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3일부터 시작되는 북한 방문 중 핵 프로그램 신고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룰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북한은 현재 이 문제를 둘러싸고 적지않은 견해차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어떤 해결방안이 도출될지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방문을 앞둔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오늘 서울에서 핵 신고 문제가 이번 방북의 핵심과제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힐 차관보는 북한의 우라늄 농축 문제가 반드시 규명돼야 한다며, 관련 장비의 소재를 포함해 만족할만한 해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안에 해야 할 일은 핵 시설 불능화와 핵 프로그램 신고, 두 가지 입니다. 이달 초에 시작된 영변의 핵 불능화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반면 핵 프로그램 신고는 그 범위를 둘러싼 이견으로 진전이 없는 상태입니다.

미국과 북한 등 6개국이 이달초 베이징에서 채택한 10.3 합의에 따르면 북한은 모든 핵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정확하게 신고해야 합니다. 미국은 이에 따라 북한이 핵 시설, 플루토늄, 농축 우라늄, 핵 확산, 핵무기 등 5 가지 분야와 그 소재 등을 빠짐없이 신고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은 북한이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를 둘러싼 의혹을 해명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파키스탄의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이 자신의 입으로  “북한에 원심 분리기 20대를 넘겨줬다”고 밝힌 만큼 이 문제를 꼭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핵 전문가인 로버트 아인혼 전 미국 국무부 비확산 담당 차관보는 만일 북한이 원심분리기 문제를 해명하지 못할 경우 미국은 북한의 핵 신고를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인혼 전 차관보는 북한이 원심분리기 문제를 만족스럽게 해명하지 못할 경우 미국은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북한은 우라늄 농축 문제와 관련 러시아로부터 수입한 1백40t의 특수 알루미늄관과 관련 문서는 공개했지만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는 그 존재 자체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또 북한은 50kg으로 추정되는 플루토늄 생산량에 대해서도 소극적인 입장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외국어대학교의 북한 전문가인 남궁영 교수는 부시 행정부가 북한의 핵 신고와 관련해 ‘웬만하면 봐주자’라는 분위기라고 말합니다. 남궁 교수에 따르면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 사태를 비롯한 중동에서 이렇다 할만한 외교적 성과가 없는 상태입니다. 따라서 어떻게 해서든지 북한 핵 문제를 성공한 것으로 포장하고 싶어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남궁 교수는 미국과 북한이 핵신고를 둘러싸고 모종의 주고받기식 흥정을 할 공산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즉, 힐 차관보가 이번 방북기간 중 북한 측에 각종 정치,경제적 카드를 제시하며 성실한 핵 신고를 유도할 것이며,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미국의 선물 목록을 보아가며 핵신고의 범위를 조절할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워싱턴의 한반도 관측통인 스티븐 코스텔로 씨도 힐 차관보가 북한의 성실한 핵신고를 유도하기 위해 각종 정치적,경제적 선물을 제시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코스텔로 씨에 따르면 북한이 핵신고를 성실히 할 경우 미국은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와 적성국 교역법을 해제할 것입니다. 또 미국은 북한에 50만t이상의 쌀을 지원하고  국제금융기구 가입도 허용할 것입니다. 이밖에 핵 문제가 순조롭게 풀릴 경우 미-북 외무장관 회담은 물론, 조지 부시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의 정상회담도 가능하다고 코스텔로 씨는 말했습니다. 

코스텔로 씨는 북한이 핵신고만 제대로 하면 미국은 신뢰회복을 위해 대북 쌀 지원은 물론 북한과의 외무장관 회담에도 응할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의 이번 북한 방문은 핵 문제 해결의 중대 고비가 될 전망입니다. 힐 차관보와 김계관 부상이 핵 신고와 관련 어떤 해법을 마련할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