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측이 마감시한을 넘긴 북한의 핵 프로그램 신고 시한으로 2월 말을 다시 제시한 가운데, 북 핵 6자회담의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중국은 6자회담 수석대표 회의를 개최하기 위한 준비가 돼 있지 않은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힐 차관보는 11일 중국 방문을 마치고 러시아로 출발하면서, 북한의 솔직하고 완전한 핵 신고를 위해 앞으로 몇 주 동안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지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 핵 6자회담의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10일 중국 측은 6자 수석대표 회담을 열 준비가 돼 있지 않은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힐 차관보는 이 날 중국 베이징에서 북 핵 6자회담 중국 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과 만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다웨이 부부장에게 6자회담 개최의 구체적인 시기를 계획 중이냐고 물었지만 우 부부장은 그렇지 않다고 밝혔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중국 측은 미국과 마찬가지로 북한의 비핵화 2단계 조치 이행에 보다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이달 중 열려 북 핵 협상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됐던 비공식 6자 수석대표 회담의 조기 개최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힐 차관보는 서울에서 6자회담의 한국 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나 오는 20일께  6자 수석대표 회담을 여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은 바 있습니다.

힐 차관보는 또 북한이 핵 프로그램 목록을 신고하면 비핵화의 최종 단계에 매우 근접해질 것이라는 생각에 따라 논의를 계속하기로 했다며, 중국 측은 전반적인 비핵화 진전 상황, 그리고 일단 비핵화 조치 3단계로 돌입하면 중대한 진전을 이룰 수 있다는 데 대해 매우 낙관하고 있는 것으로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북 핵 6자회담의 다음 단계로 진전하기 위해 북한은 핵 신고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면서도 미국 정부는 북한이 당장 부정확하고 불완전한 신고를 하도록 강요하지는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북한이 핵 신고를 주저하는 데는 과거의 핵 관련 활동을 수정해야 하기 때문에 특정 활동이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이유도 있을 것이라며, 북한은 특정 활동이 알려지면 그에 대한 추가적인 질의나 안보상의 또다른 문제를 야기하게 되는 데 대해 우려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그러나 '특정 활동'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습니다.

힐 차관보는 11일 중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6자회담 러시아 측 대표단과의 회담을 위해 모스크바로 떠나면서 기자들에게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솔직하고 완전하게 신고하도록 몇 주 간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 신고와 관련해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는 북한에 달려있다며 북한 측의 합의사항 이행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한편, 미국의 대표적인 대북 강경론자인 존 볼튼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11일 조지 부시 대통령은 어떤 논란의 여지도 없이 북한에 대해 그 누구도 기대할 수 없을 정도의 기회를 줬다며, 그러므로 이제 부시 대통령은 대북 정책 노선을 정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볼튼 전 대사는 이 날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에 기고한 '북한의 진짜 색깔'이란 제목의 칼럼에서, 북한은 지난 1년 간 합의사항을 이행하지 않고 시간만 끌어왔다면서, 부시 대통령은 대북 강경정책 재개를 통해 적어도 차기 정부가 보다 강경하고, 보다 현실적인 정책으로 선회하도록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