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의원 산하 ‘납치문제 특별위원회’가 5일  미국 정부의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에 반대하는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미국의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방침에 대해 일본 의회가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인데요, 최원기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Q: 우선 일본 중의원이 채택한 결의안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A: 예, 일본의 하원격인 중의원 ‘납치문제 특별위원회’는 5일 오후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결의안을 여야 다수 의원들의 찬성으로 통과시켰습니다.이 결의안은 납치를 테러로 규정하고, 일본인 납북자가 모두 돌아오지 못한 상황에서 북한이 테러지원국에서 해제된다면 많은 일본 국민들이 실망하고 미·일동맹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Q: 그렇다면 일본은 북한이 계속 테러지원국 명단에 남아 있어야 한다는 얘기인데, 북한이 테러지원국이라는 일본 측 주장의 근거는 무엇입니까?

A: 일본 중의원의 납치문제특별위원회는 지난 2002년 일본으로 귀환한 5명의 납북자 외에도 북한 정부에 의해 납치된 것으로 추정되는 일본인이 10여명에 달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지난 1970년 민간 항공기 납치사건과 관련된 일본 적군파 요원 4명을 북한이 계속 보호하고 있기 때문에 테러지원국 지정에서 해제해선 안된다고 주장했습니다. 

Q: 일본 중의원이 이번에 채택한 결의안은 미국을 의식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 결의안이 미-일 관계에 어떤 파장을 불러 일으킬 가능성은 없습니까? 

A=전문가들은 이번 결의안이 상징성은 크지만 미-일 관계에 파장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은 작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결의안 채택에 참여한 공동 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 그리고 제1 야당인 민주당 등이 이 결의안을 특별위원회에서만 처리하고, 중의원 본회의에는 상정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중의원 특별위원회는 이번 결의안 채택으로 의사표현은 분명히 했기 때문에 본회의까지 올릴 필요는 없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워싱턴에 불만 표시는 하되, 그렇다고 해서 미-일 관계에 마찰을 빚고 싶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Q: 납치 문제와 미-일 관계를 비롯한 외교 사안은 행정부 소관인데, 일본 의회가 이렇게 나서서 납치 문제에 불만의 목소리를 내는 배경은 무엇입니까?

A: 일본의 후쿠다 야스오 총리는 지난달 16일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미-일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후쿠다 총리는 이 자리에서 일본인 납치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 북한의 테러지원국 지정을 해제하는 데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당시 부시 대통령은 납치 문제를 테러지원국 해제와 연관시키겠다는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일본 언론과 국민들이 상당히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은 제1 동맹국인 미국이 자신들을 배신했다는 느낌을 받은 분위기입니다.

Q: 일본 의회가 미국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낼 정도라면 북한에 대한 일본 국민들의 감정이 상당히 격앙돼 있다는 얘기도 되는데요. 구체적으로 북한에 대한 일본 국민들의 감정이 어느 정도 나쁩니까?  

A: 일본의 마이니치 신문 조사에 따르면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해 일본 국민의 66%가 대북 강경 노선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과거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정부와 아베 신조 총리 내각이 대북 강경노선을 밀어부쳤던 것도 바로 이런 국민여론을 등에 업은 것이었습니다. 북한에 대한 일본의 국민감정이 워낙 부정적이어서 온건론자인 후쿠다 총리를 포함해서 어느 누구도 납치 문제를 소신껏 처리할 수 없게 된 것이 사실입니다. 그만큼 국민감정과 연결된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란 얘깁니다. 

Q: 후쿠다 내각은 이전 아베 내각과 달리 온건한 대북 정책을 취할 것으로 당초 예상됐었는데요, 앞으로 후쿠다 내각이 일본인 납치자 문제와 관련해 어떤 선택을 할 수있을까요?

A: 사실 대북정책과 관련해선 후쿠다 내각의 선택지가 별로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북한 핵 문제는 일본인 납치 문제와 전혀 관계없이 미·북 협상과 6자회담을 통해서 북한의 핵 프로그램 폐기 쪽으로 계속 굴러가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일본 국내 여론은 납치 문제 해결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후쿠다 내각이 안팎으로 고립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일본 중의원 특별위원회가 미국 정부에 대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지 말도록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는 소식에 대해 자세히 전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