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들어서는 한국의 새 정부는 북한도 이제는 외부지원을 일방적으로 받지만 말고 할 일을 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깨닫게 해야 한다고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가 밝혔습니다. 이 전문가는 또 한국의 이명박 정부는 포용력과 강경함을 적절히 갖춘 대북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존폐 논란이 일고 있는 통일부는 존속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손지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연구소 (Institute for Defense Analyses)의 오공단 박사는 한국에 새 정부가 들어서도 화해와 협력이라는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 기본원칙은 계속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오 박사는 9일 주미 한국대사관 홍보원인 코러스 하우스에서 `차기 한국 정부의 목표' 란 주제로 가진 강연에서, 다음 달 취임하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대북정책에 대한 나름의 견해를 밝혔습니다.

오 박사는 먼저, 빈곤으로 허덕이는 북한도 한반도의 일부분이라며, 남북 간에는 화해와 협력 밖에 방법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오 박사는 북한은 개방되고 정직하고 열심히 일하는 자본주의 국가가 아니고, 정상적인 국가도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오 박사는 북한은 자체적으로 “아무 것도 안하면서 다른 나라들로부터 각종 지원을 잘 받아내는 나라”라면서, 무조건적인 대북 지원은 북한 권력 엘리트층에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과의 좋은 협력관계를 이용해 자신들은 손 하나 까딱 안해도 한국 측이 비료와 쌀을 지원하고 사회기반시설 구축, 정보통신 장비 등을 지원해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오 박사는 한국은 이제 북한도 제 몫을 해야 (pitch in) 한다는 점을 분명히 깨닫게 해야 한다며,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이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습니다.

오 박사는 “이 당선인은 한국이 북한에 열을 줄 때 도로 열을 받으려는 식의 상호주의 원칙을 내세우는 게 아니라”며, “한국은 자원이 풍부한 데 비해 북한은 한국에 아무 것도 줄 수 없다는 것을 잘 안다”고 말했습니다. 대신 이 당선인은 북한이 이산가족 1백 명씩이 아니라 한번에 수천 명이 상봉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을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오 박사는 한국의 대북정책은 앞으로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이 당선인이 포용력 (open-minded)과 강경함을 동시에 갖춘 균형있는 입장을 취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오 박사는 이밖에 새 정부 인수위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통일부 폐지론에 대해, 통일부는 계속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통일부는 그동안 정부조직 개편안의 일환으로 폐지 가능성이 거론돼 왔습니다. 그러나 남북관계의 특수성과 상징성을 감안해 통일부를 존속시키되 기능을 축소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고 한국 언론들은 10일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오 박사는 통일부는 지금까지 남북관계와 관련한 “전문지식 (know-how)과 기술, 인력, 연락망 (network)을 구축하고 북한과의 우호관계를 다져온 만큼, 특수성을 지닌 부처”라며  따라서 지금은 통일부를 없앨 때가 아니라 현명하게 잘 활용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