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은 2008년 새해를 맞아 미-북 관계와 남북관계, 정치안보, 경제, 인권 등 한반도 관련 주요 쟁점들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보는 특집 인터뷰를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그 첫 번째 순서로 워싱턴 소재 존스홉킨스대학교 국제대학원의 돈 오버도퍼 교수와의 대담을 통해 올 한 해 미-북 관계를 전망해 봅니다. 오버도퍼 교수는 미국의 유력지인 `워싱턴포스트' 신문의 외교 전문기자 출신으로, 미국 내 한반도 관련 인사 중 원로급에 속하는 전문가입니다. 김근삼 기자가 오버도퍼 교수를 인터뷰했습니다.

문: 오버도퍼 교수님, 지난해 미-북 관계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연초 베를린에서의 양자회동을 시작으로 한반도 비핵화 노력과 함께 민간 차원의 교류도 적극적으로 이뤄진 한 해였는데요. 새해 미-북 관계를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답: 전반적으로 지난해의 안정적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봅니다. 미-북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남북관계입니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한국은 미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이니까요. 남북관계는 정상회담을 거치면서 현재 매우 안정적인 상태에 있습니다. 남북관계가 안정적이라면 미-북 관계도 안정적일 것이고, 크지는 않겠지만 발전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미-북 관계가 남북관계 이상으로, 또 남북관계보다 앞서 발전하기는 힘들 것으로 봅니다.

문: 미-북 관계에서 남북관계가 중요하다고 하셨는데요. 올 해 한국은 이명박 정부가 새로 들어서면서, 대북정책에 변화가 있고, 특히 과거에 비해 남북한 협력 확대가 조심스러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은데요?

답: 그런 의견에 동의합니다. 지난해 이명박 당선자와 두 차례 긴 대화를 가졌고, 북한에 대한 얘기도 나눴습니다. 이 당선자는 대북지원이나 경제협력이 상호적이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남북 간에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또 과거의 적대적 관계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의지도 밝혔습니다. 따라서 남북관계에 변화가 있더라도 한반도에 위기를 가져올 정도로 극적이지는 않을 것이고, 미-북 관계도 안정적으로 갈 것입니다.

문: 다시 미-북 관계로 돌아가서요,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양국 정부의 의지가 중요한데요.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답: 북한의 궁극적인 목적이 관계정상화인지는 모르겠지만, 북한은 미국과 합리적이고 실질적인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여러 가지 이득이 있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미국의 생각도 이와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특히 미국도 올해 대통령 선거를 하는데요, 새 정부도 북한과 합리적이고 실질적이며,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려 할 것입니다.

저는 2006년 북한의 핵실험 이후, 남북관계는 물론 미-북 관계도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제 자신도 핵실험으로 한반도에서 외교는 끝났다고 생각했었는데, 실제로는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외교가 시작됐습니다. 미국이나 한국 정부가 교체되더라도 이런 국면은 계속될 겁니다. 다만, 북한이 다른 나라들을 위협하는 행동을 한다면 상황이 달라지겠지만, 이는 북한의 이해에 부합되지 않고, 또 북한이 그럴 조짐을 보이지도 않고 있습니다.

문: 미-북 관계에서 미국 정부의 궁극적인 목표가 뭐라고 보십니까? 북한과의 외교관계 수립입니까?

답: 미국의 궁극적인 목표는 외교관계 수립이 아닙니다. 한반도의 안정입니다. 북한과의 관계 개선은 궁극적인 목표인 한반도 안정에 도움이 되죠. 그런 의미에서 지난해는 미국의 대북 정책에 있어서 성공적인 한 해였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비핵화 과정을 진행하면서, 핵실험이 실시된 2006년에 비해서는 훨씬 안정을 찾았으니까요.

문: 그런데, 미-북 관계는 북한의 비핵화와 직결돼 있지 않습니까? 만약 북한이 6자회담의 합의를 지키지 않고 이번 기회를 놓친다면 당분간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있지 않습니까?

답: 여러 해 동안 외교 분야를 취재한 기자의 입장에서 말하면, 외교관계에서 '마지막 기회'라고 부를만한 상황은 거의 없습니다. 북 핵 문제에서도 저는 북한이 어떻게든 약속을 이행할 것이라고 강하게 믿습니다. 하지만 설사 북한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더라도, 미국의 대북 정책에 대한 국내외적 압력은 커지겠지만 결국은 문제 해결을 위한 진전의 길을 다시 모색할 것입니다.

문: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서 가장 중요한 현안은 핵 신고일텐데요. 지난 연말로 정해졌던 완료 시한이 이미 지나지 않았습니까?

답: 핵 신고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보여주는 매우 중대한 과정인데, 저는 완전하지는 않더라도 북한이 올해 핵 신고를 할 것으로 봅니다. 북한으로서도 핵 신고를 하고 미국과의 관계를 진전시키는 것이 득이 됩니다. (20:20) 또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반복해서 핵 문제의 진전과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원한다고 말해왔고, 실제 그렇게 행동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북한의 핵 신고가 완전하지는 않더라도, 정확하고 또 합리적인 내용이여야 할 것입니다.

문: 지난해 미-북 관계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요, 올들어  더 활성화될 것으로 보십니까?

답: 물론입니다. 우선 뉴욕 필하모닉의 평양 공연을 비롯해서 이미 확정된 계획들이 여러 가지 있는데요, 취소될만한 이유가 아직 없습니다.

문: 일부에서는 미-북 관계의 진전을 바탕으로 부시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는데요.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답: 가능성을 완전히 배재하지는 않겠습니다. 물론 현 상황에서 부시 대통령의 방북이 이뤄지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또 부시 대통령이 방북을 굉장히 원하는 것 같지도 않구요. 하지만 외교적인 신기원을 이루고 또 많은 사람의 찬사를 받는 것은 대통령에게 매우 끌리는 일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시간적으로는 어렵지만, 방북이 전혀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봅니다. 또 앞으로 남은 임기 1년은 여전히 길다면 긴 시간입니다.

문: 마지막으로 미-북 관계 개선에 대한 한반도 주변국들, 특히 6자회담 당사국들의 입장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답: 우선 한국은 당연히 미-북 관계 개선을 원하고, 이명박 당선자의 입장도 마찬가지로 보입니다. 중국도 미-북 관계 진전을 원합니다. 탈북자 문제, 또 대북 투자 등과 관련해서 북한의 안정을 바라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일본은 미-북 관계 개선에 따른 보상도 거의 없지만, 그렇다고 관계 진전을 가로막을 영향력도 없다고 봅니다.

지금까지 2008년 특집인터뷰 첫 번째 순서로, 존스홉킨스대학 돈 오버도퍼 교수로부터 올해 미-북 관계 전망을 들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