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이 평양에서 오늘 끝난 제2차 국방장관 회담에서 줄다리기 협상 끝에 일정 정도 합의를 이끌어 내는데 성공했습니다. 양측은 그러나 최대 쟁점이었던 서해 공동어로구역 설정 문제에 대해선 끝내 결론을 내지 못하고 앞으로 협상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서울 남북회담본부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 나가 있는 VOA 김환용 기자를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어렵게나마 일부 합의가 이뤄졌군요. 먼저 주요 합의내용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네, 남북은 회담 마지막날인 오늘 저녁 6시 45분 평양 송전각 초대소에서 종결회의를 갖고 모두 일곱개조 스물한개항의 ‘남북관계발전과 평화번영 선언 이행을 위한 남북국방장관 회담 합의서’를 채택해 발표했습니다.

합의내용을 살펴보면 당초 타결이 기대됐던 경협사업의 군사적 보장조치가 주를 이뤘구요, 이와 함께 남북양측이 군사적 신뢰구축을 위한 논의의 틀로 군사공동위원회를 구성해 가동키로 했습니다. 남북 양측은 아울러 내년에 서울에서 제3차 국방장관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앵커: 2차 국방장관회담이 열리는데 7년이 걸렸는데 다음 회담은 내년에 열기로 했다니까…상당히 긍정적으로 들립니다. 앞서 군사적 보장조치가 합의의 주를 이뤘다고 했는데 좀 더 자세히 전해주시죠

기자: 네, 우선 경협 분야와 관련된 합의사항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남북은 서해공동어로와 한강하구 공동이용 등 서해평화협력 특별지대에 대한 군사적 보장대책을 세워나가기로 하고 별도의 남북 군사실무회담을 열어 최우선적으로 해결하기로 합의 했습니다.

이를 위해 한강하구와 임진강 하구수역에 공동 골재채취 구역을설정하기로 했으며 백두산 관광이 실현되기 전까지 직항로 개설과 관련한 군사적 보장조치를 마련키로 뜻을 같이했습니다.

특히 다음달 11일 시작되는 문산-봉동간 철도화물 수송을 군사적으로 보장키로 하고 다음달 초 판문점 통일각에서 실무회담을 열어 남북관리구역의 통행,통신,통관을 위한 군사보장합의서를 협의해 채택키로 했습니다.

이와 함께 북측 민간선박의 해주항 직항을 허용하고 이를 위해 항로대를 설정,통항절차를 포함한 군사적 보장조치도 취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경제협력에 필요한 안전조치들이 예상대로 주를 이뤘군요. 그런데 지난 1992년 남북이 합의했다가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군사공동위원회를 다시 가동키로 했다는 소식도 들리는데, 자세히 전해주시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양측은 또 지난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에 명시했던 군사공동위원회를 구성하기로 이번에 재차 합의하고 1차 회의를 조속히 개최키로 했습니다. 군사공동위원회 위원장은 차관급이 맡고 남측의 경우 국방부와 합참, 외교부 국장급 인사 등이 참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군사공동위원회는 남북 군 당국이 이견을 보여온 신뢰구축 방안을 논의하는 기구로 기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예컨대 북측이 주장하고 있는 해상불가침 경계선 문제를 포함해 무력불사용, 분쟁의 평화적 해결과 우발적 무력충돌 방지, 군사직통전화 설치.운영, 대규모 부대이동과 군사연습 통보, 군 인사교류와 정보교환, 비무장지대의 평화적 이용, 대량살상무기와 공격능력 제거를 비롯한 단계적 군축 실현.검증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남북은 또 현재의 정전체제를 종식시키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군사적으로 협력키로 하고 종전선언을 위한 여건조성을 위해 필요한 군사적 협력을 추진해 나가는데도 합의했습니다.

남북은 아울러 내년에 서울에서 제3차 국방장관회담을 개최하기로 했는데요 이는 국방장관회담의 정례화 가능성을 연 합의로 풀이됩니다.

또 지상과 해상 공중에서 모든 군사적 적대 행위를 하지 않기로했으며 우발적인 충돌이 발생할 경우 즉각 중지조치를 취한 다음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위해 함정간 무선통신과 경의선, 동해선 출입사무소에 설치된 전하선 등 통신 연락체계를 현대화하기로 했습니다.

이와 함께 상호 무력불사용, 분쟁의 평화적 해결 원칙도 다시 이번 합의문을 통해 확인했고 한국전쟁 전사자의 유해 공동발굴을 위해서도 함께 노력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서해공동어로구역 설절문제!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였는데…합의에 실패했다구요?

기자: 네 서해 공동어로 구역 설정문제는 기준선과 위치 등에서 서로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불발로 끝났습니다. 이번 회담에서 남측은 서해북방한계선 즉 NLL을 기준선으로 등면적으로 공동어로수역을 설정해야 한다고 밝힌 데 반해 북측은 NLL 남쪽을 끝내 고집했습니다. 협상과정에서 북측은 당초 입장에서 다소 양보해 공동어로수역을 북쪽으로 일부 상향 조정해 제안했지만 남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북 양측은 이 문제를 추후 장성급 군사회담을 열어 계속 협의하기로 했습니다. 또 서해북방한계선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북측의 해상불가침 경계선 문제를 군사공동위원회에서 논의키로 함으로써 복수의 대화채널을 만들어 놓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남북 군당국간 신뢰 구축에 사실상 가장 민감한 문제를 숙제로 남겨놓은 셈이어서 남측의 대통령 선거 결과 등 상황 변화에 따라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습니다.

앵커: 기대했던 국군포로 등 인도적 의제 등은 아쉽게도 눈에 띄지 않는군요. 끝으로 합의를 도출하는데 상당한 진통을 겪은 것으로 아는데 오늘 회담 과정과 분위기를 정리해 주시죠

기자: 네, 회담장인 평양 송전각 초대소는 오늘 오전까지만 해도결렬 가능성이 제기될 만큼 어두운 분위기였습니다. 한 회담소식통은 “공동어로구역 문제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합의문 작성은 힘들고 공동 보도문 형식으로 회담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있다”고 비관적인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희망적이었던 것은 남북 양측이 어제 밤늦게까지 실무접촉을 가진 데 이어 오늘도 당초 회담 예정시간을 크게 늘리면서까지 마라톤 협상을 벌인 사실이었습니다. 남북은 원래 오늘 오전 10시 종결회의를 가질 예정이었지만 회의가 난항을 겪으면서 이를 뒤로 미루고 실무접촉을 계속해 합의문이 만들어진 뒤 오후 4시30분이 돼서야 비로소 종결회의를 열었습니다. 정상회담 선언 이행의 실질적인 열쇠라는 점에서 이번 국방장관 회담 결렬이 남북 양측에게 모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김장수 국방장관을 비롯한 서른명의 남측 대표단은 오늘 밤 종결회의를 끝내고 전세기편으로 평양 순안공항을 이륙, 김포공항으로 돌아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