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가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한반도와 국제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알기 쉽게 풀어드리는 뉴스 초점 시간입니다. 오늘도 최원기 기자가 나와있습니다.

엠시)최기자, 연말이고 해서 핵문제가 조용하게 넘어가나 했더니 그렇게 되지는 않는구요. 북한이 핵불능화를 늦추겠다고 했다구요?

최)네, 북한은 현재 영변에서 진해중인 핵시설 불능화 작업을 늦추겠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외무성의 현학봉 미주국 부국장은 26일 평양에서 열린 남북한과 중국 3개국의 에너지 지원 협의를 마치고 “6자회담 참가국들의 경제적 보상 의무 이행이 늦어지고 있다”며 “북한은 속도를 조정하는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엠시) 영변 핵시설 불능화 작업은 그 동안 순조롭게 진행돼 왔는데 왜 북한이 갑자기 불능화 속도를 늦추겠다는 것입니까?

최)북한은 6자회담 참가국들이 경제적 보상을 늦추고 있기 때문에 자신들도 불능화를 늦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당초  한국과 미국 중국은 2.13합의와 10.3 합의에 따라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불능화 하면 그 대가로 북한에 45만톤과 50만톤 상당의 경제 지원을 하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북한에 전달된 것은 중유 15만톤과 중유 수만톤에 해당되는 철강재 5천톤입니다. 따라서 북한으로서는  ‘당신들이 약속한 물자를 다 안줬으니 우리도 불능화를 늦추는 수밖에 없다’라고 말한 것입니다.      

엠시)북한의 입장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군요.그런데 불능화를 늦추겠다는 것이 혹시 핵신고 문제와 연계돼있는 것은 아닐까요?

최)김영권 사회자도 이제 북한 문제 전문가가 다 되신 것 같은데요.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발언에 대해 두가지 해석 모두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하나는 앞서 말씀드린대로 그야말로 경제적 보상이 늦어지니까, 나도 불능화를 늦추겠다는 것으로 볼 수도 있구요. 또 다른 것은 이것이 핵신고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입니다. 그동안 미국과 한국은 ‘완전하고 정확한 핵신고를 하라’고  북한을 압박해 왔는데요, 코너에 몰린 북한이 이번에는 불능화 문제를 갖고 일종의 반격을 했다고 볼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엠시)핵신고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한국의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도 핵신고 문제가 ‘고비길에 처해있다’고 했다면서요?

최)그렇습니다. 송민순 외무장관은 오늘 기자들과 만나  “북한 핵문제가 고비에 처해있다”며 “고농축 우라늄 문제와 관련해 좀더 토론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일본의 도쿄 신문은 북한이 지금까지 생산한 플루토늄 양이 30kg이라고 보도했는데요, 송민순 장관은 이에 대해 “30kg이 맞다 안맞다 라고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핵신고 문제는 앞으로 한두달이 중요할 것같습니다.

엠시)최 기자,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평양을 비우고 현지 지도를 많이 하는데,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이 줄어 들었다면요?

최)네, 앞서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렸습니다만, 김정일 위원장이 군부대와 공장,기업소를 돌아다니며 현지 지도를 하는 것을 서울에서는 공개활동이라고 하는데, 이 활동이 다소 줄었습니다. 김 위원장은 예년에는 90회에서 1백회 정도의 공개활동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여든 여섯 차례로 다소 줄었습니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김위원장 건강이 나빠진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었는데요,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과거에 비해 다소 노쇄한 것은 사실이지만 국정을 운영하는 데는 이상은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엠시)김정일 위원장의 공개 활동 중에 가장 큰 변화로 무엇을 꼽을 수있겠습니까?

최)군부대 방문에 줄고 경제 분야의 시찰이 증가했다는 것입니다. 올해 김위원장은 군부대 시찰 등 군대와 관련된 행사에 마흔 한 차례 참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경제분야 시찰은 모두 열 아홉 차례로 전체 활동의 22%를 차지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공장,기업소를 방문한 것은 최근 북한당국이 경제발전을 강조하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엠시)그런데 한가지 궁금한 것은 김정일 위원장이 현지 지도를 저렇게 해야 꼭 경제가 잘되나요?

최)그것이 김정일 위원장 한 사람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북한체제의 특징인데요. 탈북자에 따르면 북한은 모든 것을 중앙당에서 결정하는 중앙 집중식 경제구조입니다. 따라서 김위원장이 현지에 가서 ‘전기와 원자재를 보장해 줘라’고 지시하면 공장이 좀 돌아가는 것이 사실입니다.그러나 경제 전문가들은 북한이 진정 경제를 발전시키고 싶으면 김 위원장이 지방을 돌아다니지 않아도 공장과 기업소가 잘 돌아가는 그런 체제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충고하고 있습니다.

엠시)2007년 12월27일. 북한은 핵불능화의 속도를 늦추겠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 2000년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시도했으나 막판에 시간이 부족해 결국 실패하고 말았습니다.북한 수뇌부가 ‘전략적 시간’의 중요성을 잊지 말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