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북 핵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국제시장에서 북한의 채권 가격이 급상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올해의 경우 지난해와 같은 급상승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6자회담이 계속되는 한 북한 채권 가격의 상승세는 여전히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좀 더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북한이 미국 등 6자회담 참가국들로부터 지원을 받는 대가로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5년 전만 해도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으로 여겨졌던 북한 채권에 투자자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세계적인 경제, 금융 뉴스 전문 언론사인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해 주목됩니다.

이 통신은 영국 런던에 소재한 부도채권 전문 중개업체인 ‘엑소틱스 사’담당자의 말을 인용해, 4억 5천 9백만 달러 상당의 북한의 채권 가격이 지난 한해 36%, 그리고 지난 2006년 10월 북한의 핵실험 실시 이후 1년 2개월여 만에 60% 이상 증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엑소틱스 사’의 수석 경제연구원인 스튜어트 칼버하우스 씨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 채권은 지난해 다른 국제 부도채권들이 부실한 실적을 보인 것과는 달리 이례적으로 큰 폭의 가격상승을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칼버하우스 씨는 과거 몇 년 간 북한 채권의 가격은 줄곧  달러당 20센트 미만으로 아주 낮았다고 말하고, 하지만 지난해의 경우 이례적으로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다른 신흥시장 채권들은 지난8월 미국에서 시작된 이른바 `부실주택담보대출' 파동으로 인한 신용경색 위기로 거래가 크게 위축됐었다고 칼버하우스 씨는 말했습니다. 

실제로 북한 채권은 지난 2003년 달러당 13센트에 거래됐고, 2006년에는 달러당 18센트, 그리고 2007년 북 핵 2.13 합의 타결 직후에는 달러당 23.25센트에 거래됐습니다. 이후 북한이 지난 연말까지 핵 시설을 불능화하고 핵 신고를 완료하기로 약속하면서 더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칼버하우스 씨는 이처럼 지난해 북한 채권 가격이 크게 오른 이유는 북한의 핵 포기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심리가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칼버하우스 씨는 북한이 2.13 합의에 따른 결과를 빠른 시일 내에 보여주었고, 따라서 투자자들은 이를 북한이 국제사회와의 대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하는 등 상당히 긍적적인 시각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은 에너지 지원을 받는 대가로 핵 시설 불능화와 핵 목록 신고 등 비핵화의 일부 측면의 이행만을 약속했지만, 투자자들은 이로 인해 장기적으로 북한경제가 정상화되고 따라서 북한이 부채를 갚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게 됐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순조롭게 진행되던 북 핵 협상은 현재 핵 신고를 둘러싼 미국과 북한의 이견으로 교착상태에 빠져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말까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포함한 모든 핵 프로그램을 신고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북한은 또 핵 시설 불능화 작업 역시 6자회담 당사국들의 경제적 보상이 늦어진다는 이유로 속도를 늦춘 상태입니다.

칼버하우스 씨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채권의 가격 상승세는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칼버하우스 씨는 투자자들이 지난해와 같은 북한 채권 가격의 급상승은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는 비핵화의 쉬운 목표들은 이미 달성됐고, 이제부터 어려운 관문들이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자신은 6자회담이 계속되는 한, 그리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한 투자자들의 긍정적인 전망과 6자회담의 동력은 계속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칼버하우스 씨는 말했습니다. 

북한 채권은 지난 1998년 상반기에 남한이 북한을 흡수통일하고 그 부채를 갚아줄 것이라는 기대감에 한때 액면가의 60%에 거래되기도 했습니다. 북한 채권은 현재는 액면가의 32%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