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측에서 2012년 4월로 예정된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문제를 북핵문제 진전상황과 연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당장 한미간 현안이 될 것으로 보이진 않지만 예정대로 이행하려는 미국과 경우에 따라선 논란이 될 소지도 안고 있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서울 VOA 김환용기자의 보도입니다.

한국의 연합뉴스는 오늘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측 핵심 관계자가  ‘2012년까지도 한반도에 핵이 존재한다면 전시작전권 전환은 지연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당선자도 대선 후보 시절 전작권 전환 시기 재검토 입장을 밝혔었습니다.

“전시작전권 문제는 양국이 이미 합의한 것이기 때문에 어느 날 갑자기 재협상하자 그러면 재협상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전시작전권 문제가 대두된 것이 하필 남북의 핵문제가 있어서 안보적으로 굉장히 위협받는 시점에서 논의하게 되었느냐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고, 또 우리가 과연 독자적인 방위가 가능한가 하는 문제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관계자는 이 당선자가 후보시절 밝힌 이런 입장에 대해 “국가간 맺은 협상 자체를 무효화하긴 쉽지 않지만 다만 2012년 4월이라는 전환시기를 놓고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며 “시기상조라는 판단이 들면 전환시기를 2~3년 더 늦출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이 당선자측은 취임 후 곧바로 이 문제를 협상테이블에 올려놓는 대신 취임 초기 한미동맹 등 전통적 우호관계 강화에 주력한 뒤 2010년에서 2011년쯤 한반도 주변의 정세 판단을 통해 전작권 이양 문제를 본격 검토한다는 계획입니다. 또 한반도 비핵화 외에 한국의 자주국방 능력, 미국의 해외주둔 재배치 계획에 따른 미국의 군사 전략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본격적인 협상에 나선다는 구상입니다.

이 관계자는 “한국이 여전히 첨단 국방정보를 미국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전작권 이양이 이뤄질 경우 독자적인 작전수행능력이 위축되지 않을지, 전작권 이양이 한미동맹 등 여러 상황에 비춰 미국의 국익에 부합하는지 등의 조건도 고려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당선자측은 참여정부가 국방개혁의 청사진으로 제시한 ‘국방개혁 2020’에 대해서도 “현 정부가 한미동맹에 대한 고려를 충분히 하지 않은 채 지나치게 자주국방을 강조하고 있다”며 손질 필요성을 거론하고 있습니다.

‘국방개혁 2020’은 현재 69만여명의 한국군 병력을 50만명 수준으로 줄이고 군 구조개편과 국방개혁에 필요한 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한다는 등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또 이를 위한 국방 개혁법이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함으로써 법적 구속력을 갖게 됐습니다. 하지만 국방개혁2020은 3년마다 평가해 미흡한 부분을 보완키로 해 새 정부에서 다소의 손질이 예상됩니다.

하지만 미국측은 이 당선자 측이 제기하는 전작권 전환시기 재검토 가능성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는 최근 한국 국방연구원이 마련한 국방포럼에서 “새 정부가 전작권에 대해 논의하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전작권 전환에 대해서는 이미 합의가 이뤄졌고 실행되고 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버시바우 대사는 또 “전작권 전환 계획은 변화하는 안보 환경과 위협속에서 한국의 군사력과 경제력, 정치적 영향력을 반영한 것”이라며 “동맹의 균형을 잡고 북한의 위협을 억제하는 우리 능력에 저해되지 않는 방향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당선자는 미국과의 이런 시각차를 의식한 듯 대통령 취임 후 미국을 방문할 때 자신의 구상을 원론적 수준에서 전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이 당선자의 소속 정당인 한나라당은 오늘 핵 프로그램 신고문제로 답보상태에 있는 북핵 문제에 대한 한미간 협력과 국제공조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한나라당 박형준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최근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북미간 협상 과정에서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면서 “현재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고 있는 일정한 마찰에 대해서도 긴밀한 한미간 협의와 강력한 국제공조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박 대변인은 “북한은 현재 한반도 주변정세가 북한의 비핵화에 기초한 남북협력과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임을 명심해야 한다”면서 “특히 6자 회담의 합의대로 모든 핵 프로그램 신고, 핵 연료와 냉각탑 폐기에 대한 합리적 해결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