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채택된 제1차 남북 총리회담 합의서에 대해 한국 정부가 국회 비준동의를 구하기로 결정하고 오늘 오전 비준동의안을 의결했습니다. 조만간 국회로 넘겨 비준동의 절차를 밟겠다는 방침인데요. 제1야당인 한나라당은 현 정부 임기 내에는 비준동의 처리 자체를 거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장밋빛 합의서의 미래가 그리 순탄치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서울에서 VOA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는 오늘 아침 서울 정부중앙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임시국무회의를 열고 지난 16일 남북 총리회담에서 채택된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이행에 관한 제1차 남북 총리회담 합의서' 를 의결하고 국회에 비준동의안을 제출하기로 했습니다.

남북경제협력 공동위원회 구성.운영합의서와 서해평화지대 추진위원회 구성.운영합의서 등 두 개 부속합의서는 예산이 수반되는 사안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해 국회 동의 절차를 밟지 않기로 했습니다.

국정홍보처 안영배 차장은 오늘 오전 기자회견에서 "3개 합의서 중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이행에 관한 제1차 남북 총리회담 합의서'에 대해선 “대통령 재가를 거쳐 조만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국회비준 동의 여부를 놓고 정치권과 정부 안팎에서 논란이 일자 법제처에 심의를 의뢰한 끝에 어제 비준동의를 받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번 결정은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남북합의서 등의 체결. 비준에 대해선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한 남북관계발전법 21조 3항에 따른 것입니다. 국정홍보처 안영배 차장입니다.

안영배 차장(1123khy-s2): 법제처에 심의를 의뢰한 결과 사업의 규모나 성격으로 보아 재정소요가 예상되는 것으로 나타났고 정부가 이에 따라 국회에 비준동의안을 제출키로 한 것입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오늘 국무회의에서 “2007 남북 정상선언은 정치선언에 가깝고 재정부담이 따르지 않아 국회 동의가 필요없다는 법무부 등의 의견에 따라 국회 비준동의를 받지 않았지만 이번 총리회담 합의서는 어느 정도 프로젝트 재원 추계가 가능해 국회 동의를 받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제1야당인 한나라당은 정부의 국회 비준 동의안 제출 결정이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그리 쉽게 동의에 응하지 않을 분위깁니다. 소요 예산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남북관계 진전상황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기 때문이라는 이윱니다. 한나라당 박진의원입니다.

박진 의원(1123khy-s3): 남북한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군사적인 신뢰구축이 먼저 이뤄져야만 평화협력 교류사업이 현실적으로 가능하기 때문에 그런 현실성을 감안해 이것이 이행할 수 있는 것인지 이행한다면 북한으로부터 어떤 사전 보장을 받고 군사적 신뢰구축을 할 수 있을 것인지 이런 면도 전부 포함해서 사업의 성격을 먼저 따져보고 구체적으로 매년 얼마의 예산이 들어가서 총 예산소요액이 얼만지 판단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나라당 내부에선 현 정부가 차기 정부 대북정책까지도 ‘대못질’을 하려는 것이라며 현 정부 임기 내에는 국회비준 동의를 해줘선 안된다는 한층 강한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나라당 김광원 의원입니다.

김광원 의원: 정국은 전체가 대통령선거 때문에 정신이 없는 판에 이것을 비준받겠다는 것은 현 정부를 믿을 수 있다는 생각이 안듭니다. 차기정부가 들어선 다음에 신중하게 검토해서 결론을 내는 게 옳다는 게 저 개인적인 의견이고 당도 그렇게 생각할 겁니다.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지지하고 있는 대통합민주신당조차 정치권이 대통령 선거전에 온통 정신을 쏟고 있어 당분간 총리회담 합의서 국회비준 동의 문제로 갑론을박할 겨를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더불어 한나라당의 국회비준 동의에 대한 부정적 태도가 남북경협의 성과물이 선거전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정략적 판단 때문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대통합민주신당 배기선 의원입니다.

배기선 의원(1123khy-s4): 경협에 따르는 여러가지 경제적 효과가 상당히 구체화될 수 있다는 자료나 증거들이 많이 드러나게 될 겁니다. 이런 자료들이 혹시 선거전에 많이 드러나면 영향을 줄까 봐 주저하지 않나 하는 이런 느낌이 듭니다.

한편 어제 국회 보고자리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이 국회동의사안임을 주장하며 전원 불참하는 파행을 겪었던 남북관계발전 기본계획도 해결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한나라당은 국회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고집하고 있지만 통일부측 관계자는 “지금 상태에선 비준 동의를 받을 계획이 없다” 고 밝혔습니다.

한달도 채 남지 않은 대통령 선거전의 소용돌이 속에서 한반도 평화구축에 중대한 전환점이라고 평가받고 있는 사안들이 정치권에선 당분간 논의조차 되지 못할 형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