이 높아지리라 봅니다.”

1988년 7월 남북교류협력 특별선언을 계기로 시작된 남북경협은, 초창기 2천만 달러에서 지난 해 13억 5천만 달러로 무려 70배 가량 성장했습니다.

지난 해 남북 교역액은 17억 9천만 달러로, 이는 지난 2006년보다 33% 증가한 수칩니다.

이 가운데 개성공단과 경제협력 등 상업적 거래는 14억 달러로 54% 증가한 반면, 대북지원이나 에너지 지원 등 비상업적 거래는 3억 6천만 달러로 1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