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국의 대통령직 인수위에서 거론되고 있는 미국과 한국의 전시작전통제권  합의 재협상과 관련해 엇갈린 견해가 나오고 있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좀 더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미국 뉴욕에 소재한 ‘코리아 소사이어티’의 한반도 전문가인 에반스 리비어 회장은 8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회견에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의 재협상은 실질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부차관보를 지낸 리비어 회장은 미국과 한국이 이룬 합의는 훌륭한 합의로 양측의 우려사안을 모두 반영하고 있다며, 특히 한국이 오랜 기간 제기해온 양국 관계의 본질과 관련한 우려들을 미국이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리비어 회장은 양측이 지금까지 협상 과정에 너무나 많은 것을 투자했기 때문에 이를 재협상한다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미국 해병대 지휘참모대학의 브루스 벡톨 박사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전작권 재협상은 불가능한 것이 아니며, 전환 시기도 한-미 간에 합의된 2012년 이후로 미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벡톨 박사는 무엇보다 북한이 현실적으로 2012년까지도 핵무기를 투명하게 포기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벡톨 박사는 또 한미연합사령부(CFC: Combined Forces Command)가 수행하는 주요 임무 가운데 하나는 북한의 비대칭적 재래식 군사위협에 대응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한국군이 2012년까지 이같은 위협에 대응할 만한 군사력을 갖추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벡톨 박사는 북한의 비대칭적인 재래식 군사위협은 비무장지대를 따라 배치된 장거리 포와, KN2 단거리 스커드 탄도 미사일, 그리고 8만에서 10만 명에 이르는 특수작전 병력 등 3개 축으로 구성돼 있다며, 이런 위협에 맞서기 위해서는 강력한 최첨단 C4I 체계와 공군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C4I 체계는 지휘통제 자동화를 의미하는 디지털 통신망과 컴퓨터를 활용해 모든 정보를 신속하게 전송, 공유하는 방식으로 작전을 지휘, 통제하는 시스템을 말합니다. 하지만 벡톨 박사는 한국이 2012년까지 독자적인 C4I 체계를 갖추고 미국의 체계에 통합될 수 있는 수준으로 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벡톨 교수는 아마도 2015년에서 2020년 사이가 좀 더 현실적인 전작권 전환 시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벡톨 교수는 하지만 전작권 전환 시기는 북한의 위협과  미국과 한국 간의 협력, 그리고 한국 정부가 위협에 대응해 지출할 의사가 있는 비용 규모 등 여러 가지 요소에 따라 결정된다고 말했습니다. 

벡톨 교수는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적합한 무기구매가 중요하다고 말하고, 하지만 노무현 정부는 이에 집중하지 않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즉 최신형 F-15K전투기 도입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장치를 장착한 F-15K를 적당한 수 도입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설명입니다.       

이에 대해 코리아 소사이어티의 에반스 리비어 회장은 북한 핵 등 안보 문제가 전작권 이양 시기와 직접 결부돼 있는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리비어 회장은 북 핵 문제가 전작권 전환 문제와 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별도의 트랙을 달리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리비어 회장은 미국과 한국 양측이 전작권 전환 기간 동안 국방 능력을 최대한 강력히 유지하고, 누구도 이 시기를 이용해 한미 동맹관계의 근본적인 강점을 잘못 해석하지 않도록 하는 많은 조항들을 합의에 포함시킨 사실을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