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4일 핵 프로그램 신고를 이미 했다는 북한의 주장에 대해 아직 완전한 핵 신고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앞서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지난해 11월 이미 핵 신고서를 미국에 전달했다며, 이 문제와 관련한 논란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 손지흔 기자가 좀 더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미국 정부는 4일 핵 프로그램 신고를 이미 마쳤다는 북한의 주장에 이의를 제기하면서도 이번 논란이 북 핵 6자회담 합의 이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4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지난해 11월 핵 신고서를 작성해, 미국 측에 통보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담화에서 또 핵 신고와 관련해 “사실상 자기 할 바를 다한 상태”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숀 맥코맥 (Sean McCormack)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은 그동안 북한 측과 핵 신고서가 담아야 할 내용에 관해 논의를 해왔지만 아직 최종 신고서는 받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맥코맥 대변인은 “북한이 약속한 것은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에 최종 신고서를 내겠다는 것”이라며, 미국은 “이를 아직 받지 못했고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맥코맥 대변인은 이어 북한이 “자기네들 방식으로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6자회담 참가국들 가운데 어느 나라도 핵 합의 이행을 저버리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맥코맥 대변인은 이와 함께 북한이 핵 신고를 하는 시점보다 완전한 핵 신고가 이뤄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미국의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습니다.

북한은 이날 담화에서 특히 핵심쟁점인 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에 대해 자세히 언급했습니다. 담화는 “미국의 요청대로 수입 알루미늄 관이 이용된 일부 군사시설까지 특례적으로 참관시키고 시료도 제공하면서 문제의 알루미늄 관이 우라늄 농축과는 관계가 없다는 것을 성의있게 다 해명해 주었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이밖에 시리아와의 핵 협력설에 대해서도 "이미 10.3 합의 문건에 핵무기와 기술, 지식을 이전하지 않는다는 공약을 명문화한 것이 우리의 대답"이라며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북한은 이어 ‘행동 대 행동’ 합의를 거듭 강조하면서,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우리 나라를 삭제하고 우리 나라에 대한 적성국 교역법 적용을 종식하기로 한 미국의 의무사항도 이행되지 않고 있다"며 "6자 중에서 북한의 의무 이행이 제일 앞서 있다고 말할 수 있다"고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맥코맥 대변인은 북한 측이 11월에 핵 신고서를 서류로 제출했는지, 알루미늄 관과 관련한 군사시설을 보여줬는지에 대해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완전하고 정확한 핵 신고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만 말했습니다.

고든 존드로 (Gordon Johndroe)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도 "유감스럽게도 미국은 아직 완전하고 정확한 신고를 받지 못했다며 “6자회담에서 합의된 혜택을 모두가 누릴 수 있도록 북한이 빨리 핵 프로그램을 신고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10.3 합의에 따라 지난 12월 31일까지 모든 핵 프로그램과 시설, 물질, 확산 활동 등을 신고하기로 약속한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6자회담의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오는 7일 일본을 시작으로 다시 6자회담 참가국 순방 길에 나섭니다. 힐 차관보는 7일부터 12일까지 일본과 한국, 중국, 러시아 4개국을 차례로 방문해 핵 신고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북한은 힐 차관보의 이번 방문국에 포함돼 있지 않습니다.

한편, 북한은 4일 당 기관지인 '노동신문' 논평을 통해 핵 억제력을 앞으로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노동신문은 "핵 군축의 막 뒤에서 새로운 핵무기 개발과 생산을 다그치면서 세계에 핵 전쟁 위험을 몰아오고 있는 미국 내 핵 전쟁 광신자들의 범죄적 흉계는 달라진 것이 없다"면서 북한은 "미국의 핵 전쟁 책동이 강화되고 있는 데 대처해 전쟁억제력을 더욱 튼튼히 다져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노동신문의 논평은 대외적인 선전을 위한 것으로, 북한 당국이 실제로 취하는 입장과 반드시 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외신들은 북한이 핵 폐기 협상이 진행 중인 와중에 핵 폐기와는 반대 개념인 억제력 강화를 주장한 데 대해 주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