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지도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올해 66살이지만 아직 후계자를 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의 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이 61살 때 일찌감치 김 위원장을 후계자로 공식 지정한 것에 비하면 이미 수 년이나 늦은 셈입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국의 한 신문에는 김 위원장의 아들 3명이 모두 후계자가 되기에는 잠재적 약점을 갖고 있다고 지적하는 기사가 실려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구도가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미국의 `유에스 에이 투데이' 신문이 26일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김 위원장의 아들 3명 가운데

한 명이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러나 3명 모두 잠재적 약점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먼저, 올해 36살인 장남 김정남은 유교적 질서를 중시하는 전통 때문에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있기는 하지만, 김 위원장과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정식으로 결혼하지는 않은 성례림의 아들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에 따라 김정남은 그림자 속에서 자랐으며, 그 때문에 권력구조를 강화하는 데 필요한 지지자들의 조직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비만 등 건강상의 문제를 안고 있는데다, 지난 2001년 위조여권을 갖고 일본에 입국하려다 적발된 사건으로 김 위원장과의 관계가 껄끄럽다는 점도 약점으로 지적됐습니다.   

이에 비해, 올해 26살의 차남인 김정철이 현재 김 위원장의 후계자로 더 유력해 보인다고, 이 신문은 시사했습니다.

김정철은 김 위원장의 부인인 고영희의 아들로, 스위스 기숙학교를 다니며 여러 외국어를 배웠으며, 북한으로 돌아가서는 김일성 군사종합대학을 졸업하고 노동당 중앙위원회에서 자리를 잡으면서 후계자로 키워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게다가 5년 전 북한 언론매체들이 김정철의 어머니인 고영희에 대한 우상화를 시작한 것도 김정철이 후계자가 될  것이라는 징후로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김정철은 너무 유약하다는 일부의 평가 때문에 후계자로서는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기사는 덧붙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막내인 김정운은 강인한 성격 때문에 김 위원장의 총애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생모인 고영희가 생전에 북한 고위 당국자들에게 김정운을 '샛별장군'이라고 부르도록 지시하는 등 후계경쟁에 포함시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후계자 경쟁에 뛰어들기는 너무 늦었다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유에스 에이 투데이 신문은 이들 3명의 아들들은 그같은 약점들에도 불구하고, 누구든 후계자가 되면 김 위원장 보다는 더욱 개방적인 입장을 보일 것으로 북한 관측통들은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신문은 그러나 북한 주민들이 과연 3대에 걸친 권력세습을 받아들일 것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먼저 주민들의 민심을 얻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문가의 말을 곁들였습니다.

그런가 하면, 북한 전문가인 안드레이 란코프 한국 국민대학교 교수는 이 신문과의 회견에서, 김 위원장이  후계자 선정을 미루는 이유는 자신의 사후에는 정권이 오래동안 유지될 수 없을 것으로 확신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최근 북한 당국이 김일성 주석의 출생 백 돌을 맞는 해인 2012년을 강성대국 달성의 해로 선포한 것과 관련해, 일부에서는 북한의 후계구도가 2012년에 완성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습니다. 즉, 앞으로 5년 동안 강성대국의 3대 과제 가운데 마지막 과제인 경제대국을 나름대로 달성하면서, 그와 동시에 후계구도를 마무리한 후 김 위원장이 70살이 되는 2012년을 맞아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선포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