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공개 활동은 오늘까지 총 86회로 예년에 비해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지난 해에 비해 군 관련 행사 참석이 눈에 띄게 줄고 산업시찰 등 경제 분야에 치중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자세한 소식 서울 VOA의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오늘 현재까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공식 활동은 모두 여든 여섯 차례로, 예년에 비해 다소 줄어들었습니다.

한국의 ‘연합뉴스’가 북한 언론매체의 보도를 기준으로 집계한 바에 따르면, 공식 활동이 가장 뜸했던 달은 2월과 5월이었고 가장 활발했던 달은 8월로, 한달 사이에만 17 차례의 공식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또 상반기엔 29 차례에 그쳤으나, 하반기 들어 쉰 일곱차례로 늘어나는 등 8월을 기점으로 현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 위원장의 올해 공개 활동은 2000년 들어 가장 적은 수칩니다.

김 위원장은 2000년대 이후 매년 90회에서 1백20회에 달하는 왕성한 활동을 보여왔습니다. 2005년에는 1백23 회로 최다 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감소 추세로 접어 들었고, 올해는 지난 해보다 더욱 줄었습니다.

김 위원장의 행보가 다소 주춤해지자 일각에선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습니다.

이에 지난 남북정상회담에서는 김 위원장이 직접 나서서, 자신의 ‘건강 이상설’을 일축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의 국정원도 김 위원장이 심장병 등 지병이 있지만 활동이 어려울 정도로 건강이 악화된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김 위원장의 공식 행보의 특징은, 군 관련 활동이 줄고, 경제 분야의 시찰이 활발해졌단 점입니다.

올해 김 위원장은 군 부대 시찰 등 군 관련 행사에 마흔 한 차례 참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전체 활동에서 48%에 해당하는 수칩니다. 경제 분야 시찰은 모두 열 아홉차례로 전체의 22%를 차지했습니다.

그 밖에 공연관람 등 기타 활동이 열네차례, 대외활동은 열두차례입니다.

지금까지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에서 군 관련 비중이 매년 육,칠십 퍼센트를 차지해 온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변화입니다.

외교관측통들은 김 위원장이 국방관련 시찰에 집중됐던 활동에서 벗어나, 경제발전과 주민생활의 안정에 더 방점을 두고 있는 신호라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가장 활발한 행보를 보인 지난 8월의 경우, 김 위원장은 14곳의 공장을 방문했습니다.

날씨가 유난히 무더운 8월은 통상 김 위원장의 휴가 기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때문에 이전 같은 기간 중엔 김 위원장은 아리랑 공연 관람과 군 부대 방문을 제외하곤 별다른 외부 활동을 하지 않았었습니다.

2001년과 2002년엔 러시아에서 보름 이상 휴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올해 김 위원장은 김책 제철소와 성진 제강소, 흥남 비료공장 등 주요 산업 현장을 둘러봤습니다.

이처럼 김 위원장이 군 관련 행사보다 경제 현장을 직접 챙기는 것은 북미 관계와 6자회담 등 대외 정세가 호전되면서, 경제 발전과 혁신에 주력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이와 함께 최악의 수해를 당했던 주민들의 사기를 올리고, 김 위원장이 주민 생활 향상에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는 이미지를 선전하기 위한 의도로도 보여집니다.

특히 김 위원장의 경제 현장 시찰이, 주민생활 향상에 직결된 경공업과 경제난의 핵심인 전력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것이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1월 중순 자강도 희천시와 평안북도 태천 발전소를 시찰한 데 이어, 2월엔 함경북도 청진시를 방문하고 6월엔 강계시와 신의주 등 주요 민생 현장을 돌아봤습니다.

경제 현장만큼 대외 활동도 부지런히 챙겼습니다.

지난 해와 마찬가지로 해외 순방길엔 오르지 않았지만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2주 만에 베트남의 농득 마잉 서기장과 회담을 가졌습니다.

조선중앙TV “농 득 마잉동지가 오늘 특별비행기로 평양에 도착했습니다. 김정일 동지께서 평양비행장에서 농 득 마잉 동지를 맞이하셨습니다.”

이 밖에도 3월초 정월대보름을 맞아 평양 주재 중국 대사관을 방문한 데 이어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과 면담하기도 했습니다.

또 러시아 민속합창단과 무용단 공연을 관람하는 등 대외 관계의 대상국은 주로중국과 러시아에 편중됐습니다.

김 위원장의 대외활동 역시 북한의 심각한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한 또 다른 방편으로 해석됩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북한 경제는 1990년대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이다 2000년대 들어 다소 회복됐지만,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올해의 경우 지난 8월의 대규모 수해로 24만여 가구 주택과 1천여 채의 공장이 침수됐고, 20여만 정도의 농경지가 피해를 입어 일각에선 ‘제2의 고난의 행군’이란 말까지 나올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지난 해 북한의 국민총소득은 256억 달러로 남한의 약 35분의 1수준이었습니다. 1인당 국민소득도 남한의 17분의 1인 1천1백8 달러로 추정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