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은 내년 1월부터 현행 윤리기준을 유엔의 전조직 차원에서 통합해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이같은 결정은 유엔개발계획, UNDP의 대북사업 비리를 폭로한 UNDP의 전 북한 담당관이 유엔의 ‘내부고발자 보호법’에 따라 보호받지 못하고 해고됐다는 비판이 제기된 가운데 나온 것입니다. 유미정 기자가 좀 더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유엔은 3일 유엔 전조직 차원에서 윤리기준을 통합하겠다는 새로운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마리 오카베 유엔 대변인은 3일 정례브리핑에서 취임 직후 유엔의 개혁과 투명성 제고를 강조했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내년 1월 1일부터  유엔 윤리위원회의 중앙 통제권을 강화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습니다.   

오카베 대변인은 이에 따라 내년 1월부터 유엔 기금과 유엔 프로그램 등 모든 유엔 산하기관 직원들은 유엔 사무국 직원들에게 적용돼온 윤리강령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유엔 윤리위원회는 유엔 사무국의 윤리 문제를 다뤄왔지만 UNDP 와 같은 산하기구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할 법적 권한은 갖지 못했었습니다. 이에 대해 유엔의 가장 큰 기부국인 미국은 유엔 직원들이 보복의 위협없이 기관 내 잘못을 고발할 수 있도록 2년 전 고안된 ‘내부 고발자 보호법’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비판은 유엔개발계획, UNDP의 북한 내 불법활동 의혹을 상부에 보고한 뒤 보복해고됐다고 주장해 온 UNDP의 전직 직원, 아트존 스크루타지 씨의 사례를 계기로 불거졌습니다.  

스크루타지 씨는 UNDP가 대북 지원사업을 하면서 규정을 어기고 북한 현지 직원들에게 유로화로 월급을 지급한 사실 등을 폭로한 후 UNDP로부터 보복해고 당했다고 주장하고,  이후 유엔 윤리위원회에 자신을  ‘내부고발자 보호법’에 따라 보호해 줄 것과 아울러 복직을 요구해 왔습니다

이와 관련해 지난 8월 유엔 윤리위원회의 로버트 벤슨 국장은 스크루타지 씨의 주장에 대한 예비검토 결과 보복해고의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UNDP의 행정 담당 케말 데르비스 씨는 당시 유엔 윤리위원회가 UNDP의 내부고발자 보호를 결정할 법적 권한이 없음을 들어 윤리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윤리위원회의 로버트 벤슨 국장은 3일 정례브리핑에서 앞으로 이런 상황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벤슨 국장은 2008년 1월 1일까지 유엔 기금이나 프로그램들이 ‘내부고발자 보호법’을 실시하지 않으면 유엔 윤리위원회의 내부자고발 보호법의 적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조치로 윤리위원회가 이들 유엔 산하기구의 윤리 문제를 관장할 직접적인 법적 권한을 갖게 되지는 않습니다. 벤슨 국장은 보복해고 등 부당한 대우를 받은 직원들은 먼저 산하기구 내 자체 윤리위원회에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벤슨 국장은 유엔 산하기구들이 전체 유엔 윤리위원회와 유사한 원칙을 가진 자체 윤리위원회를 설립할 것을 권장한다며, 만일 문제가 자체적으로 해결되지 못할 경우 전체 유엔 윤리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새롭게 실시되는 조치에서 지난 사례가 소급적용될 수 있을지 여부와 관련해, 벤슨 국장은 사례에 따라 다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스크루타지 씨의 사례와 UNDP의 대북사업 자금 전용 의혹은 UNDP가 자체 임명한 외부감사단이 조사 중에 있습니다. 헝가리와 인도, 미국 대표로 구성된 이들 감사단은 조사결과가 나오는 데로 이를 유엔 윤리위원회에 전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