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전달된 친서에서 과거와는 달리 김 위원장에 대해 매우 정중한 호칭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 신문은 이에 대해 지난 7년 가까이 김 위원장과 냉전상태에 있던 부시 대통령으로서는 엄청난 태도변화라고 평가했습니다. 오늘은 유미정 기자와 함께 그동안 북한 정권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수사와 호칭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엠씨: 유미정, 기자, 이번 친서에서 부시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아주 정중한 호칭을 사용했다구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5일 북한을 방문 중인 북 핵 6자회담 수석대표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를 통해 김 위원장에게 보내는 친서를 전달했는데요. 이 친서에서 부시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Dear Mr. Chairman’ 즉  ‘친애하는 위원장’이라고 격식을 갖춘 호칭을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친서의 마지막에는 ‘Sincerely’ 즉 ‘충심으로’라는 말과 함께 친필서명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엠씨: 이전에 부시 대통령이 북한과 김 위원장에 대해 사용했던 표현과 비교하면 정말 큰 차이인 것 같은데요?

기자:  네, 불과 석 달여 전만 해도 부시 대통령이 유엔 총회 연설에서 북한을 국민의 기본권리를 부정하는 ‘야만정권 (Brutal Regime)’이라고 비난했던 사실을 기억하실 겁니다.
부시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가장 심하게 표현했던 때는 아마 지난 2002년이 아닐까 싶은데요,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은 그 해 5월 공화당 상원의원들과의 비공개 회의에서 김정일 위원장을 ‘저녁 밥상에서 투정부리는 버릇없는 아이’에 비교하면서 그를 ‘피그미(Pygmy)’라고 지칭했습니다.

피그미는 인류학적으로 키가 150 센티미터 이하인 왜소 종족을 지칭하는 총칭으로 키가 작은 사람을 말하는 것입니다. 또 부시 대통령은 그 해 8월 ‘워싱턴포스트'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김정일을 증오한다”, “북한 주민들을 기아로 몰고가는 김정일의 이름만 들어도 속이 뒤틀린다”는 과격한 표현을 썼습니다.

엠씨: 그렇군요, 미국이 북한을 ‘악의 축(axis of evil)’으로 지정했던 때도 2002년이 아니었습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2002년 행한 국정연설에서 북한을 이란, 이라크와 함께 악의 축으로 지정해 큰 논란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이후 9·19공동성명이 채택된 지난 2005년, 부시 대통령은 11월 브라질에서 열린 미주정상회의에서 김정일 위원장을 ‘Tyrant’즉 ‘폭군’으로 호칭했습니다. 

그리고 2006년 4월에는 탈북자들을 만난 이후 북한을 ‘무정한 (heartless)’국가라고 지칭하고, 이들은 북한과 같은 잔인하고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사회에서 아이들을 양육하기를 원하지 않아 조국을 떠난 것이라고 북한을 비난했습니다.

엠씨: ‘피그미’, ‘버릇없는 아이’ 그리고 ‘폭군’ 등 김정일 위원장에 대해 이런 표현은 좀 심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드는데요, 그러면 부시 대통령이 이번에 바로 그 김 위원장에게 ‘친애하는 위원장’이라는 호칭을 쓴 이유는 무엇입니까.

기자:  네, 김 위원장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호칭은 단순히 호칭 문제가 아니라 그 당시 미국의 대북정책을 대변하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부시 대통령이 친서를 발송했다는 사실 그 자체와 김 위원장에 대한 변화된 호칭 사용에서 미국이 그동안 `악의 축`이나 `폭정의 전초기지`로 보았던 북한에 대한 적대적 시각을 바꿔, 이제 북한을 실질적인 협상 상대로 삼겠다는 최근 변화된 미국의 대북정책을 읽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 신문은 이번 친서는 부시 대통령과 김 위원장 사이에 존재했던 명백한 냉전기류를 역전시킨 엄청난 사건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부시 대통령은 이번 친서에서 북 핵 협상이 ‘중대한 기로(critical juncture)’에 섰음을 강조하고, 김정일 위원장에게 연내에 핵 프로그램의 전면 신고 약속을 지킬 것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이라크와 이란, 그리고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에서 외교적으로 실패한 미국이 북한과 드물게 이룬 외교, 안보적 성과가 실패로 돌아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조바심을 내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기도 합니다.

네, 오늘은 부시 대통령이 북한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에게 지금까지 사용했던 다양한 수사와 호칭의 변화를 살펴봤습니다.  여러분께서는 워싱턴에서 보내드리는 ‘미국의 소리' 방송을 듣고 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