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김만복 국가정보원장이 오늘 자신과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간의 대화록 유출 사건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김만복 국정원장의 사의 표명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화록 유출이 김 원장의 판단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입니다. 자세한 소식을 서울에 있는 VOA 김규환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1) 한국 내에서 큰 논란을 일으켰던 김만복 국정원장과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전부장 간 대화록 유출 파문으로 결국 김 원장이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구요?

답: 네,그렇습니다. 김만복 원장은 오늘 “최근 일부 언론에 국정원장인 저와 북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과의 면담록이 보도돼 물의를 야기한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사의를 표명함과 동시에 국민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습니다. 김만복 국정원장입니다.

“1월9일 오후 국정원 관계관을 통해 모 언론사 간부에게 면담록이 포함된 국정원장의 선거 하루전 방북배경과 경과를 설명하는 자료를 비보도를 전제로 전달한 바 있는데 결과적으로 본인의 불찰로 언론에 보도돼 큰 파문을 야기하게 됐습니다”

김만복 원장은 이어 “면담록은 12월18일 나의 방북 사실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소위 ‘북풍공작’ 의혹이 강하게 제기됨에 따라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기 위해 작성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질문 2) 김만복 원장이 유출한 대화록의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죠?

답: 네,국정원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보고자료에 따르면 김만복 원장은 평양에서 김양건 통전부장을 두 차례 만났으며,대선 결과와 남북 관계 전망,국정원장 교체 여부 등을 화제로 2시간30분 동안 대화를 나눈 것으로 드러났다고 중앙일보가 보도했습니다.

김만복 원장은 지난해 10월 노무현 대통령 내외가 남북 정상회담을 기념해 북한 중앙식물원에 심은 나무 앞에 놓인 표지석을 지난달 18일 가져가 설치했습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두 사람이 주고받은 대화록 중에는 김양건 부장은 “남북 회담이 지금처럼 많은 적이 없었다.”면서 “남북관계가 (대선 뒤에도) 유지됐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김만복 원장은 “남북관계는 남측에서 정권이 바뀌더라도 잘 유지될 것으로 본다.”며 “한나라당 당선이 확실하지만 한나라당의 대북정책도 화해 협력 기조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대답했습니다.

대화록에는 이어 북측 김 부장이 김 원장에게 “대선 뒤에도 국정원장직을 계속 맡느냐.”고 물었으며,김만복 원장은 “새 정부가 들어서면 곧바로 교체되며,이것이 남측 사회의 기본 질서”라고 대답했습니다.

(질문 3) 그런데 이 대화록이 어떻게 유출된 겁니까?

답: 네,중앙일보는 지난 10일자에서 대화록을 공개했습니다. 대화록이 공개되자 인수위 측은 곧바로 인수위 내부조사와 국정원에 보안 감사를 요청했고 이명박 당선인의 불호령까지 떨어졌습니다.

인수위는 다음날 자체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해당 문건을 접한 사람은 3명이고 그 가운데 2명은 국정원 파견 직원인 것으로 드러났다.”며 유출 진원지로 국정원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김 원장이 대선 전날 방북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북풍기획’ 의혹에 몰려 있었다는 점에서 애초부터 김 원장을 문건 유출의 당사자로 지목하기도 했습니다. 김 원장은 국정원이 자체 보안조사에 착수한 상황에서 “원장의 지시없이 문건이 언론에 유출됐겠느냐.”는 말이 나오면서 결국 간부들과 숙의 끝에 사퇴를 결정하고 청와대에 사의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질문 4) 김만복 국정원장의 사의 표명과 관련해 한국 사회의 반응에 대해 말씀해주시죠?

답: 네,인수위는 15일 김만복 원장의 사의를 표명한 데 대해 “국가 정보기관의 수장으로서 해서는 안되고 있어서도 안되는 국기 문란행위를 저지른 것”이라며 철저한 책임규명을 촉구했습니다.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은 “이번 사건은 참으로 안타깝고 불행한 일이지만 국정원장 개인의 사의 표명만으로 유야무야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김만복 원장 사의 표명과 관련해 조만간 사표 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천호선 청와대 홍보수석은 “김 원장의 사표 수리 여부를 검토할 것이며,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사실관계 여부를 바탕으로 김 원장의 업무수행 여부가 적절한지를 냉정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국정원 측은 이번 사건이 몰고올 파장에 대한 우려와 위기감에 휩싸였습니다. 한 국정원 관계자는 “미묘한 시기에 이번 사건이 터져 일부 직원들이 동요하는 모습도 있다.”면서 “원장의 사의 표명으로 이번 일이 일단락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질문 5) 그러고 보면 이번에 문제가 된 김만복 국가정보원장 외에도 한국의 역대 정보기관장들은 줄줄이 불명예 퇴진을 하지 않았습니까?

답: 네,그렇습니다. 김만복 원장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인수위 등에서 김 원장의 수사를 의뢰할 경우 검찰 수사를 받게될 처지에 놓이게 됐습니다. 결국 새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반복돼온 국정원에 대한 검찰 수사가 재현될 가능성이 높은 셈입니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5년 김대중 정부 시절 국정원장을 지낸 임동원 씨와 신건 씨도 불법감청에 관여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습니다.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은 박정희 당시 대통령을 살해하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고 김형욱 전 부장은 프랑스 파리에서 실종됐습니다. 이후락 전 부장은 망명길에 올랐고 장세동 전 안기부장은 5공비리 연루혐의로 수차례 구속됐고 6공 때 이현우 전안기부장은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김영삼 정부 시절 권영해 안기부장도 공안사건 조작 등에 연루돼 철창신세를 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