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지난해부터 추진했던 일본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창설을 최근 백지화했습니다. 일본 정부가 그동안 어떤 이유에서 NSC 창설을 추진했는데, 또 왜 창설을 포기했는지 일본 현지를 연결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엠시) 우선 일본 정부의 일본판 국가안전보장회의 NSC 창설 백지화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답: 예, 일본 정부는 그동안 외교ㆍ안전보장정책의 일환으로 검토해 오던 일본판 NSC 창설을 백지화하기로 24일 최종 결정했습니다. 일본판 NSC는 미국의 대통령 산하에 설치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모방한 것이었는데요, 아베 전 총리가 의욕을 갖고 작년 말부터 추진했던 사안입니다.

일본판 NSC는 ▲외교.안전보장의 장기 전략을 마련하고 ▲유사시와 대규모 재해 등 긴급사태에 대처하는 조직으로 총리가 의장을 맡고, 관방장관 외상 방위상이 참여한다는 게 핵심으로 일본의 안전보장 사령탑 구실을 하도록 한다는 구상이었습니다.하지만 1년여간의 검토 끝에 결국은 설치하지 않기로 최종 결론을 낸 것입니다. 

엠시) 일본 정부가 1년씩이나 검토했던 NSC 설치를 백지화한 배경은 무엇입니까?

답: 사실 일본판 NSC 구상은 아베 전 총리가 적극 추진했었는데, 자민당 내에서 조차 반대 의견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기존에도 총리가 의장을 맡는 안전보장회의가 있는데, 굳이 국가안전보장회의란 이름으로 조직을 개편할 필요가 있느냐는 비판이 있었던 거지요.

더군다나 일본판 NSC를 설치하려면 관련 법을 제정해야 하는데, 현재 참의원이 여소야대 형국에서 야당의 동의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NSC 설치를 포기한 배경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엠시) 그렇다면 일본 정부가 원래 NSC 창설을 추진했던 이유부터 다시 살펴볼까요.

답: 당초 아베 총리가 일본판 NSC 창설을 추진했던 건 외교·안보에 관한 국가전략을 총리 주도로 신속하게 결정하는 틀을 갖추겠다는 의도였습니다.이를 위해서 현재 총리를 포함해 9명의 각료가 참여하는 안정보장회의를 총리와 관방장관 외상 방위상 등 3명의 각료만 참석하는 NSC로 소수 정예화하겠다는 게 원래 계획이었습니다.그 경우 자연스럽게 총리의 입김이 강해져서 국가 안전보장에 대한 정책을 주도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었던 거지요.

아베 전 총리가 이런 생각을 했던 건 작년 7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 같은해 10월 북한의 핵실험 등에서 비롯된 점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당시 북한의 핵실험 직후에 일본에선 적극적으로 태응해야 한다는 외무성과 소극적인 모습을 보엿던 방위성 사이에 보이지 않는 대립도 있었는데요, 그걸 계기로 국가비상사태에 더욱 신속하고 긴밀하게 대처하려면 총리가 주도권을 쥔 NSC같은 조직이 필요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엠시) 하지만 일본 정부의 그같은 NSC 창설에 대한 주변국들의 우려도 만만치 않았죠?

답: 그렇습니다. 일본의 군사대국화에 대해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주변국들은 일본판NSC 창설 추진에 대해서도 우려의 시선을 보냈던 게 사실입니다. 특히 일본판NSC의 경우 회의 결과에 대한 철저한 비밀 엄수를 의무화한다는 점에서 일본 안보정책의 투명화와는 거꾸로 가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특히 일본판NSC 창설이 현행 일본의 평화헌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집단적 자위권’의 수정 등을 논의하기 위한 틀로 이용될 수 있다는 점도 주변국들을 신경 쓰이게 했던 게 사실입니다.

엠시) 어쨌든 일본 정부가 일본판NSC 창설은 공식적으로 포기했는데요, 그렇지만 앞으로 북한이나 국제테러 등에 대한 총리실의 정보 기능은 크게 강화하기로 했다지요.

답: 그렇습니다.후쿠다 일본 총리는 북한과 국제테러 등에 대한 정보의 수집·분석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 내년에 총리실에 ‘내각정보분석관’을 신설키로 했습니다.또 정보의 철저한 보안을 위해서 ‘카운터 인텔리전스센터(대정보센터)’라는 기구도 설치하기로 했는데요, 이같은 방침은 일본판 NSC 창설 백지화에 대한 대안 조치로 해석이 됩니다.

일본 정부는 총리실의 정보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내각정보분석관을 둔다고 설명하고 있는데요, 내각정보분석관은 기존의 내각정보조사실에 5명 정도를 배치해서 ▲한반도 ▲중국 등 아시아지역 ▲국제 테러 ▲대량살상무기 등의 분야에 대한 정보를 다룰 예정입니다. 사람으로부터 얻은 정보뿐만 아니라 위성의 화상 정보, 정부 전체의 정보 등을 모두 취급한다는 방침인데요, 분석관은 방위성·외무성·경찰청·공안조사청 등의 심의관과 과장급, 민간 전문가로 구성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