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북한의 2인자’로 주목을 받다가 실각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매제 장성택이 최근 북한 권력 핵심부로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장성택은 당 조직 운영은 물론 경제전문가로도 평가받고 있는 인물인데요, 북한은 최근 극도의 경제난 속에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는 관측도 일부 나오고 있는 상황이어서 앞으로 장성택의 역할에 새삼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서울의 VOA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이 지난달 초 노동당 행정부장직에 기용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장 부장은 한때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 1부부장이라는 요직을 맡아 자신의 측근들과 함께 북한 내 최고 파워그룹을 주도했던 인물입니다. 그러나 지난 2004년 권력욕 때문에 분파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업무정지 처벌을 받아 실각했다가 2005년 12월 말 처벌 조치가 해제됐지만 근로단체와 수도건설부 제1부부장이라는 한직에 밀려나 있었습니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특히 이번 장 부장의 재기와 함께 그와의 친분 때문에 함께 처벌받거나 좌천됐던 수십명의 측근들도 요직에 복귀했습니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2004년 지방노동자로 좌천됐던 이영복 전 남포시당 책임비서, 리영수 전 당 행정부 부부장 등으로 장 부장과 함께 행정부에서 일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노동당 행정부는 사법, 검찰, 인민보안성,국가안전보위부 등을 총괄지휘하는 당의 핵심조직입니다. 노동당 행정부는 장부장이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던 시절 관장했던 조직으로 그의 실각과 함께 해체됐다가 이번에 다시 부활한 것입니다.

장부장의 복귀는 그가 김정일 위원장의 신임을 회복하고 다시 권력 실세로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준다는 게 대북 소식통들의 일치된 평가입니다.

북한 전문가들은 장 부장의 부활에 대해 갖가지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우선 북한이 경제난 해결에 일정 정도의 내부변화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해 체제유지와 경제개혁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인물로 장 부장을 선택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김일성 종합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장 부장은 러시아 중국 등 대외경제에 밝고 경제고찰단으로 남한에도 방문한 적이 있는 경제전문가라는 평갑니다.

경남대 북한대학원 양무진 교수입니다.

양무진 교수: "장 부장은 김 위원장과 매제 사이고 특히 경제 전문가입니다. 조직부서의 제2인자로서 실질적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조직지도 당적지도와 관련해 행정부 부장으로 자리이동했다는 것은 김 위원장이 내년에 대내외정책 변화를 위해 당적기구를 사전 점검하겠다는 포석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양 교수는 당조직 운영이 주된 업무인 노동당 행정부에서 경제정책에 얼마나 관여할 수 있을 지 여부에 대해 장 부장의 김 위원장에 대한 개인적인 영향력을 감안할 때 북한 권력구조의 특성상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2004년 당시 장 부장에 대한 좌천 조치도 장 부장 측근들의 횡포가 주된 요인이었고 좌천 뒤에도 부인 고영희의 사망으로 외로웠던 김 위원장을 위로한 인물이 장 부장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북미관계와 남북관계가 긍정적 방향으로 발전해가는 현실에서 체제고수를 위해 내부단속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에서 나온 조치라는 게 양 교수의 또 다른 분석입니다. 노동당 행정부를 통해 당 안팎의 사상적 이완을 효율적으로 통제하고 여기에 매제이자 오랜동안 이 분야를 맡아온 장 부장이 적임자라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얘깁니다.

양무진 교수: "올초부터 북미관계 좋아지고 북핵문제 진전이 있고 . 이런 측면에서 김 위원장은 체제는 어느 정도 안정됐고 나아가 경제난 극복이 필요하다 정책적 결단을 내려 이행할 시점이 언제냐. 시간상 바쁠거에요. 그런 측면에서 가장 시급한 부분 즉 당조직을 추스리고 당간부 일꾼들에 대한 노파심에서 사상교육, 내부결집도 시키는데 가장 적합자로 장성택이 아니냐 이렇게 보고 실세로 내세운 것으로 보입니다."

장 부장의 재등장을 김 위원장의 후계구도와 연관 짓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북한연구소 김승철 연구원은 후계자로 유력한 김 위원장의 두 아들 김정남, 김정철 간 파워게임에서 조정자 역할을 할 사람으로 장 부장을 선택했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김승철 연구원: "장 부장 복권은 아마 김 위원장의 후계구도에 일정한 역할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 해외에 나가있는 맏아들 김정남과 둘째 김정철 이 두 사람이 가능성이 높은 후계자로 거론되고 있는데 서로 대립하는 관계이고 과거에 서로 그룹을 만들어 대립한 경험이 있으므로 김위원장으로선 혈연이면서 검증된 가계 내 사람에게 중요직책을 줘 두 아들의 갈등문제를 해결하거나 후계구도의 안착을 위해 교육과 조정 갈등 관리 차원에서 장 부장 역할 기대하는 게 아닌가..."

이와 함께 김 연구원은 장부장의 재기용이 ‘분산과 통제’ 라는 김위원장 특유의 통치스타일에서 비롯된 정권 보호용 포석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과거 장부장이 권력을 휘둘렀던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직을 이어받은 리제강 현 제1부부장의 권력이 비대해지자 힘의 균형을 위해 장부장을 재기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김승철연구원: "김 위원장이 중요한 권력을 가진 핵심 측근들을 분산시켜서 대립적 구조를 통해 북한의 권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효과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장 부장의 승진은 또 최근 북한 당국이 사회전반에 만연한 배금주의 현상과 부정부패, 외부사조의 유입에 신경을 곤두세우면서 주민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