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은 2007년을 마감하면서 올 한해 북한 관련 소식을 미-북 관계, 남북관계, 경제, 인권, 사회, 핵 문제 등 분야별로 살펴보는 연말 특집기획을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마지막 순서로 올 한 해 북한 핵 문제를 최원기 기자와 함께 정리해보겠습니다.

엠시) 최 기자, 2007년은 북한 핵 문제로 시작해서 핵 문제로 끝났다고 할 수 있을 만큼 핵 문제로 우여곡절을 많아 겪었던 한 해였습니다. 먼저 핵 문제가 올해 어떻게 시작돼 어떻게 전개됐는지 순서대로 살펴볼까요?

최)네, 올해는 북한 핵 문제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한 해였습니다. 지난해 10월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자 유엔 안보리는 대북 제재결의안 1718호를 채택했고, 한반도에는 무력충돌의 검은 먹구름이 드리워졌습니다. 그러나 위기상황으로 치닫던 북한 핵 문제는 올해 2.13 합의와 10.3 합의를 거쳐 이제는 불능화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엠시) 우선 2.13합의가 어떻게 이뤄졌는지 살펴볼까요?

최) 네, 북한이 핵실험을 하자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미-북 관계가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와 정반대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자 미 국무부의 크리스토퍼 힐 동아태 차관보는 지난 1월 16일  외교관례를 깨고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베를린에서 직접 만났습니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미-북 양국은 주고 받기식 거래를 통해 핵 문제 해결을 위한 합의에 이르렀습니다. 여기서 당시 미-북 회동을 지켜보았던 한국의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의 말을 통해 당시 분위기를 다시 한번 느껴볼까요.

엠시) 2.13합의는 핵 문제 해결의 초석이 된 중요한 합의가 아닙니까. 합의의 골자를 좀 소개해 주시죠.

최) 앞서 말씀드린대로 힐 차관보와 김계관 부상은 베를린에서 미-북 회동을 통해 핵 문제 해결을 위한 대강의 합의를 이뤘구요. 그 합의에 기초해 미국과 북한, 한국과 중국,일본,러시아 6개국이 2월 초에 베이징에서 만나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청사진을 만들었는데요, 이것이 바로 2.13 합의입니다. 2.13 합의는 크게 3가지 내용으로 이뤄져  있는데요. 우선 북한 핵 문제를 단계적으로 해결한다는 방침에 따라 60일 이내에 북한의 핵 시설을 불능화하기로 했습니다. 또 6자회담 산하에 한반도 비핵화, 미-북 관계 정상화, 대북 에너지 지원 등 5개 실무그룹을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아울러 핵 불능화의 대가로 중유 1백만t을 북한에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엠시) 그런데, 한가지 이상한 것이 있군요. 방금 북한이 60일 이내에 핵 불능화를 하기로 했다는데, 실제로 영변 핵 시설 불능화는 지난11월부터 시작됐거든요. 왜 이런 시차가 발생한 것입니까?

최) 북한 핵 문제가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BDA)라는 뜻하지 않은 복병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당초 미국의 힐 차관보는 BDA에 동결된 북한 자금 2천5백만 달러를 빨리  돌려주고 북한 핵 시설 불능화에 착수하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미국이 BDA에 동결된 자금을 해제했는데 막상 이 돈을 북한에 송금해줄 은행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 자금을 송금해줄 경우 미국으로부터 ‘돈세탁 은행’으로 낙인 찍힐 것을 우려한 나머지 중국 은행들이 몸을 사렸습니다. 결국 미국의 연방은행과 러시아 은행이 나선 끝에, 그로부터 석달 뒤인 6월 15일에야 송금이 완료되고 2.13합의가 이행될 수 있었습니다. 당시 북한이 얼마나 BDA 문제에 강경했는지 김계관 부상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죠.

엠시) 한반도 비핵화가 참으로 어렵게 첫 발을 떼어놓은 셈인데요, 그렇다면  BDA 송금 이후 1단계는 순조롭게 이행이 됐습니까?

최) BDA문제가 풀리면서 북 핵 1단계 조치는 일사천리로 진행됐습니다. 우선 힐 차관보가 6월 21일 최초로 평양을 방문했습니다. 또 북한이 영변 핵 시설을 가동 중단하자 국제원자력기구 (IAEA) 감시단이 복귀하고, 한국은 그 대가로 중유5만t과 쌀 40만t을 제공했습니다.또 6자회담 산하의 5개 실무회의도 차례로 열렸습니다.

엠시) 앞서 미국의 힐 차관보와 북한의 김계관 부상이 베를린 회동을 통해 1단계 비핵화 조치에 합의했다고 말했는데 그렇다면 2단계 비핵화는 어떤 과정을 통해 마련됐습니까?

최) 2단계 비핵화 조치도 지난 9월2일 제네바에서 열린 미-북 양자 회동에서 나왔습니다. 힐 차관보와 김계관 부상은 이 자리에서 장시간 회동한 끝에 일련의 주고받기에 합의했습니다. 우선 북한은 올 연말까지 핵 시설을 불능화하고 핵 신고를 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면 미국은 북한의 행동에 발맞춰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고 적성국 교역법도 적용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6자회담 참가국들이 한달 뒤 베이징에서 만나 이같은 합의 내용을 문서화 했는데요, 바로 이것이 10.3합의입니다. 여기서 힐 차관보의 당시 발언을 들어보시죠.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는 6자회담이 핵 문제 해결 뿐만 아니라 북한과 다른 나라와의 관계개선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

엠시) 아까 비핵화1단계에서는 BDA문제가 발목을 잡아서 이행이 늦어졌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2단계에서는 어떤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습니까?

최) 2단계에서 발생한 최대 변수는 핵 신고입니다. 북한이 2단계에서 해야 할 것은 핵 시설 불능화와 신고인데요. 이 2가지 중에서 핵 시설 불능화는 지금까지 순조롭게 진행돼왔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막판에 ‘경제적 보상이 늦춰진다’는 이유로 불능화 속도를 늦추고 있습니다. 또 북한은 핵 신고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핵 신고와 관련해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핵 문제가 해결 또는 파탄 국면으로 갈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핵 문제는 지금 중대 고비에 와있는 셈입니다.

엠시) 그렇다면 미국의 부시 행정부는 핵 문제를 풀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까?

최) 미국은 조지 부시 대통령을 비롯해 백악관과 국무부가 나서서 북한을 설득하고 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5일 ‘친애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로 시작하는 정중한 내용의 친서를 보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이 친서에서 북한이 핵을 폐기할 경우 미-북 관계 개선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미국의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핵 문제에 진전이 있을 경우 자신의 방북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힐 차관보도 지난 3일 평양을 방문해 북한 김계관 부상과 만나 핵 신고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소상히 설명했습니다. 여기서 핵 신고에 대한 힐 차관보의 발언을 들어보시죠.

힐 차관보는 북한이 불성실한 핵 신고를 해서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북한은 완전하고 정확하게 핵 신고를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엠시) 한반도의 명운을 좌우할 핵 문제가 올해를 넘기고 2008년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온갖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해결의 실마리를 잡은 북한 핵 문제가 내년에는 평화적으로 해결되기를 기원해봅니다.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이 2007년을 마감하면서 여섯 차례로 나눠 보내드린 연말 특집기획은 오늘 순서를 끝으로 모두 마칩니다. 청취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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