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이 생길 경우 중국 정부는 인민해방군을 투입해 질서를 회복시키고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를 확보하는 등의 비상대책을 갖고 있다고 미국 워싱턴의 한 연구기관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주장했습니다. 보고서는 특히 중국은  북한의 질서가 급속히 무너지면 유엔 등 국제사회와의 공조 없이 단독행동에 나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중국은 북한에 극심한 혼란상황이 발생할 경우  인민해방군을 투입해 질서를 복구하고 핵무기를 확보하는  비상계획을 갖고 있다고 워싱턴에 소재한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와 미국평화연구소 USIP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두 연구기관의 전문가들이 지난해 6월 중국을 방문해 현지의 군사 및 북한 전문가들과의 토론을 거쳐 작성됐습니다.

보고서는 중국 인민해방군 연구진의 발언내용 등을 인용해, 중국은 북한의 비상사태에 대해 “인민해방군이 수행할 수도 있는 세 가지 작전을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루기 힘든 이웃 감시하기' (Keeping an Eye on an Unruly Neighbor) 라는 제목의 이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의 세 가지 작전에는 “난민을 지원하거나 자연재해 이후 원조를 제공하는 등의 인도적 작전”, “민간 경찰 활동을 통한 치안유지 작전”등이 있습니다. 또, 환경통제 작전도 있는데, 이는 “중국과 북한 국경선 인근의 북한 핵 시설이 공격을 받아 생기는 핵 오염을 정화하고 핵무기와 핵물질을 확보하는 작전”입니다.

중국의 이같은 단독적인 군사행동은 북한의 내부질서 붕괴에 대해 국제사회가 시의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할 경우 일어날 것이라고 보고서는 밝히고 있습니다.

보고서의 공동 저자 중 한 명인 미국평화연구소의 존 박 연구원은  8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중국은 군사력 투입에 앞서 유엔 등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조하는 것을 선호하지만, 판단의 기준은 북한 내부의 질서가 얼마나 급속히 붕괴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존 박 연구원은 설령 중국의 군사개입이 일어나더라도, 이는 북한의 무정부 상태에 대한 대응이므로 주권침해나 침략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은 북한과의 우호조약에 따라 제3국의 침략 등으로 북한에 전쟁상태가 발생할 경우 자동적으로 군사력을 개입하도록 돼 있습니다.

존 박 연구원은 인민해방군의 비상계획은 북한의 극심한 혼돈 상태에 대한 대응의 개념이지, 선제행동의 개념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중국은 북한의 정치적 안정상태를 면밀히 관찰하고 있으며, 치안유지를 위해 북한에 전략적으로 원조를 공급하고 있다고 존 박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존 박 연구원은 그러나 중국 인민해방군이 북한에 투입될 수 있다는 비상계획이 확대해석되는 것을 경계했습니다. 존 박 연구원은 어떤 나라든 수많은 비상사태를 가정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있다며, 이번 보고서는 중국 정부의 구체적인 정책방향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보고서 작성에는 아시아재단의 스콧 스나이더 연구원과 보니 글레이저 연구원이 함께 참여했습니다.

한편 중국 외교부의 장유 대변인은 이번 보고서와 관련, 중국은 유사시 북한 핵무기를 확보하기 위해 군사력을 북한에 투입한다는 전략에 대해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