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미국이 주도하는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 PSI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다음 달에 출범할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 정부가 PSI에 참여할 경우 북한 측의 비난이 예상되지만 그렇다고 남북관계의 급속한 경색이나 군사적 충돌의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미국이 주도하는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 PSI에 정식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PSI는 대량살상무기의 국제적 확산을 막기 위해 미국의 주도로 지난 2003년 발족한 비공식 국제동맹으로, 회원국들이 불법 무기나 미사일 기술을 실은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을 검색하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세계 86개국이 PSI 구상의 회원국이며, 한국 정부는 남북 관계를 고려해 부분적으로만 참여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PSI를 “공해상에서 북한 선박을 나포하기 위한 해상봉쇄”로 인식하고 있으며, 한국 정부가 이 구상에 참여하지 않도록 여러 번 경고했습니다.

따라서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이명박 정부가 PSI에 정식으로 참여한다면 북한이 강하게 반발하며 북 핵 6자회담에도 비협조적으로 나올 공산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남북 관계가 급속히 경색되거나, 공해 상에서 무력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워싱턴 소재 정책연구소(Institute for Policy Studies)의 존 페퍼 외교정책 담당 국장은(Director of Foreign Policy in Focus) 지난 11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은 현재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고 중국과의 관계도 예전 같지 않다”며, “한국이 PSI에 전면 참여하면 비난을 퍼붓겠지만, 추가적인 적대시 정책이 없다면 현실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안보 분야 전문 연구기관인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분석관도 “북한은 이미 이명박 정부가 노무현 정부보다 강경한 정책을 취할 것을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PSI에 전면 참여할 경우 이를 비난하겠지만 놀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워싱턴 소재 브루킹스연구소의 국방 문제 전문가인 마이클 오핸런 선임연구원은 PSI의 적용을 소극적으로 해석하면서, 한국이 PSI에 참여해도 지금과 달라질 게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오핸런 연구원은 “PSI는 회원국들이 국내법을 활용해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을 막는 것이지 새로이 법을 만드는 것으로 해석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적용 대상도 자국 영해 내의 외국선박이나, 영해가 아닐 경우에는 국적선에 대해서 검색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북한 선박이 한국 영해에 자주 들어오지 않고, 북한이 한국이나 다른 서방국들의 선박을 이용하지 않는 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이 PSI에 가입해도 남북관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오핸런 연구원은 주장했습니다.

오핸런 연구원은 그럼에도, “이명박 정부는 PSI 전면 참여 여부와 같이 북한의 오해를 살만한 정책을 개별적으로 흘리기 보다는, 종합적인 대북 정책을 한꺼번에 공개하는 편이 낫다”고 지적했습니다.

정책연구소의 존 페퍼 국장은, “북한 비핵화에 전념해야 할 이 시점에 한국 정부가 PSI에 참여함으로서 북한을 자극하는 것은 실수”라고 지적하며, “부시 행정부도 현재 PSI가 아닌 6자회담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반대로 랜드 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박사는 “한국 정부가 PSI에 전면 참여함으로 해서 촉발되는 북한의 반발에 비해, 참여하지 않았을 때 미국과의 동맹이 와해(unravel)될 경우 오는 위험 부담이 더 크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