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통령 선거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당선된 데 대해 북한 당국이 침묵을 지키고 있는 가운데, 일본 내 친북단체인 재일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가 이명박 당선자는 6자회담 진전 등 현재의 추세에 역행하지 말아야 한다고 26일 처음으로 언급했습니다. 한편 미국 언론들은 이 당선자의 대통령 당선에 따른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에 대해 잇따라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서지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한국 제17대 대통령에 당선된 한나라당 이명박 당선자에 대해, 6자회담의 진전과 북미관계 개선의 현 추세,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의 정신에 함부로 역행하는 오류를 범한다면 민중의 엄한 심판을 받게될 것이라고 26일 밝혔습니다.

조선신보는 이 날 '서민들의 선택'이란 제목의 논평에서 이명박 당선자는 선거 과정을 통해 시종일관 미국과의 동맹관계 재구축을 강조하고, 대북관계에서는 '핵 폐기 우선'과 '인권'을 운운해왔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조선신보의 이날 논평은 북한 당국이 지난 19일 한국의 대통령 선거 이후 아무런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됩니다.

조선신보는 논평에서 이 후보의 윤리성 문제, 특히 BBK 사건은 선거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며, 한국의 이번 대선은 보수의 승리, 진보의 패배라는 구도가 아니라 경제 문제가 결정적인 요인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조선신보는 또 이 당선자가 당선 기자회견에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지방경제와 중소기업, 자영업자들을 되살리겠다고 강조했다며, 그러나 그것이 말처럼 쉽지 않으며 민중의 최대 관심사인 공약을 지키지 못할 경우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미국의 신문들은 이 당선자의 대통령 당선에 따른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에 대해 잇따라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26일 미국의 대표적인 대북 강경론자인 니콜라스 에버스타트 미국기업연구소  AEI선임 연구원의 칼럼을 싣고, 한국 대선에서 '당근'만 있고 '채찍'은 없는 현 정부의 대북 노선을 승계하려는 후보가 패배한 것은 미국이 아시아의 가장 골치 아픈 독재국에 대해 고삐를 죌 새로운 기회를 제공했다고 밝혔습니다.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북한에 대한 고삐를 죌 기회'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이명박 당선자에게 몰표가 쏟아진 원인으로 햇볕정책에 대한 대중의 평가를 꼽았습니다. 많은 평범한 한국인들은 대북 햇볕정책이 너무 불쾌하고, 부끄럽고, 또 위험하기만 한 것을 깨달았다는 주장입니다.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한국은 북한에 대한 새롭고 보다 비판적인 포용정책을 할 준비가 됐다며, 부시 행정부가 이처럼 한국에서 오랫동안 바라던 변화를 이용할 자세가 돼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한국의 대선 결과는 부시 행정부에 대한 자명종으로, 부시 대통령은 대북정책에서 아직 진정한 이득을 얻을 기회를 갖고 있다며 대북 강경책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반면 진보 성향의 '보스턴 글로브' 신문은 26일자 사설에서  아시아 지역의 안보 증진을 위해 부시 행정부는 이 당선자의 대북 경제정책에서의 실용주의적 노선을 진작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명박 당선자는 한미 관계 개선과 북한에 보다 많은 것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는데 이 두 가지는 서로 상치될 수도 있고, 서로 힘을 북돋아줄 수도 있다는 주장입니다.

'보스턴 글로브' 신문은 이명박 후보의 압도적인 당선은 경제 성장률을 높이고 1인당 소득을 올리겠다는 공약 때문이었는데, 만약 이 당선자가 한나라당과 미국 정부의 강경론자들과 연계해 한반도 비핵화를 이끌 수 있는 협정 이행 과정에 장애물을 두게 된다면, 그의 당선을 가져온 핵심 공약을 어기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