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 6자회담의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 힐 국무부 차관보가 3일 평양에 도착했습니다. 이번 방문에서는 이미 진행 중인 북한 핵 시설의 불능화 상태 점검과 함께, 핵 프로그램 신고 문제가 주요 논의사항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힐 차관보는 북한의 핵 신고가 완전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김근삼 기자가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전해드립니다.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3일 한국의 오산 공군기지를 출발해서 평양에 도착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5일까지 북한에 머무르면서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포함한 북한 고위 관계자들과 만나 6자회담에 관해 논의할 전망입니다. 힐 차관보는 이미 진행 중인 북한의 핵 불능화 상태를 돌아보기 위해서 영변 핵 시설도 돌아봅니다.

이번 방문중에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 신고가 주요 논의사항이 될 전망입니다. 지난 10월 6자회담에서 합의한 바에 따르면 북한은 올 해 안에 영변 핵 시설 3곳의 불능화와 핵 프로그램 신고를 완료해야 하지만, 핵 신고 문제는 아직까지도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힐 차관보는 3일 평양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북한이 완전한 핵 신고를 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비행기에 탑승하기전 기자들에게  "북한이 모든 핵 프로그램을 신고해야 한다는 것이 미국의 꾸준한 입장"이라면서 "모든 핵 프로그램은 말 그대로 모든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또 북한이 지금까지 부인해온 농축우라늄 문제를 핵 신고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이와 관련해서 "지금까지 북한 관계자들과 우라늄 문제에 관해 광범위한 대화를 나눴다"면서 "올해 안에 양측이 의견 일치에 이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한반도 전문가들은 하지만 북한의 완전한 핵 신고를 받아내는 일이 핵 불능화에 비해 훨씬 어려운 과제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미국 워싱턴 소재 아시아 재단의 스콧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은 "핵 시설 불능화는 완전한 해체를 향한 중간 단계로 협상 과정에서 어느 정도 조정이 가능한 부분"이라면서 "하지만 핵 신고는 그 자체로 중요한 단계의 종결을 의미하며, 불완전한 핵 신고는 이후 6자회담 과정 자체를 퇴색시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6자회담 진행의 관건이 될 핵 신고는 핵 불능화에 비해 더 많은 어려움을 수반한다는 것입니다.

한편 힐 차관보는 평양에 도착한 후 기자들에게 미국과 북한사이 관계진전에 앞서 비핵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도 다시 한 번 확인했습니다.

'조선신보' 보도에 따르면 힐 차관보는 "지금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풀어나가면 미국의 입장도 개선될 것이며, 비핵화 과정이 이루어지면 외교관계설정문제에도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공항에는 북한 외무성관계자들이 나와서 힐 차관보 일행을 맞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