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국방장관 회담이 오늘 평양에서 개막됐습니다. 양측은 전체회의 기조발언을 통해 서해 북방한계선 등 주요 의제에서 이견을 보이며 탐색전을 벌였다고 하는데요. 서울의 남북회담본부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 나가 있는 VOA 김환용 기자를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우선 양측 대표단의 평양 만남 분위기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네, 오늘 오전 전세기편으로 서울 김포공항을 출발한 남측 대표단 30명은 오전 11시 20분쯤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공항에는 북측 차석대표인 김영철 중장과 박림수 대좌 등 회담 대표단이 마중을 나왔고 이 자리에서 남측 수석대표인 김장수 국방장관이 북측 김영철 중장에게 “TV화면을 통해 자주 봤다, 반갑다”는 인사말을 건넸습니다.

남측 대표단은 북측이 제공한 벤츠 등 차량을 이용해 회담장이자 숙소인 평양 송전각 초대소로 이동했는데요. 송전각 초대소에는 북측 수석대표인 김일철 인민무력부장이 영접을 나와 “서울보다 춥지 않냐, 만나서 반갑다”고 환대했습니다.

앵커: 분위기는 우선 순조롭게 출발한 것 같습니다. . 오늘 회의는 전체회의를 통한 양측 기조발언이 전부였다는데 기조발언내용! 어떤 것들이 있었습니까?

기자: 네. 전체회의는 오늘 오후 3시 40분 시작됐습니다. 이 자리에서 행한 양측 기조발언은 본격적인 실무회의에 앞선 일종의 탐색전과도 같았습니다. 예상했던대로 양측은 가장 민감한 현안인 서해 북방한계선 즉 NLL 인정 여부를 놓고 서로 다른 입장을 보였습니다.

남측 김 장관은 공동어로수역과 관련해 NLL을 기준선으로 삼아 등면적 즉 같은 면적으로 정하자는 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어로수역 한 곳을 시범적으로 설치, 운영한 뒤 보완대책을 마련하면서 수역을 점차 확대해 나가자는 보다 구체적인 방안도 함께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반면 북측 김 부장은 1999년 선포한 해상군사분계선과 NLL 사이의 해역을 공동어로수역으로 정하자는 입장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남측이 주장하는 NLL의 이남 수역으로, 사실상 NLL의 재설정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앵커: 어제 저희가 잠시 회담 테이블에 올려질 의제들을 점검해 보지 않았습니까?  공동어로구역과 NLL문제 말고도 남북 경제 협력에 대한 안전 보장 등 여러 의제들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됐는데….어떤 내용들이 언급됐습니까?

기자: 네, 남측 김 장관은 철도. 도로 개통 등 경제협력에 필요한 군사보장 조치, 서해상 무력충돌 방지 보완대책 등 군사적 신뢰구축, 국군포로 송환 등을 원론적인 수준에서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다음달 11일 개통키로 합의한 문산-봉동 간 화물열차 통행을 위해 이에 필요한 군사보장 합의서를 이번 회담에서 타결짓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북은 오늘 전체회의에서 개진된 입장을 계속 절충해 나가기로 하고 전체회의를 마쳤습니다.

앵커:  서울 출발전 남측 김장수 장관이 사뭇 비장한 자세를 보였다고 하던데.. 어떤 얘깁니까?

기자: 네, 내로라하는 전략통으로 알려진 김 국방장관은 치밀한 성격과 당당한 기품으로 군 내부에서 ‘장수다운 장수’라는 칭송을 받고 있는데요.  김 국방장관이 서울 출발 전 환송차 이곳 남북회담 본부에 나온 이재정 통일부 장관에게 “좋은 기회를 만들어줘 고맙다, 완결을 짓고 오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김 국방장관은 또 민족애를 강조하는 말도 해 눈길을 끌었는데요, 김 국방장관은 “논리는 논리로 해결하고 논리가 통하지 않을 때는 우리는 같은 민족이다, 뜨거운 가슴으로 해야 한다”고 말해 비장감마저 엿보였습니다.

김 장관은 또 서울 출발성명을 통해 “지난 수년 간 지속적인 남북 간 평화공존을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며 “남북 화해협력과 공고한 평화를 염원하는 국민의 열망을 가슴에 안고 무거운 책임감으로 평양으로 향한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앵커: 그런데, 남측 대표단이 이번 방북기간 중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구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남측의 국방수장이 북한 최고지도자를 면담한 일은 분단 이후 단 한 차례도 없었습니다. 이 때문에 면담이 성사되면 남북 간 화해협력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적지 않은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가능성은 있어 보입니다. 6.15 남북정상회담 직후인 2000년 9월 제주도에서 열린 제1차 남북 국방장관 회담 기간 중 김일철 북측 단장이 당시 김대중 대통령을 예방한 전례가 있기 때문에 상호주의 차원에서 성사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 장관도 이에 대한 기대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김 장관은 서울 출발 전 남북회담본부에서 기자들에게 “면담 여부에 대한 통보가 온 것은 없다”면서도 “김 위원장의 동선은 비밀에 부쳐져 있기 때문에 어떨지 봐야겠다, 전례를 보면 만나도 임박해서 통보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어제도 잠시 소개해드렸습니다만 회담장소인 송전각 초대소가 남북 대표단 사이에 화제가 됐다구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국방부는 당초 송정각 초대소로 알려진 회담장 이름을 송전각 초대소로 정정 발표했습니다. 송전각은 소나무 밭에 지어진 집이라는 뜻이라는 설명이었는데요. 북측 김 부장은 전체회의 모두발언 시간에 남측 김 장관에게 “국방위원회에서 관리하는 숙소 중 제일 좋은 곳”이라고 운을 뗐습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우리도 호텔식 숙소가 몇군데 있지만 이곳 시설 수준이 굉장히 높다”고 덕담으로 응했습니다.

송전각 초대소는 모두 3개동으로 이뤄져 있으며 각 동은 2-3층 규모로 내부시설은 대리석 등으로 고급스럽게 치장돼 있습니다. 북한군이 관리하는 시설답게 정문에 소총을 든 보초 2명이 배치돼 있으며 건물 전경 촬영도 철저히 차단된 상태라고 국방부측이 전했습니다.

한편 전체회의를 마친 남북 양측 대표단은 오후 7시 북측 김 부장이 주최하는 환영만찬으로 오늘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 회담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내일 남북 양측은 오전과 오후에 수석대표 접촉과 실무접촉을 각각 갖고 저녁에는 남측 김 장관이 주재하는 답례 만찬을 가질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