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 언론은 북한의 최고 지도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둘째 아들인 김정철을 후계자로 키우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습니다. 또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 신문은 김정일 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이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의 분석기사를 게재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김정일 위원장의 후계를 둘러싼 보도가 끊임없이 나오는 배경과 전망을 최원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일본의 `마이니치 신문'은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차남 김정철을 노동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에 임명했다고 지난 24일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특히 김정철이 아버지인 김 위원장의 지시를 수시로 받고 있다며, 김정철이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습니다.

또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 신문은 지난 24일 서울발 기사에서 김정일 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의 권력핵심 복귀 소식을 전하면서 그가 앞으로 김 위원장의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서울 통일문화연구소의 정용수 연구원은 김정철이 후계자가 될 것이라는 일본 신문의 보도는 신빙성이 낮다고 말합니다. 정 연구원은 지난 2004년에도 김정철이 후계자가 될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지만 근거 없는 뜬소문으로 밝혀졌다고 지적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또 장성택이 김정일 위원장의 후계자가 된다는 관측도 개연성이 낮다고 지적합니다. 후계자를 지정하는 가장 큰 이유가 자신보다 젊은 인물에게 권력을 넘겨주는 것인데, 장성택은 올해 나이가 61살로 김 위원장과 나이 차이가 불과 4살 밖에 안납니다.

북한 관측통들은 김정일 위원장의 후계를 둘러싼 보도가 끊임없이 나오는 배경에는 김 위원장의 ‘나이’가 있다고 말합니다. 과거 김일성 주석은 62살이던 지난 1974년 아들인 김정일을 후계자로 지명했습니다. 아버지 김일성 주석에 비교하면 김정일 위원장은 후계자 지명 시점을 크게 늦추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올해 65살 입니다.

또 다른 요인은 김정일 위원장의 아들이 모두 어리다는 것입니다. 현재 후계자 가능성이 거론되는 김 위원장의 아들은 모두 3 명입니다. 장남인 김정남은 현재 36살로 김 위원장과 북한의 영화배우 성혜림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또 김 위원장과 일본 출신 무용수 고영희 사이에 난 김정철은 27살, 그리고 그 동생 김정운은 24살에 불과합니다. 한 국가의 지도자가 되기에는 모두 어린 나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게다가 장남 김정남은 지난 2001년 가짜 여권을 갖고 일본에 입국하려다 발각돼 추방됐습니다. 그 후 김정남은 김정일의 눈밖에 나서 마카오와 파리 등을 오가며 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지금은 김정일 위원장이 후계자를 정할 때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아직 위기상황입니다. 외부적으로 북한은 미국과 핵 게임을 벌이고 있습니다. 만일 핵 문제가 잘못 풀릴 경우 북한은 당장 미국과 국제사회의  제재를 당할 수 있습니다. 또 내부적으로는 경제사정이 매우 좋지 않습니다. 북한의 공장 10개 중 8개는 멈춰있고  주민들은 극심한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런 마당에 김정일 위원장이 자신의 아들을 후계자로 내세운다면 주민들로부터 비난에 처할 공산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특히 지난 2002년 탈북해 한국에 거주하는 방국영 씨는 김정일 위원장이 설사 아들을 후계자로 지명한다 해도 그 지시가 계속 지켜질지는 의문이라고 말합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권력기반이 약해질 것을 우려해 후계자를 정하지 않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탈북자 방국영 씨는  북한에서는 김정일 위원장만 절대권력을 휘두를 뿐 나머지 인사들은 그를 보좌하는 역할에 그치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만일 김 위원장이 아들이나 장성택 같은 제3의 인사를 후계자로 지명할 경우 자칫 자신의 권력기반이 흔들릴 소지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런 이유로 서울의 북한 전문가인 정창현 국민대 교수는 김정일 위원장이 적어도 3년 뒤에나 후계자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경제난을 푼 다음에 후계자 문제를 정리할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결론적으로 북한은 아직 김정일 위원장의 후계자 문제를 논의할만한 준비가 안 돼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이들은 북한의 후계자 문제는 핵 문제를 둘러싼 미-북 갈등과 경제난이 어느 정도 해소된 다음에 가시화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