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한 업체가 한반도 분단 이후 처음으로 북한에서 육로를 통한 대규모 물류사업을 시작합니다. 사업이 본격화되면 남북 경협에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자세한 소식 서울 VOA의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대마섬유회사인 안동대마방직은 어제 개성에서, 북한 국영기업인 새별총회사와 북한 내륙의 물류 운송사업을 위한 조인식을 가졌습니다. 양측은 이 자리에서 다음달 초 평양에 남북 합영 물류회사를 만들기로 합의했습니다.

이에 따라 안동대마방직은 평양에 진출한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육로를 통한 물류사업을 시작하게 됩니다.

사업 주체는 안동대마방직이 북한의 새별총회사와 반씩 출자해 설립한 ‘평양 대마방직’입니다.

화물 운송과 차량 정비는 북측이, 대금 결제 업무는 남측이 담당해 이익을 나누게 됩니다.

남북 합작물류 사업은 이번이 처음으로, 평양과 신의주, 남포 등 북한 내륙에서 자재 수송을 맡게 됩니다.

김정태 안동대마방직 회장은 "평양에서 방직회사를 운영하다보니 제품과 자재 운송을 개선할 필요가 있어 물류회사를 만들게 됐다”고 설립배경을 밝혔습니다.

현재 북한 내륙 운송은 북한의 현지 무역회사들이 맡고 있지만, 차량과 장비가 부족해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현재까지 평양에 진출한 남한 제조업체는 120개로, 대부분 원자재를 중국에서 공급받아 평양에서 완제품을 만든 후, 남포항으로 이동해 운송하고 있습니다.

안동대마방직에 따르면 중국에서 배편으로 들어온 원자재가 신의주를 거쳐 평양까지 가는 데 보통 20일이 걸립니다. 또 평양에서 남포를 거쳐 인천으로 들어오는 데도 일주일이 넘게 소요됩니다.

김정태 회장은 “이번 물류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면 이 같은 물류기간을 닷새 전후로 단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물류비용도 3분의 1가량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김정태 안동대마방직 회장: 물류 사정이 북한이 열악하다 보니 2달이 넘어야 제품이 도착하게 됩니다. 물류사업이 시작되면, 약 27-28일 걸리는 운송 기간을 일주일 이내로 단축시킬 수 있는 체제가 앞으로 만들어집니다. 그렇게 된다면, 물류사업이 신의주~평양~남포로 출발해, 향후 광산물이나 지하자원 등의 물량들로 확대될 것입니다. 전체적으로 약 200대에서 300대 이상의 규모의 물동량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안동대마방직은 우선 평양에 진출한 20개 기업과 운송계약을 맺었습니다. 이를 토대로 내년에 약 3백만 달러, 한국 돈으론 약 27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계획입니다.

김 회장은 “당분간 북측에 진출한 한국업체의 원자재 등을 수송할 예정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교역량이 많은 중국 단둥 지역의 물류도 맡을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김 회장은 또 "당분간은 회사의 자체 물량을 운송하는데 힘을 쏟겠지만 향후 사업 영역을 확대하면 연간 3억달러 정도의 물량을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2005년 10월에 설립된 남북간 합영회사인 평양대마방직은 남북 경협의 모델사업으로 꼽힙니다. 이 사업을 주도한 김 회장은 “남북 경협은 양측의 상호주의 정신에 입각해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김정태 안동대마방직 회장: 남한의 유휴설비와 기술 및 노하우를 북한에 투자하고 지원해서, 좋은 상품을 만들게 되면 남한 기업도 회생이 되고, 기술을 전수받아 생산하는 북한의 입장에선 고용이 창출되고, 외화수입도 오르게 됩니다. 이것이 바람직한 남북경협의 중심입니다.

남북경협이 성공하기 위해선 정부 주도에서 탈피해, 민간 기업이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김 회장은 강조합니다.

김 회장은 또 "남북경협에 있어 제조업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물류"라면서 "향후 어느 정도 규모가 커지면 국내 유수의 물류회사를 참여시켜 체계적인 남북 물류 회사로 만들려고 한다"며 한국 기업들의 참여를 당부했습니다.

#김정태 안동대마방직 회장: 이때까지 남북경협이 정부주도에만 의존해있다가 서서히 정상적으로 남북경협이 이뤄지려면 민간기업이 진출하기 전까진 아무것도 되는 게 없습니다.

이처럼 남북 합작 운송회사가 출범하면 지금까지 개성공단 지역에 한정됐던 물류 운송이 대폭 확대됩니다.

대북 사업 활성화로 앞으로 2-3년 내에 남북간을 오가는 물류규모가 1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돼, 북한 내 물류사업은 남북 경제협력의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은지입니다.