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초 북 핵 6자회담 개최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차관보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은 아직 공식일정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힐 차관보가 다음주에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지역을 방문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회담 전 의견조율을 위한 것이라는 예상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다음번 6자회담은 북한의 핵 불능화와 핵 신고 등 앞으로의 회담 진전을 위해 매우 중대한 의제를 다루기 때문에, 힐 차관보의 회담 전 행보에 무게가 쏠리고 있습니다.

 미국 'AP통신'은 익명의 국무부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서 힐 차관보가 다음주 초 한국과 일본을 방문한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 관리는 "힐 차관보가 27일 도쿄와 서울을 방문하기 위해서 떠난다"면서 "북 핵 해제를 위한 새로운 6자회담을 베이징에서 개최한다는 희망을 갖고 떠난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6자회담의 러시아 측 수석대표인 알렉산더 로슈코프 외무부 차관은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이 다음달 6일부터 8일까지 사흘간 회담을 재개하는 안을 당사국들에게 회람시켰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 러시아가 이를 받아들였다고 보도했습니다. 한국 '연합뉴스'도 한국 정부가 중국의 회담 제안에 동의하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아직 중국과 미국, 일본은 6자회담 재개 일정에 관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다음달 초 6자회담 재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힐 차관보의 아시아 지역 방문 소식은 차기 회담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이끌어내기 위한 사전협의의 목적을 띤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북 핵 6자회담은 다음단계로의 진전을 위해서 매우 중대한 시점에 와있습니다.

지난달 3일 열린 회담에서 당사국들은 올 연말까지 북한의 비핵화 2단계 조치인 불능화와 신고를 마치기로 합의했습니다. 북한은 이에 대한 대가로 경제지원과 함께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과 적성국 교역법 적용대상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6자회담의 진전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이미 진행되고 있는 북한 핵 불능화와 함께 미국을 비롯한 다른 당사국들이 납득할 만한 북한의 핵 신고가 필수적입니다. 그래야만 미국도 ‘행동 대 행동’ 원칙에 입각한 보상이 가능해지고, 비핵화를 위한 다음 단계로의 이행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미국 부시 행정부는 북한과의 외교적 핵 문제 해결 노력에 대해 미국 내에서도 많은 비판에 시달려온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외교적 해결 노선이 계속되기 위해서는 올 해 안에 북한이 약속한대로 성실한 불능화와 신고를 이행하고, 이를 통해 미국의 입장에서도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편 북한 핵 불능화와 관련해서 미국 외에도 6자회담의 다른 당사국들이 불능화가 진행 중인 영변 핵 시설을 방문하기로 한 점도 눈길을 끕니다.

러시아 '이타르 타스 통신'은 한국과 미국, 중국, 러시아 등 4개국 전문가들이 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사흘간 북한 영변을 방문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일본 '마이니티 신문'도 이치카와 도미코 외무성 비확한·과학원자력과장 등을 북한에 파견하기로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들은 영변에서 5메가와트 원자로와 재처리시설, 핵연료봉제조공장 등 3개 시설에 대한 불능화 작업을 참관할 예정입니다. 특히 그 동안 미국이 영변에 전문가팀을 파견해서 불능화 작업을 주도했다면, 이제는 연말을 앞두고 다른 당사국들이 참여한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진전으로 보여집니다.

미국의 소리, 김근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