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당선인 신분으로는 이례적으로 오늘 오전 서울의 국방부 청사를 방문했습니다. 이 당선인은 한국이 지구상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임을 강조하면서, 국방, 안보의 중요성을 역설했습니다. 이 당선인의 국방부 방문은 대북 포용정책에 선을 긋겠다는 의지를 거듭 확인하는 행보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서울 VOA 김환용 기자의 보도입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오늘 오전 당선인 신분으론 처음으로 국방부를 찾아 현황보고를 받았습니다. 이 당선인은 김장수 국방장관, 김관진 합참의장, 그리고 육.해.공군 참모총장 등과 환담한 자리에서, “우리는 지구상에서 유일한 분단국가”라면서 “국방과 안보를 중요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 당선자는 이어 “국방이 튼튼해야 전쟁을 억지하고 평화를 지킬 수 있다”고 강조하고 “앞으로 남북화해, 평화유지, 통일로 적극 나가겠지만 한편으로 국방이 튼튼하고 안보의식을 갖는 것은 국가의 기초라고 생각한다”고 안보관을 피력했습니다.

이 당선인은 국방부 방문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했습니다. 오는 15일로 예정된 한미연합사 방문에 앞서 국방부를 먼저 찾는 게 순리에 맞다고 생각했다는 얘깁니다. 당선인 신분으로 국방부를 방문하는 것이 현직 대통령에 대한 결례일 수 있다고 생각해 청와대에도 사전 양해를 구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장수 국방장관은 이에 대해 “역대 업무 인수인계 과정 또는 당선인이 취임하기 전까지 국방부에 온 적이 없었다”며 “당선인께서 연합사를 가기 전에 국방부를 오는 것이 좋겠다는 소망이 있었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습니다.

이 당선인의 국방부 방문이 이례적인 만큼 이에 대한 해석도 분분하게 나왔습니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이 당선인의 안보관과 국가관이 모호하다고 비판했던 일부 보수진영에 대해 안보를 중시하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목적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대북 포용정책을 견지해 온 과거 정부와의 차별성을 보다 분명히 하기 위한 일종의 대북 메시지라는 분석도 제기됐습니다. 국방연구원 차두현 박사입니다.

“북한이 쉽게 비핵화를 하지 않고 계속적으로 위협을 가할 경우 그에 대한 대비태세를 같이 강화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은 남북대화를 통해 비핵화 노력을 하지만 동시에 또 북한 핵 폐기라든가 군사위협에 대한  안정적인 억지 능력을 분명히 갖춰놓겠다는 무언의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볼 수 있죠”

이 당선인은 하지만 이번 국방부 방문이 자칫 대북관계에 있어서의 경직된 자세로 확대해석하는 것을 경계하기도 했습니다.

이 당선인은 “어떤 분들은 착각을 해서 안보의식을 강하게 하는 게 남북을 경색시키는 게 아니냐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또 당선인을 수행한 한나라당 황진하 의원도 “그런 분위기로 몰아가려고 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고 경계심을 나타냈습니다.

이 당선인은 지난해 10월 남북정상회담 공식 수행원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했다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꼿꼿한 자세로 악수를 나눠 화제가 됐던 김 장관을 격려해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이 당선인은 “지난 번 북한을 다녀오면서 고생이 많았다”고 격려하자 김 장관은 “다른 사람이 장관을 했더라도 아마 똑같이 했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한편 이 당선인이 오늘 방문 중 피력한 ‘국방강화론’에 대해 군 관계자들은 상당 부분 공감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군 관계자는 “군이 강력한 전쟁억지력을 갖추는 것이야말로 정부의 대북정책을 뒷받침해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진정한 평화는 군대가 강할 때 가능하다”면서 “이 당선인도 이런 인식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공감을 표시했습니다.

군 관계자들은 또 이 당선인의 국방강화론이 첨단무기 확보와 정예병력 육성에 중점을 두는 새 정부의 국방 정책으로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실제 이 당선인은 대통령 선거기간 동안 최첨단 전력구조를 구축하고 연구개발비를 선진국 수준으로 상향조정하는 한편 군의 정신교육을 강화할 것을 국방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비해 고(高) 고도 무인 정찰기 등 감시장비와 유도무기, 고성능 전투기 등의 전력화 작업이 순탄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당선인이 군의 첨단화 못지 않게 효율성도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국방력을 강화하는 한편 군살빼기 노력도 주문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됩니다.

일각에선 이 당선인이 국회에서 충분한 국방예산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돕되 지원하는 만큼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를 꼼꼼하게 따지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당선인은 김 장관 등과의 환담을 마친 뒤 청사 지하 2층에 마련된 군사지휘본부로 이동해 근무현황을 점검하고 상황보고를 받으면서 당초 예정보다 30분 정도 더 머문 뒤 국방부를 떠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