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008년은 북한의 향후 10년을 좌우하는 결정적 한 해가 될 전망입니다. 최고 지도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올 한 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북한은 ‘낙원으로의 행군’을 할 수도 있고, 거꾸로 다시 ‘고난의 행군’을 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북한이 현재 어떤 상황에 처해 있으며, 이 도전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 수 있을지 전망해 봅니다. 최원기 기자입니다.

2008년은 북한이 이른바 ‘강성대국’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한 해가 될 전망입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0년 전인 1998년 북한의 국가목표로 ‘강성대국’을 제시했습니다. 강성대국은 사상,경제,군사 3가지 분야에서 강대국이 되는 것입니다. 북한은 이미 3가지 분야 중 사상과 군사 분야에서 목표를 달성했다고 주장합니다. 1990년 이래 사회주의 국가들이 줄줄이 무너지는 와중에도 북한은 체제를 지켰으며2006년 10월 지하 핵실험으로 군사강국이 됐다는 것입니다.

다만 경제 분야는 얘기가 다릅니다. 북한은 지금도 식량난과 에너지난을 겪고 있습니다. 당 간부들은 사정이 낫겠지만 대부분의 북한주민들은 여전히 끼니 걱정을 하며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의 전현준 박사는 2008년이 북한이 경제강국으로 나아가게 될지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북한 내부사정에 밝은 서울 국민대학교의 정창현 교수는  북한 당국이 내부적으로 계획경제와 시장경제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 연구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지난 '90년대 중반 이후 계속된 경제난으로 북한에서는 장마당과 개성공단처럼 중앙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 시장경제 부문이 등장했습니다. 따라서 북한 당국은 경제발전을 위해 이 두 가지 이질적인 요소를 어떻게 운영해 나갈지 고민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이 경제강국이 되려면 미국과의 관계개선이 필수적 입니다. 중국, 베트남 같은 사회주의 국가들은 모두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통해 안보를 튼튼히 하고 경제발전도 이뤘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이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 때문에 지하 핵실험 강행 후 이를 곧바로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위한 카드로 활용했습니다.

미국의 조지 부시 대통령도 핵만 폐기하면 북한과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이 핵을 폐기할 경우 김정일 위원장과 만나 정상회담을 하고 평화협정에 서명할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이 핵 문제와 관련해 첫 발자국을 잘 떼어놨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북한이 앞으로 계속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문제는 시간입니다. 부시 대통령의 임기는 내년 1월에 끝납니다. 만일 김정일 위원장이 핵 신고와 핵 폐기에 지나치게 뜸을 들여 올해 하반기에 워싱턴에 접근한다면 미-북 관계 개선은 힘들어질 수도 있습니다. 북한은 8년 전에도  당시 클린턴 대통령의 임기를 불과 석달 앞두고 미국에 접근했지만 미국 내 정치적 사정으로 인해 결국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북한 전문가인 국민대 정창현 교수는 김정일 위원장이 지난번 실패를 거울로 삼아 올 상반기 안에 미국과의 관계를 마무리지으려 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남북관계도 김정일 위원장이 추구하는 북한경제 회생의 큰 변수입니다. 지난 10년 간 남북관계는 질적,양적으로 크게 발전했습니다. 현재 한해 10만 명 이상의 한국 사람들이 북한을 방문하고, 남북 교역량도 10억 달러가 넘습니다. 또 한국은 지난해 40만t의 쌀과 비료를 북한에 대줬습니다. 북한경제 회생의 열쇠를 차기 이명박 대통령이 쥐고 있다는 뜻입니다.

서울 통일연구원의 전현준 박사는 김정일 위원장이 핵만 폐기한다면 이명박 정부도 남북대화와 대북 지원을 계속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결국 북한이 경제강국으로 나아가느냐 이대로 주저앉느냐 하는 것은 김정일 위원장에 달려있는 것 같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통 큰 결단을 내려 핵을 깨끗이 포기할 경우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통해 경제회생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남북관계도 순조롭게 풀려갈 것입니다.

반대로 북한이 시간을 지나치게 끌거나 핵을 폐기하지 않을 경우 미국과 한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결의안 1718호를 근거로 다시 대북 압박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 경우 북한경제는 발전은커녕 뒷걸음치게 될 것이고, 주민들은 또다시 고난의 행군길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2008년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건국한 지 꼭 6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올해를 위기의 한 해로 몰아갈지, 아니면 기회의 한 해로 활용할지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